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U.C.A

이현준展 / EHYUNJOON / 李鉉濬 / mixed media   2014_1106 ▶ 2014_1123 / 월요일 휴관

이현준_£2000 each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오프닝 퍼포먼스 / 2014_1106_목요일_06:00pm

숨현대미술경영연구소(숨SUUM) 신진 큐레이터 및 작가 지원 프로그램展

후원 / 한국메세나협회_플레이스막_MCM_숨현대미술경영연구소(숨SUUM)

관람시간 / 12:00pm~08:00pm / 월요일 휴관

막사(플레이스막) MAKSA(placeMAK)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9번지 Tel. +82.17.219.8185 www.placemak.com

가장 통용되는 형태의 소통은 언어에 기반 한다. 언어는 빠르고 간소화된 소통과 극명한 정보 전달을 요할 경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언어의 사용이 늘 소통에 있어 원활하고 긍정적인 효과만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보다 포괄적이고 개방적인 소통이 가능한 매체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제기의 가능성이 남아있다. 언어에 기반을 둔 소통은 사물, 현상, 개념을 특정한 문자와 소리로 하여금 그 의미를 한정시킴으로써 청자의 주관적 인식을 제한한다. 즉 'A는 B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청자로 하여금 'A는 C 또는 D가 될 수 있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강제로 차단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상을 일반화, 범주화, 또는 명명하는 언어의 지시적 기능은 잠재적 폭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으며, 극명하지만 한정된 소통만을 가능케 한다. 과거부터 언어와 예술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왔으나 고전미술에서 현대미술로 변화하면서 그 역학적 구도에는 변화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고전미술에 해당하는 종교화는 1세기 이후 신과 영웅들을 아름다운 형상으로 시각화하여 신자들을 교화시키기 위해 종교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이처럼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목적성이 뚜렷한 고전미술의 경우는 언어로서 의미를 전달할 수 없는 절대 다수와의 의사소통에 언어를 대체하는 매체로 예술이 사용되었으며 예술은 또한 분명한 한 방향으로의 해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미술의 경우 목적성이 있는 고전미술과 달리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포괄적이며 개방적이어서 상호소통이 가능하다. 여기에는 한 가지의 해석이 존재할 수 없으며 언어라는 부수적인 장치는 오히려 상호소통을 저해하는 요소로서 작용할 수 있다.

이현준_Exploring the purpose of contemporary art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본 전시의 목적이 작품의 제목이나 그에 담긴 철학, 혹은 평론에 이르기까지 언어로서 표현이 되는 활동마저도 부정하고자 함은 결코 아니다. 단지 텍스트가 선(先)이 되고, 작품이 후(後)가 되는, 주객이 전도된 기존 전시 관람 패러다임에 변화가 있어야 함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존 버거(John Berger)는 그의 저서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의 첫 장을 "말 이전에 보는 행위가 있다"는 말과 함께 시작한다. 또한 저명한 미국의 소설가이자 예술평론가인 수전 손택(Susan Sontag)도 그녀의 저서 『해석에 반대한다(Against Interpretation)』에서 오늘날의 예술에서 주요한 가치로 '투명성'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투명성이란 "사물의 반짝임을 그 자체 안에서 경험하는 것,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녀는 "예술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예술을 예술 자체로 경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필자는 우리가 예술을 '읽고' 있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든다. 빠르고 간소화된 이해를 돕기 위해 불필요하고 어색하게 덧붙여진 해설들은 예술을 그 자체로 경험하는 것을 방해하며,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것과 같이 빠르고 얕은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다. 수전 손택의 말처럼 우리는 '더 잘 보고, 더 잘 듣고, 더 잘 느끼는' 것으로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이현준_Young egg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전시의 제목인 부카(VUCA)는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머리글자를 따온 단어이며, 현재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표현하는 신조어이다. 예술은 역사적으로 그 시대를 반영해왔으며 필자는 현대의 예술 역시 현실의 이러한 네 가지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특성의 예술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방법은 온갖 수식을 걷어 내고 솔직한 모습으로 드러난 작품과 직면하는 것이다. 본 전시는 다양한 언어로서 수식된 전시가 아닌, 작품 그 자체를 보여주고자 해석을 최소화한 '날 것'의 형태로 관람객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한다. 관객은 전시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외부의 빛이 차단된 암실 안에서 작품과 일대일로 마주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진다. 언어적 수식이라는 옷을 벗어 던진 알몸 상태의 작품과 대면한 관객은 있는 그대로의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화이트 큐브에서 벗어난, 비(非)인위적이며 노출형의 전시장인 막사(MAKSA)가 주는 공간의 힘이 더해져 규정되지 않은 상태의 예술과 만난다는 본 전시의 의미를 완성한다. ¹ 존 버거(John Berger), 『다른 방식으로 보기(Ways of Seeing)』 ² 수전 손택(Susan Sontag), 『해석에 반대한다(Against Interpretation)』 ³ 수전 손택(Susan Sontag), 『해석에 반대한다(Against Interpretation)』 ⁴ VUCA는 1990년대 군대 용어에서 파생되었으며, 시트릭스(Citrix)의 CEO인 마크 템플턴(Mark Templeton)이 2011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진행된 '시트릭스 시너지 2011'에서 현재 기업이 마주한 현실을 표현하기 위해 이 단어를 언급하였다.

