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연구 - 방랑 'Wandering'

안중경展 / ANJOONGKYUNG / 安重京 / painting   2014_1119 ▶︎ 2014_1125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73×61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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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37(팔판동 115-52번지) B1 Tel. +82.(0)2.737.4678 www.gallerydos.com

서울 삼청로 갤러리도스에서 오는 25일까지 서양화가 안중경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다. '방랑(Wandering)전'이라는 제목의 전시는 그가 지난 2012년부터 지속해 온 '인간연구' 프로젝트의 연장선에 있다. 예술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진실에 다가가고자 하는 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피부'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 지난해 '인간연구-어두운 대낮'이라는 전시를 열었던 안중경 작가가 1년여 만에 갤러리도스로 돌아왔다. 안 작가는 자신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자 세 번째 인간연구 프로젝트인 '방랑전'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비추고 있다.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65.5×53.5cm_2014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73×61cm_2014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145.5×97cm_2014

미지의 영역 ● 그동안 안 작가는 작품 소재로 피부(주로 얼굴)를 즐겨 사용했다. 작품 속 피부는 고정된 형태가 아닌 뇌처럼 독립적으로 사유하며 생명력을 가진 존재로 비유됐다. ● 실제로 안 작가는 사람의 얼굴을 움직이는 액체처럼 묘사했다.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은 피부는 그 속에 감춰진 인간의 연약한 모습을 상상하게끔 의도됐다. 전시를 기획한 최주연 갤러리도스 큐레이터는 "인간을 화두로 내세운 안중경의 궤적이 예술이 나아갈 제3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했다. ● 자연과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은 우주의 수많은 물질 중 하나에 불과하다. 어쩌면 불필요한 생물일지도 모른다. 안 작가에게 인간은 미지의 영역이다. 이를 탐구하기 위해 안 작가는 우주의 경계를 피부 안과 밖으로 나눴다. ● 경계 밖에서 본 인간은 비정형적인 물질이다. 인간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신체'와 눈으로 볼 수 없는 '정신'으로 구성돼있다. 이 둘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은 인간을 살아있는 생물체로 유지시킨다. 여기서 안 작가는 인간의 표피인 피부에 주목했다. 그는 피부가 인간의 내면과 외부세계를 연결시킨다고 가정했다. ● 안 작가는 자신의 작업노트에서 "지구 표면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장소에서 또하나의 지구 표면, 지구의 피부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산과 바다, 들판과 나무, 풀 그리고 사람이 모두 지구의 피부가 돼 일렁거린다"고 했다. ● 지구의 피부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마치 운명처럼 인간 역시 태어나고 언젠가는 죽는다. 작가는 자신의 처지를 일렁이는 풍경 속 방랑자에 비유했다. 그래서인지 안 작가의 작품 속에는 슬픔이 일렁인다. 인간에 대한 애정과 바뀌지 않는 세계에 대한 허무함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관객은 형언할 수 없는 먹먹함을 경험한다.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145.5×112cm_2014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162×261cm_2014

세 번째 '인간 연구'프로젝트 ● '방랑전' 통해 깊숙한 내면 묘사 몇 해 전 측백나무를 그렸던 작품에선 안 작가의 서정성이 엿보인다. 안 작가는 막막한 우주 속 정령이 떠다니는 것 같은 효과로 재능을 뽐냈다. 당시 그린 유화에는 공통적으로 빈 공간에 시선을 집중시키는 흡입력이 있었다. ● 이후 안 작가는 인간을 대상화하면서 감정을 다층적으로 드러내는 화법으로 진화했다. 얼굴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물감은 번지고 스며들어 색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이는 한없이 웃다가도 이내 슬퍼하고야 마는 인간의 복합적인 감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낸 표현법이다.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145.5×97cm_2014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145.5×112cm_2014

기괴한 이미지 ● 안 작가의 작품은 기괴한 이미지와 깊이 있는 마티에르가 특징이다. 인간성이 배제된 생물은 알 수 없는 슬픔의 표정 또는 몸짓을 하고 있다. 안 작가의 세계관을 차용하면 캔버슨는 작가가 생명을 불어넣은 피부라고 할 수 있다. ● 화가가 그린 '피부'는 화면을 덮어 또 다른 피부인 '화면'으로 전이된다. 그리고 화면은 관객을 둘러싼 피부와 만나 그 틈을 뚫고 개개인의 기억과 마주한다. 안 작가의 작업은 형식상 구상화로 분류된다. 하지만 내면의 기저에선 앵포르멜의 그림자도 아른댄다. 안 작가의 작업은 한 마디로 정의될 수 없는 인간을 닮아있다. '진짜 인간'을 그리고자 했던 작가의 고뇌가 생생히 느껴진다. ■ 강현석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130.5×162cm_2014
안중경_인간연구_캔버스에 유채_145.5×97cm_2014

방랑 wandering ● 지구의 피부, 지구의 표면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의 장소에서 / 또 하나의 지구의 표면, 지구의 피부가 된다. / 지구의 피부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한다. / 나는 지구의 피부를 한 조각씩 모으고 있다. / 산과 바다, 들판, 나무, 풀 그리고 사람이 모두 / 지구의 피부가 되어 일렁거린다. / 나는 일렁이는 그 풍경 속을 떠돈다. / 방랑은 태어나는 순간과 더불어 시작되고 죽어야 끝이 날 것 같지만 / 실은 태어나기 이전부터 죽음 이후에도 계속 된다. / 시작도 끝도 없는 방랑이 / 다만 지금 계속 되고 있다. // ■ 안중경

Vol.20141121k | 안중경展 / ANJOONGKYUNG / 安重京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