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숙의 시선, 물결 숨결

박찬숙展 / PARKCHANSOOK / 朴贊淑 / photography   2014_1022 ▶︎ 2014_1027

박찬숙_탄성_울트라크롬 프린트_50×75cm_2014

초대일시 / 2014_1022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인사아트센터 GANA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관훈동 188번지) 2층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그리스 문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이 있다. 타우마제인 –놀라움이라는 단어이다. 로마는 법을 만들고 그리스는 철학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그 철학을 만들어낸 에너지가 바로 지적 발견에서 느끼는 충격. 놀라움의 감정이었다. 내가 이렇게 장황한 말을 앞세우는 것은 박찬숙님의 물결을 찍은 사진을 보았을 때의 느낌이 바로 타우마제인이었기 때문이다. ● 요즘 스마트 폰 덕분에 누구나 다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대개는 사람얼굴을 찍는다. 그렇지 않으면 식탁에 진열된 음식을 찍는다. 내가 누구와 만나고 무엇을 먹었는지를 알리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박찬숙님의 발상은 사진의 어원 그대로 정보를 찍는 것이 아니라 진(眞)을 찍(寫)는다. 그래서 물을 보고 물을 찍은 것이 아니라 물의 내면에 감춰진 물결을 찍는다. ● 사물에 결자가 붙으면 사물에서 마음이나 정신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보인다. 물에 결을 붙이면 물결이 되듯이 마음과 살에도 결이 붙으면 마음결과 살결이라는 말이 생겨난다. 나무에는 나무 결이 있고 종이에는 종이 결이 있다. 그래서 비단도 결을 따라야만 그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비단 결이 된다. 결을 찾으면 거기 부드러움이 생기고 섬세한 질서와 이치의 순리를 얻는다. 반대로 결을 거스르면 순리(順理)는 무리(無理)가 되고 역리(逆理)가 된다. 리(理) 라는 그 글자 자체가 옥에 있는 결을 뜻하는 글자다. ● 박찬숙님이 바로 그것을 사진으로 찍었다. 그 사진을 보는 사람들은 사물 뒤에 숨어있는 결을 찍은 그 혜안에 나와 똑같은 놀라움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고전적인 사진술의 금언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기의 렌즈를 씻지 말고 마음에 묻은 먼지를 씻으라고. 일상의 때 묻은 마음의 먼지를 털어내면 분명 박찬숙님이 찍은 물결 사진처럼 놀라운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스문화를 만들어낸 타우마제인. 이 말 한마디 말을 박찬숙 사진전에 축하의 꽃다발로 보낸다. ■ 이어령

박찬숙_사유의 공간_울트라크롬 프린트_50×75cm_2014

지난 1차 사진전에 놀랐던 충격은 아직 가시지 않고 있었습니다. 평생을 방송인으로, 그리고 잠시 몸담았던 정치인으로 그의 깊이 있는 사회통찰은 언제나 우리를 놀라게 했지만 이번 사진전은 또 다른 놀람이었습니다. ● 그의 정서세계는 이미 기성 시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 사물을 보되 깊이 있고 본질을 꿰뚫어보는 안목이 그의 사진 작품세계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의 사진은 여느 사진전에서 만나는 작품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얼른 보기엔 현미경적 시야 같기도 하지만 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그의 예리한 자연관의 투영입니다. 그 바쁜 스케줄에 언제 그런 여유가 있는지, 그리고 어쩌면 그리 깊이 있는 작품을 찍어낼 수 있는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 그는 어느 분야 무엇을 하든 평범한 프로는 아니었습니다. 사진작품 역시 여느 사진과는 다른 개성적이고 독특하며 예리한 그의 지성이 번뜩이고 있습니다. 사진 작품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고 있어서 그의 제2집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시형

박찬숙_눈의 천국_울트라크롬 프린트_50×75cm_2014

박찬숙의 『두 번째 시선, 물결 숨결』이 열린다. 박찬숙은 한 때 국회의원이었지만, 변함없는 방송인이다. 그런 그녀가 4년 전, 카메라를 잡았다. 2011년 11월에 이어 이번에도 물에 렌즈를 맞췄다. 물을 관조(觀照)하는 그녀의 시선에는 사심(邪心)이 없다. 카메라에 담은 물은 거울에 비친 그녀의 심상(心象)이다. 명경지수(明鏡止水), 그 자체다. 정치인의 시선도, 방송인의 시선도 없다. 맑은 물을 응시하는 그녀 에겐 온갖 세속의 욕심도 사라진다. 그래서 그녀는 끊임없이 물을 찾고 물에 카메라의 렌즈를 맞춘다. ● 장자는 중니를 통해 말한다. '사람은 흐르는 물을 거울삼지 않고, 가라앉은 물을 거울삼는다. 잔잔하게 가라앉았기 때문에 다른 모든 것을 잔잔하게 할 수 있다'(人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惟止能止衆止) 그녀는 물을 통해 못다한 정치인의 정도를, 방송인으로서의 부족함을 채우려는 것일까. 그녀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물의 본색(本色)을 찾는다. ● 물은 본래 투명한데 색깔이 있을 까. 그녀가 카메라 렌즈를 통해 끊임없이 갈구하는 물의 색깔은 본래 부터의 물의 색깔인지, 물에 비쳐진 자연의 색깔인지, 알 수는 없지만... 고요한 물도, 굽이쳐 흐르는 물도 그녀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 같다. 끊임없이 흐르지만 언제나 거기에 있고, 언제나 똑같은 모습이면서 매 순간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물을 통해 시공을 초월한 현재성의 세계를 인식하려는 것이 아닐까. ● 박찬숙은 '물의 소리'까지도 카메라에 담으려고 하는 것 같다. 싯다르타는 강물의 소리를 통해 삼라만상의 소리들이 하나의 소리로 합쳐지는 단일성의 세계를 깨달으면서 해탈(解脫)의 경지에 이른다. 박찬숙의 『두번째의 시선』을 보면서 물의 소리까지도 그녀의 시선에 포착되는 '해탈의 경지'에 도달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 김동호