이현준_Beast in your next door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작가 이현준에 의해 재편성된 공간은 서로 상반된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이는 작가 자신의 공간이며 동시에 타인의 공간이다. 작가는 자신의 현실을 솔직하고 거짓 없이 풀어내어 그 결과물로 작가의 소유욕이 반영된 오브제로 이루어진 하나의 거대한 설치 작품을 만들었다. 반면 공간에 들어온 관객들에게는 공간 전체 또는 하나하나의 오브제가 메타포(metaphor)로 작용하여 새로운 생각과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여기에는 개개인의 현실이 반영된다. 즉 공간 안에서 작품은 반드시 해석되어야만 하는 대상이 아닌 관객에게 사유하게 하고 감수성을 회복하게 하는 정신적·심리적 역할을 가진 주체 그 자체로 의미를 갖고 존중 받는다. ● 작가 이현준은 뮤지션, 사운드 프로듀서 및 설치미술가로, 설치미술 외에도 회화·퍼포먼스·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시대를 반영하는 사회·문화적 이슈에 초점을 맞춘 작업을 한다. 2007년 중앙대학교 조소학 학사, 2011년 런던 첼시예술대학교 대학원 석사 과정을 수학하였다. 2010년 PLATOON KUNSTHALLE SEOUL에서 개인전 『SUPREMACISTS' SALON』전을 가졌다. 또한 이현준은 뮤지션이자 한국 스타일 아이콘인 이윤정과 함께 만든 토탈 아트 퍼포먼스 팀 EE로 활동하고 있다. EE는 청담동 문화 공간 '데일리 프로젝트'에서 열린 첫 전시 『CURIOSITY KILLS』를 시작으로 미술 전시, 싱글 앨범, 퍼포먼스 공연 등을 해왔으며, 변함없이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재미있는 문화를 위해 변함없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도 그들만의 독특한 퍼포먼스를 펼친 바 있다. ■

