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의 터에 움트는 유위의 공동체

강용면展 / KANGYONGMYEON / 姜用冕 / sculpture.installation   2014_1027 ▶︎ 2014_1230 / 월요일 휴관

강용면_불안_레진, 먹, 패널_180×630×9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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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 한국문화예술회관 연합회_합천군문화예술회관 인천서구문화회관_(재)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홀_자하미술관

2014_1027 ▶︎ 2014_1109 초대일시 / 2014_1027_월요일_03:00pm

합천군문화예술회관 경상남도 합천군 합천읍 황강체육공원로 93 Tel. +82.55.930.4932

2014_1115 ▶︎ 2014_1213 관람시간 / 09:00am~10:00pm

인천서구문화회관 인천광역시 서구 서달로 190 Tel. +82.2.32.580.1155 www.issi.or.kr/culture

2014_1220 ▶︎ 2014_1230 초대일시 / 2014_1220_토요일_03:00pm 관람시간 / 12:00pm~08:00pm

충무아트홀 CHUNGMU ART Hall 서울 중구 퇴계로 387(흥인동 131번지) Tel. +82.2.2230.6600 www.cmah.or.kr

지난여름 강용면 작가는 자하미술관에서 그 동안의 그의 작업과 예술관을 재정립하고자 전통의 색을 재해석해오던 기존의 작품과 다른 작품세계를 선보였었다. 작가는 그의 작품에 화려한 오방색을 걷어내고 흑색의 무채색 옷을 입혔다. 시인 고은의 '만인보'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작품 '현기증'은 수없이 많은 얼굴들이 검은 파도벽을 이루며 넘실거렸다. 처음 작가의 작품을 맞닥뜨렸을 때는 진도 앞바다의 비극의 충격이 컸을 때라 차곡차곡 쌓아올려진 어린생명들의 영정사진이 연상되었었다. 그러나 조금 시간이 지나자 작은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얼굴들은 작가가 만난 지인과 이웃들이고, 역사의 한 획을 장식한 인물들이며, 우리의 상상력의 소산이지만 우리 생에 의미를 가지는 가공의 인물들이기도 하다. 시공을 넘나드는 인물들은 그 하나하나가 모여 거대한 구조물을 이루었다. 시인 고은의 '만인보'는 우리 민족사를 이끌어 온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25년간 풀어낸 대작이다. 강용면의 '현기증' 역시 수많은 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 하나의 커다란 조형언어로 우리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역작이라 하겠다.

강용면_불안_레진, 먹, 패널_180×630×9cm_2014
강용면_중독_레진, 먹, 글루_각 13×3×2cm_2014
강용면_현기증_레진, 먹, 강화스트로폼_150×300×120cm(가변크기)_2014
강용면_현기증_레진, 먹, 강화스트로폼_150×300×120cm(가변크기)_2014
강용면_현기증_레진, 먹, 강화스트로폼_150×300×120cm(가변크기)_2014

미술평론가 심상용은 강용면의 작품세계를 민중의 예술, 전통과 뿌리의식에 기반하는 공화(共和)의 미학이라 규정하면서 그의 전시에 '공화(共和)의 터에 움트는 유위(有爲)의 공동체'라는 다소 무거운 제목을 붙여주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심상용의 표현처럼 기존의 해학적 모습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진중하고 무거운 비장함을 갖추고 있다.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작은 조각들이 모여 전체를 이루는 식의 질서는 또 다른 심오한 의미를 가진다. 하나의 개체는 전체의 무의미하고 단순한 부속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의미를 가지며 전체는 그 하나하나가 모인 유기적 결과물이다. 역사란 결국 개인사의 집합이 아니겠는가? 의미 있는 한명 한명의 삶이 모여 우리 민족사라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내는 것이겠다. ● 강용면의 14번째 개인전은 그 울림이 통했는지 올해의 우수전시로 선정되어 좀 더 많은 관람객과 함께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 전시는 오는 10월 27일 합천군 문화예술회관을 시작으로, 인천서구문화회관, 중구문화재단 충무아트홀에서 순회전시 된다.

강용면_무제_ 나무, 먹_260×360×2cm_2014
강용면_아, 대장경_좌대, 점토, 먹_366×731×62cm_2014
강용면_온고지신_브론즈, 나무, 도료_73×62×62cm_2005

연륜이 찬 작가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작가 강용면은 그의 식지 않는 열정으로 또 무엇인가 자신의 전시에 변화를 더한다. 기존의 작품을 그대로 가져가도 되련만 그는 한사코 부산을 떤다. 그의 열정 앞에 숙연해 질 지경이다. 작은 감동이 올라온다. 작품 '현기증'은 더욱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한다. 파도의 움직임이 요동치며 커졌다. 불안의 기와집의 수는 확장되어 더 커다란 매스를 이룬다. ● 더 나아가 합천이라는 장소성에 힘입어 그는 작가적 욕심을 한껏 부렸다. 작품 '아, 대장경'은 백색의 좌대위에 올려 진 무수히 많은 흙빛 구체로 하나의 장관을 이룬다. 대장경은 불교경전의 집대성이다. 국난을 믿음으로 이기고자 정성으로 새겨나간 거대한 국책사업이었다. 강용면의 '아, 대장경'을 바라보자면 작가가 하나하나 빚어간 흙구슬이 그 규모 있는 집적의 결과에서 대장경과 흐름을 같이 하는 정성이 드러난다. 일련의 시리즈에서 보여지 듯 이 작품 역시 하나의 작은 개체가 모여 전체를 이루는 맥락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한 발작 더 나아가서 작가는 시공의 개념을 담았다. 흙빛 작은 구체는 시간이 지나면 부서져 그 형체를 잃는다. 전시되어있는 그 공간 속에서 작가의 작품은 소멸의 길을 걷는다. 시간에 따라 변화되어 가는 과정자체가 작품의 완성인 것이다. 그 어느 것도 완전무결 영원한 것은 없고 고정 불멸의 것도 없다. 불교에서 말하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모든 만물은 변해간다. 불교의 '무상'의 원리는 바로 이 변화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 그중 인간이 가장 두려운 변화는 바로 죽음일 것이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미망의 삶... ... 이 '무상' 의 가르침에 의해, 죽음이 있으니까 삶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이 삶을 더욱 소중히 살아가야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찌 보면 죽음 앞에 속세의 것들이 덧없고 무의미하니 곧 사라질 부귀영화에 집착하지 말고 생을 의미있게 살라는 바니타스와 그 맥락이 닿아있다. 작가의 작품에 세속을 상징하는 오브제는 없지만 의미 없는 무언가를 구심점으로 응결되어있던 작은 덩어리는 덧없이 흩어져버려 허무함을 남긴다. 작가 강용면의 '아, 대장경'은 불교적 색채를 덧입은 새로운 형식의 바니타스인 것이다. 이 작품은 합천에서 소멸하여 그 생을 마감한다. ■ 황규진

Vol.20141027d | 강용면展 / KANGYONGMYEON / 姜用冕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