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IVE STRUCTURE

이성복展 / Sung B. Lee / 李成馥 / sculpture.painting   2014_1125 ▶︎ 2014_1228

이성복_NV&H 2012-32R_캔버스에 유채_137×137cm_2012

초대일시 / 2014_1125_화요일_03:3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이브갤러리 EVE GALLERY 서울 강남구 삼성동 91-25번지 이브자리 코디센 빌딩 5층 Tel. +82.2.540.5695 www.evegallery.co.kr blog.naver.com/codisenss

회화와 조각의 접점에 대한 사유 ● 이성복이 자신의 작업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회화와 조각의 접점이다. 중앙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에서 학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미국의 롱아일랜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학 석사 학위를 받고 귀국, 이번 개인전을 통해 그간의 성과를 국내에 알리고자 한다.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어떠한 과정을 거쳐 현재와 같은 작품 세계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많은 수효의 작품은 아니지만 주로 대작을 통해 야심 찬 국내 보고전의 형식을 갖게 된 것이다. ● 이성복이 이번 전시를 통해 발표하게 될 작품들은 크게 봐서 추상화와 입체작품으로 구분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입체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자연스런 변화와 조화 Natural Variation & Harmony:NV&H」 시리즈로 명명된 이 작품들은 사물에 대한 작가 자신의 사고의 깊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들은 크게 봐서 평면 작품이 지닌 면과 색의 관계와 그것의 연장이랄 수 있는 입체 작품에서 이 두 요소들의 확장과 관련된다. ● 전체적으로 볼 때 얼핏 이 두 부류의 작품들은 서로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평면과 입체라는 관점에서 보면 상호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 타당한 이유는 그가 평면에서 끊임없이 면의 분할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과 입체가 다수의 면의 조합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같은 사실은 입체의 전개도가 평면에 다름 아니라는 자명한 이치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성복_NV&H 2013-3R_캔버스에 유채_71×55cm_2013
이성복_NV&H 2013-4R_레진에 유채_94×122×6cm_2013
이성복_NV&H 2013-13R_에폭시에 유채_50×40×5cm_2013
이성복_NV&H 2013-17R_에폭시에 유채_167×111×7cm_2013

회화와 조각의 접점을 추구하는 이성복의 작업이 현대미술의 상황 속에서 의미를 지닌다면 바로 이처럼 회화와 조각 사이의 지점에서 이 두 장르 간의 상호 융합을 기한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는 그러한 작업을 통해 그 어느 하나가 우세를 이루는 지점이 아닌 두 장르간의 공통분모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비단 조각의 특성인 3차원의 입체성뿐만 아니라 회화성 또한 강조하게 된다. 두꺼운 스티로폼을 깎아 특정한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 일차적으로 실행에 옮겨지게 되는데, 이는 작가 자신의 구상을 옮긴 드로잉에 토대를 두고 있다. 승용차의 일부 혹은 고무보트를 연상시키는 작품의 형태는 그러나 구체성을 띠고 있지는 않다. 그것들은 단지 구체적인 사물과의 유사성을 띠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만일 그가 스티로폼을 깎아 승용차나 고무보트의 형태를 사실적으로 만들고 채색을 가했다면 작품의 매력은 상당히 반감되었을 것이다. 다행히도 그가 만들어 낸 사물들은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이 아니다. 그것들은 그가 만들어낸 창의적인 사물들로서 세상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이다. 그는 미술이 시각에 의존하는 예술의 장르라는 명확한 사실을 강조하기 위하여 색의 변용과 조화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이러한 그의 관심은 회화 작품에서는 면의 분할을 통한 풍부한 색의 조화를 실험하고(따라서 그의 회화는 추상표현주의와 연관돼 읽혀질 소지가 있다), 입체작품에서는 보다 단순한 색채를 사용, 면과 색의 조응을 시도한다.

이성복_NV&H 2014-1R_에폭시에 유채_213×111×15cm_2014
이성복_NV&H 2014-2R_에폭시에 유채_221×96×15cm_2014
이성복_NV&H 2014-18R_에폭시에 유채_167×111×7cm_2013

이번 전시의 주력인 입체작품에서 이성복은 두 가지 유형의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하나의 예는 승용차나 고무보트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사물들이 그것이요, 또 하나는 단색의 미니멀한 형태의 사물들이 그것이다. 전자는 대략 갈색조 혹은 검정이나 군청색 계통의 색으로 채색돼 있고, 후자는 베이지, 군청, 갈색, 검정 계통의 색이 칠해져 있다. 다 같이 스티로폼으로 특정한 형태를 만든 다음, 그 위에 우레탄이나 에폭시 수지를 입혀 굳힌 뒤 유채를 칠한 것들이다. 유사성의 측면에서 보자면 후자의 작품들은 완전히 여기에서 떠나 있다. 이 일련의 미니멀한 입체물들은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구체적인 사물들의 외양을 연상시키지 않는다. 그것들은 유사한 형태소를 지니지 않음으로써 독립적인 사물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사물들의 구불구불한 곡면들을 그가 자신의 회화에서 실험한 분할된 공간에 칠해진 색의 시각적 효과와 연관시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그의 실험은 색과 표면 질감과의 관계, 평면과 입체 사이의 상호 조응의 문제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심미적 관점에서 볼 때 이성복의 입체작품은 사물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교란시킴으로써 사물에 대해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할 것을 권유한다. 예술을 통해 사물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유도하는 일이 예술가들에게 맡겨진 소임이라고 한다면 이성복은 이 일을 매우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 윤진섭

Vol.20141125b | 이성복展 / Sung B. Lee / 李成馥 / sculpture.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