박찬숙_격론_울트라크롬 프린트_50×75cm_2014

박찬숙 선생은 단아한 미인이다. 이즈음 현대식과는 아니지만 양귀비, 클레오파트라 급이다. 박선생의 아름다움은 그의 표정, 언행 모두에서 빛난다. 박선생이 한국 최초의 명앵커를 할 때 더러 불려가던 이헌재, 정운찬, 나 모두 그때쯤 긴장했다. 질의응답이 아닌 핵심을 짚는 참으로 진지한 대화들이었다. 그러다 선생이 국회의원이 되었다. 박근혜 대통령(당시 당 대표)의 회심의 인선이었다. 국회 연설을 들으면서 이런 것이 국회의 제 모습인데 하며 큰 기대를 걸었는데 비정치인이라 정치생명은 짧았다. ● 그런데 그리고 1년 만에 사진작가로 데뷔하며 관훈동 토포하우스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솔직히 놀랐다. 아름답고, 말 잘하고 거기다가 이런 대작가다운, 생명이 넘치는 무생물의 세계를 아름다운 시각으로 창작하였다. 유영국 회화전, 박고석 회고전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였다. 덥석 양보하지 않고 가져와 가장 좋아 보이는 것을 내방 작업실 바로 위에 걸었다. 서세옥 선생의 큰 그림이 있던 곳이다. 내 방에는 국보급 미술품도 더러 있는데 박선생의 작품이 화제에 오를 때마다 작가를 발굴한 혜안의 컬렉터가 된 기분이다. 나는 박선생의 방송도 사랑하고 그의 정치가로서 명연설도 크게 평가하지만 사진작가로서 그의 새로운 면모에 반했다. ● 갈수록 젊고 밝고 아름다운 그의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모두에게 권하고 싶은 아름답고 새롭고 깨달음이 큰 작품들이다. ■ 김석철

박찬숙_볼레로_울트라크롬 프린트_75×50cm_2014

무엇에 홀린 듯 찍어 댄 물결들을 보면서 무엇 때문에 걸었으며 뭣 때문에 멈췄으며 뭣 때문에 셔터를 눌렀을까? 생각해 봤다. 분석이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오랫동안 생각하고 있던 무엇이 투영된 건 아니었을까 때로는 격정이 때로는 분노가 때로는 미련이 때로는 후회가 말로 표출되지 못한 내 마음이 침묵하기엔 너무 무거워... 아름다운, 신기한 순간을 찍어 보겠다는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그냥 걷고 싶었다. 새벽을 만나고 싶었다. 밤을 보고 싶었다. 물 곁에 있으면 편해 졌다. 열길 물속도 모르면서. 바람 따라 다른 얼굴을 햇볕 따라 다른 표정을 하늘 따라 다른 바탕을 물의 언어를 만났다. 신기루처럼 보여주고 곧 사라지는 모습에 매료됐다. 물의 여름 물의 겨울 모두를 만날 수 있는 그 시간동안의 행복을 보여드리고 싶다. ■ 박찬숙

Reviewing all those photos that has urged me not to stop taking, possessed with something beyond me, I talked to myself what is it exactly that has made me walk, stop and press my camera shutter. Couldn't it be reflection of something I long pondered upon beyond analysis and logical explanations? Was it fit of passion, rage, or lingering affection or regrets? Was it something inside me too heavy to keep it to myself? It has never been my intention to capture the beautiful and wonderful scenes in my photos. I just wanted to walk, break the dawn and see the night. If feel at home close to the water, not knowing what's deep in side Each wind makes different faces Each sunlight brings different expressions Each sky unfolds different colors I understood the languages of water I was fascinated by its mirage of evasive, swiftly fleeting existence Summer in the Water Winter in the Water Let me share with you all the joys and happiness of these moments ■ PARKCHANSOOK

Vol.20141023f | 박찬숙展 / PARKCHANSOOK / 朴贊淑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