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그린 무늬–그림이 되다 Patterns Drawn with Human Body Become Paintings

이정여展 / LEEJEONGYEO / 李正女 / painting   2014_1125 ▶ 2014_1130 / 월요일 휴관

이정여_연기(緣起)-생_장지에 혼합재료_50×80cm_2014

초대일시 / 2014_1125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요일 휴관

류가헌 ryugaheon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번지 Tel. +82.2.720.2010 www.ryugaheon.com blog.naver.com/noongamgo

바깥으로 새어나온 상처, 치유의 질료가 되다 ● 한지 위에 스민 붉은 자국들. 일관된 색감으로 물든 일정하지 않은 무늬들이다. 그 무늬의 정체를 인식하는 순간 오정희의 소설 '중국인 거리'가 떠오른다. 소설은 어린 소녀가 초조를 경험하며 끝을 맺는다. "나는 따스한 핏속에서 돋아 오르는 순(筍)을, 참을 수 없는 근지러움으로 감지했다. 인생이란..." 소녀의 초조는 어머니의 여덟 번째 출산과 병치되어 여성적 삶의 성스러운 시작과 고통을 동시에 드러낸다. 그 초조의 흔적과 의미를 시각화하여 표현한 것이 바로 한지 위 붉은 무늬의 정체다. 현대화가 이정여의 작품이다. ● 이정여는 월경을 작업의 모티브로 삼았다. 표현의 재료는 생리혈이다. 여성의 몸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내밀한 질료를 화폭 위로 끌어내어 다양한 무늬를 구성하고 여러 갈래로 표현한 것이다. 이런 작업의 근원에는 상실감이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아들의 죽음으로 극심한 슬픔에 침잠해 있던 중 우연히 하얀 시트에 붉게 스며든 생리혈 자국을 보았다. 거기서 그는 생명의 신비, 삶과 죽음을 보았다. 그리고 붉은 고통으로 응어리진 자기 내부를 목격했다. 그것은 바깥으로 새어나온 상처 같았다. 오랫동안 현대화가로 활발히 활동해 온 작가로서의 열정이이때 다시 깨어났다. ● 하지만 내밀함을 스스로 폭로하여 작품으로 만들기까지는 많은 어려움과 갈등, 용기가 필요했다. 월경의 흔적은 이정여 자신에게도 불편한 진실이었고,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었기에 어떻게 표현할지 망설여졌다. 가장 큰 고민은 자신이 본 생리혈의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면서 조형적으로 풀어내는 것이었다. 4년간의 다양한 시도 끝에 그는 한지에 직접 스미게 한 뒤 사진으로 그 무늬를 복원하여 재구성하는 방법을 택했다. 화폭에 여러 무늬를 구성함으로써 관계적 아름다움을 보여주었고, 수직과 수평의 무늬 배열을 통해 긴장감과 공간감을 드러냈다. 거기에 여성의 몸을 이미지화하여 생리혈의 근원을 표현했다. 작품은 점차 생의 에너지를 흡수해갔다. ● '몸으로 그린 무늬-그림이 되다', '몸으로 그린 무늬', '연기(緣起)-생' 등 연작이 생명력을 표출해나가는 것과 비례해 이정여의 내면도 함께 출렁였다. 붉은 무늬를 한지에 옮기는 동안 이전까지 잊고 있던 기억과 감정들이 붉게 스며 나왔다. 이정여가 이번 작업을 두고 '작가로서 상처를 치유해가는 운명적인 작업이었다'고 말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 조예인

이정여_몸으로 그린 무늬-그림이 되다_장지에 혼합재료_지름 120cm_2014
이정여_연기(緣起)-생_장지에 혼합재료_지름 60cm_2014
이정여_연기(緣起)-생_장지에 혼합재료_지름 30cm_2014

