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붙일 곳을 찾는 사나이 The man hunting for the point to smear gasoline

배윤환展 / BAEYOONHWAN / 裵倫煥 / drawing   2014_1111 ▶︎ 2014_1121 / 월요일 휴관

배윤환_안에 있는 사나이_종이에 먹, 오일파스텔_20×17.5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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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환 블로그_blog.naver.com/jamesbond009

초대일시 / 2014_1111_화요일_06:00pm

후원 / 충북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몸미술관 SPACEMOM MUSEUM OF ART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서부로 1205번길 183 (가경동 633-2번지) 제2,3전시장 Tel. +82.43.236.6622 www.spacemom.org

확실한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작년 겨울 늦은 밤 오랫동안 걷던 도중 주유소 옆을 지나가다가 갑자기 떠오른 문장이다. 주유소의 기름 냄새가 진하게 코로 들어왔고 내쉬는 입김이 타오르는 연기처럼 보였다. 무슨 이유에서 인지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 두었고 언젠가 이 문장의 감성에서 출발한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분명 작업실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나는 그날 무언가를 찾는 사람처럼 헤매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작업의 절반은 이런 식으로 시작된다.

배윤환_기름 붙일 곳을 찾는 사나이_종이에 목탄, 오일파스텔_가변설치_2014
배윤환_기름 붙은 정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200×242cm_2014
배윤환_밖에 있는 사나이_종이에 오일파스텔_25.5×17.5cm_2014

이전 전시인『WAS IT A CAT I SAW?』50m의 캔버스 속에서 이야기의 구조는 앞에서 읽으나 뒤에서 읽으나 같은 회문(回文)구조의 형식이었다. 『기름 붙일 곳을 찾는 사나이』 작업은 50m의 이미지 덩어리를 잘게 썰어 조각나 있는 200여개의 드로잉들이 기름 붙일 곳을 찾는 사나이라는 하나의 거칠고 단순한 스토리 라인 속에서 그림 하나하나가 낱말이 되는 동시에 더 작게는 자음과 모음이 되었다. 사나이가 작업실(집)을 떠나기 전으로 돌아온 것일 수도 있고 200여장의 그림을 그려낸 재료로써 돌아온 것일 수도 있겠다. 결과적으로 쓰고 남은 재료들, 불타는 작업노트 혹은 일기장이 있는「기름 붙은 정물」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200여장의 드로잉의 귀로 혹은 그것들이 탄생의 시초가 작업장 안의 재료였다는 것과 닳고 닳은 재료들처럼 이야기란 사라지는 속성을 닮아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허무함이나 유한성 보다는 무한성을 말하고 싶기도 했다. 바니타스 정물화의 뜻처럼 인생의 허무함이나 세속적인 삶의 유한성을 뜻하기보다 이야기의 지속적이지 않은 순간적인 유한성.『기름 붙일 곳을 찾는 사나이』의 시작 혹은 끝을 은유하듯이.

배윤환_기름 붙일 곳을 찾는 사나이_종이에 목탄, 오일파스텔_가변설치_2014
배윤환_BUCK FEVE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오일파스텔_200×410cm_2014
배윤환_기름 붙일 곳을 찾는 사나이_종이에 펜_가변설치_2014

불은 표현되고 있는 무엇을 지칭하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 이야기는 기름이며 불이지만 기름에 더 가깝다. 내가 뭉뚱그리고 있는 이야기들은 활활 타오를 잠재적인 불 이전의 기름덩어리 혹은 질질 흐르고 있는 기름이다. 모두 타버릴 때까지 그저 이야기 인 것과 이야기가 아닌 것을 모조리 끌고 가면서 타버린다. 나는 언제나 기름을 잠재적 횃불에 묻히고 하얀 화면 앞을 서성인다. 이야기를 멈추고 싶은 욕망과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은 욕망은 언제나 함께한다. 기름이 그림 그리기를 비유할 수 있는 속성이라면 불은 아마도 그런 근성을 자극하는 무엇일 것이다. 삶과 작업은 작업실 안과 밖이 기름칠된 체인처럼 끊임없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름을 붙여야 할 곳은 밖에서의 경험을 체득한 몸, 그리고 작업장 곳곳일 것이다. 이것들의 관계는 나와 재료들 사이의 고양이와 쥐의 관계를 닮아있다. 서로의 역할을 끊임없이 바뀌어가며 진행된다. 그때 불은 재능이상의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타오를 것이다. 어딘가에서 붙여질 불을 기다리면서 주변을 서성이고 관조하고 배회하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가. ■ 배윤환

Vol.20141111c | 배윤환展 / BAEYOONHWAN / 裵倫煥 / draw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