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있음 (In-sein)

정윤영展 / JEONGYOONYOUNG / 鄭允瑛 / painting   2014_1121 ▶︎ 2014_1204 / 일요일 휴관

정윤영_안에-있음(In-sein)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분채_60×9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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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영 블로그_blog.naver.com/olive8763

초대일시 / 2014_1121_금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토요일_10:00am~05:00pm / 일요일 휴관

갤러리 마하 Gallery MAHA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9번지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 B2 C-33 Tel. +82.2.548.0547 blog.naver.com/smpa13535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종류의 식물 중에서도 하필이면 가장 흔히 그림의 소재가 되곤 하는 '꽃'을 화면에 담은 이유를 생각해본다. 아직도 꽃을 그리고 있는 나는 어쩌면 촌스러운 탐미주의자 일지도 모른다. 평소 자연에 대한 호기심과 개인적 경험은 우리와 많이 닮아있는 식물들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했다. 얼마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죽음의 문턱에 이르는 일련의 경험에서 비롯된 당시의 신체가 '식물같다는 느낌'이나 '비정상적인 의식의 흐름'이 무척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었다.

정윤영_안에-있음(In-sein)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분채_60×90cm_2014
정윤영_안에-있음(In-sein)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분채_60×90cm_2014
정윤영_안에-있음(In-sein)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분채_60×90cm_2014

돌이켜보면 적어도 나에게 '꽃'이라는 것은 보고, 냄새 맡고, 만지고, 기억함에 의한 기쁨으로써 심미적인 감정을 불어넣는 천진무구한 그 '무엇'이었으리라. 그것이 하고많은 식물 중에 꽃을 선택한 이유다. 한 떨기의 꽃은 비단 식물로서의 꽃이라는 개별적 존재에만 그치지 않고 우주적 질서가 있는 실존의 공간으로 다가오며 그것이 또한 내가 꽃을 그리는 이유다. 화면 속의 꽃은 실제적인 현상의 재현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그것의 생장 과정을 담고 있으며, 그 시간으로부터 지각된 기억의 흔적을 은유한 형상에 더 가깝다. 이런 꽃의 형상과 함께 안료의 물성을 이용해 촘촘하게 중첩된 필선, 작업의 행적이 예상되는 얼룩, 흘러내린 안료의 흔적을 통해 시간의 비결정성도 담고자 했으며, 동시에 의도한 여백을 통해 시간의 인과성 또한 넌지시 드러내고자 했다.

정윤영_안에-있음(In-sein)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분채_각 22.7×15.8cm_2014
정윤영_안에-있음(In-sein)_비단을 배접한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분채_각 22.7×15.8cm_2014

작업의 발단은 식물의 세계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되었고, 작업이 진행될수록 자연의 형태에서 가져온 선으로 분할된 화면 속 공간은 그 자체로도 아름다움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또한 스미고, 번지는 붓놀림의 흔적은 화면에 배어들고, 습기를 머금은 비단에 필선으로 세밀하게 그린 꽃 이미지와 중첩되었다. 캔버스 면에 채색 안료를 이용해 수예적인 패브릭 패턴을 연상시키는 꽃을 그려 불투과 층으로 쓰고, 그 위에 전통적 소재인 비단을 덮어 투과성의 화면으로 이용했다. 화면은 막혀 있기도 하고 뚫려 있기도 한 이중적인 반투명 효과를 드러낸다. ● 화면 속의 세계는 의미의 그물망으로 얽혀있는 전체이며, 한 폭의 화면 위에 층위를 이루며 켜켜이 쌓여진 색채와 형상은 드로잉적으로 환원된 이미지에 용해되어 하나의 무한한 '세계'를 이룬다. 의도적으로 중첩되어 화면 속에 지천으로 핀 꽃은 모든 의식을 소거한 오롯이 꽃이라는 존재 그 자체다. ■ 정윤영

Vol.20141121c | 정윤영展 / JEONGYOONYOUNG / 鄭允瑛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