그냥, 문득

김호득展 / KIMHODEUK / 金浩得 / painting   2014_1017 ▶︎ 2014_1205 / 월요일 휴관

김호득_계곡변주1_광목에 먹_153×243.5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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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1017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김종영미술관 KIM CHONG YUNG SCULPTUER MUSEUM 서울 종로구 평창동 453-2번지 신관 1,2,3전시실 Tel. +82.2.3217.6484 www.kimchongyung.com

지필묵의 미학은 일회성의 미학이다. 다시 말하면 그리는 사람의 붓을 사용하는 능력과 종이에 먹이 스밈과 번짐이 찰나에 한데 어우러지는 것이 수묵화 아니 전통 서화書畫의 미학인 것이다. 이는 경지에 이르지 않고는 성취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는 끝없는 연습을 하지 않고는 그런 경지에 다다를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어느 경지에 이르러 비로소 드러나게 되는 찰나의 예술작품은 이성적인 판단보다는 직관에 크게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일필휘지一筆揮之'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특성들을 종합해 보면 『그냥, 문득』이라는 제목은 매체로서 지필묵의 미학적 특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호득_잠_광목에 먹_73×114cm_2012

지난 세기 서양화가 막 도입되던 시기 동양화에 대한 인식을 염두에 두고 김호득의 작업을 살펴보면 그의 작업은 당시 서둘러야 했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수묵화의 현재화現在化'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문화든지 다른 문화와 접촉하며 지속적으로 변하는 것임에도 일제강점기의 트라우마로 인해 한국동양화계는 소재素材를 통한 복고를 지향하거나 지필묵의 특성을 무시한 상태에서 서양미학을 동양화에 접목시키고자하였다. 달리 말하면 대부분의 동양화가들은 지필묵의 특성에서 비롯된 미학을 정면으로 돌파하고자 하지 않고 손쉬운 우회로를 찾고자 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김호득은 이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정면승부를 선택한 것이다. ● 지필묵의 미학이 지향하는 바는 '법고창신法古創新', 즉 "옛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하는 것"이다. 옛것은 끊임없이 새것이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근본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는 동서를 막론하고 시대를 초월하여 창작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말아닌가. 김호득의 40년 작업여정은 법고창신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김호득_그냥, 문득_복합재료_가변설치_2014
김호득_쌓여만 가네_한지에 수묵_가변설치_2012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표어다. 요즘 한국미술계에서 '동양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존립의 문제다. 그런 위기가 왜 닥쳤을까를 생각해보며 이 표어를 바라본다. 그리고 김호득의 작업을 바라본다. 그때 비로소 정공법을 구사하고 있는 김호득의 존재가 다시 보인다. 현실보다는 이상을 추구했던 그가 아니면 40년을 수묵을 끌어안고 내달리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동양화계에서 구원투수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 박춘호

Vol.20141019d | 김호득展 / KIMHODEUK / 金浩得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