이현준_A WINTERMAN WITHOUT HAT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이현준_大鳳龍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The most commonly used form of communication is based on language. Language is effectively used for the simplified communication and to deliver clear information. However using language does not always cause the positive effect in our communication. Language can limit the meaning of object, phenomenon, and concept, so it does not make the others have their subjective perception. In other words, 'A is B' means that it is not possible to be 'A is C or D'. Thus, Referential Function of Language, including Generalization, Categorization, and Name-giving Function, involves potential violence, and it could enable to communicate clearly but limitedly each other. ● In the past, language and art were in the indivisible relationship, but as the period changed from the Classical Art to the Contemporary Art, the dynamic composition between language and art was also changed. The most representative case is a religious painting. After 1st century, many painters visualized the shapes of god and heroes beautifully through the religious painting, and it was used to deliver the religious instruction and value and to educate the believers who could not read. Like this, the kind of art which had the distinct purpose was used for communicating and educating nonreaders. Art could replace language as a mean of communication. Also, art could have one way explanation and interpretation about it. However, in case of the Contemporary Art, it has a comprehensive and open meaning, and could interact with audiences freely. It is impossible to be interpreted in one direction. Language hinders the mutual communication between the Contemporary art and people. ● The purpose of this exhibition is not just to negate the activities which are expressed through the language, such as the title of art works, philosophy, and critiques. This paradigm of viewing behaviors in exhibition should be changed; the text becomes the former and the work becomes the later. John Berger started his book 『Ways of Seeing』 with this sentence; "Seeing comes before words". Also, Susan Sontag, an American novelist and art critic, emphasized that "Transparency is the highest, most liberating value in art – and in criticism – today" and "Transparency means experiencing the luminousness of the thing in itself, of things being what they are". That is "We should not try to find the meaning of art. We should experience art in itself". I am afraid that we 'read' the art and - not 'see'. The unnecessary explanation and interpretation are added in the text awkwardly. It could hinder 'experiencing art in itself'. We should change our behaviors, according to Susan Sontag, "What is important now is to recover our senses. We must learn to see more, to hear more, to feel more." ● The title of this exhibition, VUCA stands for 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nd Ambiguity. The word VUCA is a new coinage that expresses the reality that we are facing now and on this wise, contemporary arts also reflect the definition of VUCA. The way of seeing art rightly is to face with artworks without any embellishment. In this exhibition, you could encounter with artworks which are in 'raw' state. When you open the curtain and enter the exhibition space, you could have a one-to-one meeting with artworks in the darkroom, and you could experience artworks in themselves without any verbal expression or with minimum explanation. As the power of the exhibition space, MAKSA, which is the inartificial place and far from the White Cube, is added, the meaning of this exhibition, 'Facing with the artworks in raw state', is completed. ● The space, reformed by artist E hyun joon, has the directly-opposed ideas at the same time. This is the space of the artist and simultaneously the space of others. The artist honestly expressed his reality and as a final result, he made a large installation filling with various objects reflected in his possessiveness. On the other hand, people who enter the space, they will have new thinking and sensibility. As the artist's works could work as a metaphor to people, the artist's works could have other meanings through this interaction with people. In other words, in this space, the works are not the main target to be interpreted, but are the main agents to make people think about themselves and recover their sensitivity. ● Artist E hyun joon is a musician, a sound producer, and an installation artist. His interest lies on examining the social and cultural issues which reflects this time. Instead of confining himself to a single medium, he explores his ideas through painting, performance, media art as well as installation. He studied Sculpture at Chung-Ang University, Seoul, Korea in 2007 and finished MA studies at Chelsea College of Arts, London, UK in 2011. He held a solo exhibition 『SUPREMACISTS' SALON』 at Platoon Kunsthalle Seoul in 2010. Also, he is a member of the total art performance team, EE, with Yoonjeong Lee, a musician and Korean Style Icon. EE held the first exhibition 『CURIOSITY KILLS』 at Daily Project, and they have tried to make many interesting cultures through art exhibition, music album, performance and so on. Recently they showed their own distinct performance at MMCA Seoul. ■ Jaemin Shin

번역 / 신재민_전수진 Translated by JaeminShin_SujinJun

* This exhibition is one of the supporting programs for rising curators and artists supported by SUUM Contemporary Art Institute.

Vol.20141106d | 이현준展 / EHYUNJOON / 李鉉濬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