최근 나의 작업은 상실감으로 시작됐으며, / 여성의 본질에 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행위이다. // 2008년에 아들을 하늘나라에 보내고 상실감으로 / 극심한 슬픔의 경계를 헤맬 때, 생리혈이 묻은 하얀 시트를 보면서 / 그 속에서 생명의 신비, 삶과 죽음을 보았다. / 그리고 작가로서 상처를 치유해가는 운명적인 작업으로 다가왔다. / 별이 된 아들이 어미에게 보여주는 붉은 노래짓... // 생리는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고귀하고 신비스러운 본질이다. / 생리 속에 담긴 탄생과 고통과 젊음을... / 생명의 시작부터 끝이 담겨져 있는 삶을 표현한다. / 여성이면 누구나 그려내고 있는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생명의 무늬는, / 저마다 한 움큼씩의 응어리이거나, 꿈이거나, 생명이거나, / 아니면 끝끝내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다. // 가장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것이 최고의 진실이다. // 나의 생리혈 작업은, / 여성만이 그리는 무늬 / 자연을 따르는 작업이다. (2014.10.) ■ 이정여

이정여_몸으로 그린 무늬-그림이 되다_장지에 혼합재료_25×25cm_2014
이정여_몸으로 그린 무늬-그림이 되다_장지에 혼합재료_25×25cm×7_2014
이정여_몸으로 그린 무늬-그림이 되다_장지에 혼합재료_25×25cm×3_2014

Paintings Disclose Women's Secrecy ● Red stains are seeped on hanji. Irregular patterns are dyed with self-controlled sense of color. When having recognized the origin of the patterns, I was reminded of "Chinatown," a novel written by Oh Junghee. The novel is concluded by a girl's anxiety. "I sensed a shoot emerging out of warm blood as unbearable itching. Life is..." The girl's anxiety which was juxtaposed with her mother's 8th childbirth simultaneously disclosed the sacred beginning and pain of women's life. That the anxiety's trace and meaning were visually expressed is the very nature of red patterns seeped on hanji. That is modern artist, Lee Jeongyeo's painting. ● She used menses as the main motif of her painting. Materials for expression were menstrual blood, which are secret patterns that can be drawn only by women's body. She brought her most secret inner patterns on a canvas and expressed them in various ways using her menstrual blood. A sense of loss lies at the root of her work. Lee Jeongyeo happened to see her menstrual bloodstains seeped on the white sheets while she was in deep sorrow because of the death of her son. In which she found mystery of life, life and death, and her inner world stained with red pain. She chose a painting as a way to make a narrow search of wounds and heal them. ● Lee Jeongyeo, however, had to face lots of difficulty and conflicts, and needed much courage, in order to willingly disclose her inner secrecy and turn it into her works. She hesitated to disclose it to the outside world because menstrual bloodstain was an inconvenient truth and a private part for women. The biggest worry was how to maintain the original form of menstrual bloodstains that she saw and to express it in a formative way. After 4 years of various attempts, she made menstrual blood seeped into hanji, of which was taken a picture to reorganize the patterns. By organizing various patterns on a canvas, she showed the beauty of the relationship, and through vertical and horizontal arrangement of patterns, she expressed sense of tension and space. On which she shaped women's body to express the origin of menstrual blood. Then, her works gradually absorbed life energy from menstrual blood. ● As much as her works expressed vitality, Lee Jeongyeo withdrew into her inner world. Then, red memories, time and beginning of life that she had forgotten gradually oozed. While she moved the red patterns on hanji, she shared her breath with nature. She reflected that her menstrual blood work was the work of her destiny to heal wounds as an artist. A woman's inner secrecy was made visible by a painter to open communication possibility and share it through a work of art. ■ JOYEIN

My recent work which began from a sense of loss casts a fundamental question over women's essence. // When I was wandering around deep sorrow after my son was gone to heaven in 2008, I happened to see mystery of life, life and death on the menstrual blood stained white sheets. / That led me to the work of my destiny to heal wounds as an artist. / It was red flap of the wings that my son who had become a star showed his mother... // Menses are noble and mysterious essence that is allowed only to women. / I expressed birth, pain and youth contained in the menses, or a life containing the beginning and end of life. / The usual and universal pattern of a life which any woman draws is a handful of hard feelings or dream, or the fact that we can not avoid. // What is the most basic and fundamental is the best truth. // My work of menstrual blood is the pattern that only women can draw. And the work follows the law of nature. (October, 2014) ■ LEEJEONGYEO

Vol.20141126g | 이정여展 / LEEJEONGYEO / 李正女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