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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기획 / 이도영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주말_10:00am~06:00pm
레스빠스71 L'ESPACE71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71길 5(청담동 141-11번지) 중인빌딩 B1 Tel. +82.2.511.7101 www.lespace71.com
조문기 4번째 개인전 『와해의 기원』展이 2014년 11월14일부터 11월 26일까지 청담동 레스빠스 71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가까운 관계 속에서 증폭되는 증오, 갈등을 일상의 풍경 속에서 구체화시킨 2013년 개인전 『와해의 계절』의 후속 작품들로서 문제의 근원을 추적하고 그 기원을 재현하는 시리즈로 구성된다. 혈연, 지연으로 인해 생기는 한국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탐구하고, 그 갈등의 원류를 쫓는 탐험적 영역을 끌어들이는 『와해의 기원』은 민화, 성화의 도상을 차용하고 대입해 2014년판 풍속도를 그려내고자 한다. 프로이트의 "서로 닮은 사람들이 만났을 때 생성되는 기이함"은 가족, 이웃, 연인 등 우리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확인되고, 재현되고 모방된다. 이런 탐험과 차용의 작법을 활용한 작품 「상주와 함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의 도상을 차용한 작품으로 제사, 혼인, 장례 등에서 벌어지는 난투극을 재현한 전작의 연작으로서 우리 장례문화에 대한 냉소적이지만 사실적 태도가 투영된 작품이다. 19세기 조선시대의 평생도를 재해석한 「평생와해도」는 한국에서 태어나 장례를 치를 때까지 발생하는 인간관계 속 갈등의 장면을 4첩 병풍의 형식을 빌어 구성한 작품이다. 그 외에도 가족관계와 모성애에 대한 비관적 시각을 엿볼 수 있는 「대물림」 등 『와해의 기원』을 구성하고 있는 작품들은 기존 시각을 전복하거나 역설적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현상을 드러내고자 한다. 또한 2013년 [와해의 계절]에서 구체화 된 '카인과 아벨'의 모방과 변형들이 2014년 『와해의 기원』에서는 그 서두를 보여주고 근원을 쫓아 감춰졌던 머리말을 확인할 수 있다. ■
폭력미학의 거장 쿠엔틴 타란티노 Quentin Tarantino감독의 영화문법에서 볼법한 폭력의 유희 혹은 쾌락의 비감은 『와해의 기원』에서 특유의 직설과 은유가 묻어나는 정서적 비틀기로 두드러진다. 지난 2013년 개인전 『와해의 계절』이 가까운 관계 속에서 증폭되는 증오, 갈등을 일상의 풍경 속에서 구체화시켰다면, 그 근원을 추적하고 기원을 재현하는 후속작들이 2014년『와해의 기원』이다. ● 프로이트의 "서로 닮은 사람들이 만났을 때 생성되는 기이함"을 러셀 자코비(RUSSELL JACOBY)의 책『친밀한 살인자』에서 인류최초의 살인(형제 살인) '카인과 아벨'의 표상이 끝없이 반복, 변형되는 역사 속 사례들로 새롭게 정의해 놓았듯 이것에 토대를 두고 가설을 설정하고 기원을 탐구하는 방식이 조문기의 문법이다. 2013년의 가설이 『와해의 계절』이었다면, 2014년의 원인은 그 후속작들 『와해의 기원』이다. 이들이 방사형으로 서로에게 물리는 매카니즘은 화면 안에서 물고 물리는 기존 도상의 확장판 같은 것이다.
인류가 시작된 이래로 이웃, 동족 살인의 원류가 닮은꼴의 사람들에게서 증폭되는 증오로 간주하고, 이런 증오가 관계 속에 내재된 폭력을 모방, 양산하는 사회적 구조와 결부되고, 그 구조를 재현하는 시각적 도상을 실험하는 것으로 조문기 작품의 어법을 설명할 수 있다. 특히 혈연, 지연으로 인해 생기는 한국사회의 갈등과 반목을 탐구하고'시스템에 내재된 폭력'의 원류를 쫓아가는'탐험적 영역'이 두드러지는 이번 『와해의 기원』은 민화, 성화의 도상을 차용하고 대입한 재치 있는 현대판 풍속도를 재현하고 있다. 세대를 거스르고 시대의 경계를 지우는 익숙한 '도상'의 차용방식은 전작들의 영화적 문법에서 그 외연이 확장되고 풍부해졌다. 특정 시퀀스를 잘라 만든 듯한 영화적 서사구조가 이야기 반복과 역설의 논리로 그 뼈대를 구성했다면, 이번 신작들에서 보여지는 시각적 조형요소들은 그 미감이 한층 풍성해지고, 시각 유희의 층위가 다채로워졌다. 이런 탐험과 차용의 작법을 활용한 작품 「상주와 함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의 도상을 차용한 작품으로, 제사,혼인,장례 등에서 벌어지는 난투극을 재현한 2013년 「상주와 함께」의 연작으로서 우리 장례문화에 대한 냉소적이지만 사실적 태도가 투영된 작품이다.
중첩과 반복의 조형언어들이 2014년 후속작에서도 여전히 사용되지만 2013년에서 현상을 드러내는데 치중했다면 2014년 「상주와 함께」는 사회적 구조 안에서의 원인과 그로 인해 도출되는 현실의 문제들에 닿아있다. 19세기 조선시대의 평생도를 재해석한 「평생와해도」는 한국에서 태어나 장례를 치를 때까지 발생하는 형제지간 갈등의 장면을 4첩 병풍의 형식을 빌어 와해 과정을 구성한 작품이다. 「은혜2」는 내러티브가 강한 영화적 시퀀스를 떼어놓은 듯한 기존 작법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에 등장할 것 같은 분위기와 긴장감은 회화적 문법에서 보여주던 느슨함이 첨예한 심리극으로 확장되었다. 일상이 투영되지만 과거를 환기하는 이번 연작들이 각 인물과 상황의 포착이지만 우리 사회의 단면과 구조적 문제와도 다름 아님을 보여주고, 프로이트가 이야기한대로 우리의 의식 저 아래에 묻어두었던 폭력적 본성이 낯설고 공포스러운 '언캐니'Uncanny'와 따뜻하고 친밀한 뜻을 가진 '캐니'의 두 얼굴로 우리의 곁에 머물고 있다.「상주와 함께」 속 인물들이 두 눈을 부라리고 성난 표정을 보여주는 대신 두 눈을 감고 고요한 표정으로 난투극을 벌이는 이유를 프로이트의 언캐니와 캐니에서 설명할 수 있다. 고요함과 폭력이 양립하면서 생성되는 역설과 아이러니는 가족관계와 모성애에 대한 비관적 시각을 보여주는 「대물림」에서도 나타난다. 이렇게 『와해의 기원』을 구성하고 있는 작품들은 기존 시각을 전복하거나 역설적 태도를 보여줌으로써 현상을 드러내고 그 기원을 찾고자 한다. 2013년 『와해의 계절』에서 구체화된 '카인과 아벨'의 모방과 변형들이 2014년 『와해의 기원』에서는 그 서두를 보여주고 근원을 쫓아 감춰졌던 머리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쿠엔틴타란티노가 폭력의 쾌락과 유희에 집중했다면, 조문기의 『와해의 기원』은 유희와 비감을 동전의 앞뒤로 붙여놓고 선택하는 놀이로 폭력을 구성하고 있다. 평온함이 주는 공포와 격앙됨이 보여주는 공포가 우리 관계에서 그 기원의 줄기가 하나라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 문예진
Vol.20141114f | 조문기展 / CHOMOONKI / 趙文基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