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or Code

황정희展 / HWANGJEONGHEE / 黃楨喜 / painting   2014_1206 ▶ 2015_0102 / 월요일 휴관

황정희_Color Code1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6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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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가비 GALLERY GABI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69(화동 127-3번지) 2층 Tel. +82.2.735.1036 www.gallerygabi.com

뉴트럴 컬러 코드 ● 매사에 이유를 찾지는 않지만 그림을 그리는 일에 대해서는 '그림을 왜 그릴까.'하는 물음을 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 숱한 시간을 그림과 보내면서도 명확하게 이유를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림은 삶의 공감지대'라는 목표는 있으나 이유가 잘 잡히지 않는 과정이랄까. 그리고 이런 부분에 대해서 확실한 결론을 내리는 순간, 그림 그리는 일은 불가능하리라 본다. ● 이번 13번 째 개인전에서는 '컬러'와 '프레임'만을 '선택'했다. 과거에는 특정한 장소를 선택하여 회화과정을 통해 장소의 특정성과 함께 과거의 어느 한 지점에 초점을 두는 과정이었다면, 지금은 내 삶의 현재에 대해 직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이는 아마도 '그림그리기의 확실한 이유 찾기'에 대한 열망이 아닐까 생각된다.

황정희_Color Code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60cm_2014

중성적인 컬러(neutral color)는 회화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모호한 이유들을 대변하는 색이다. 이는 무엇인가 뚜렷하지 않음을 인지하게 되었다는 의미이고, 그림이란 손에 잡히지 않는 놀이라는 점을 내가 자각했다는 의미이다. 또한 어느 것 하나를 강조하고, 다른 것을 소홀히 해서는 삶이 원활히 움직이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도 중성적 컬러가 비롯되는데, 특별히 강조하지도 않고 소홀하지도 않은 컬러, 이 코드가 나의 회화와 나 자신이 공감하고 있는 접점이다.

황정희_Color Code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60cm_2014

모의실험과 같이,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실제 삶의 상황이 압축되어 벌어지는 사건을 경험한다. 의도와 달리 부족함이 항상 남고, 잠시 전의 과거가 현재의 순간과 번지기도 하고, 반듯한 어느 한 경계가 무너질 때도 있으며, 목표가 뜻대로 잘 되지 않을 때가 무수하다. 이러한 과정을 회화과정에서도 고스란히 경험하게 되는데, 붓의 흔적을 담은 색, 경계부분의 번짐, 선과 선의 침범 등을 그대로 둔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생각해 보면, 완성의 기준이란 생각의 방향과 일종의 취향이 아닐까 싶다.

황정희_Color Code4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연필_120×90cm_2012

프레임을 선택했다는 의미는 사각형의 캔버스에서 한 변만을 선택하여 연계하여 색 면을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프레임 전체에 갇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화면 전체를 인식하고 그린다는 것은 프레임 전체를 인정한다는 의미인데, 이는 틀에 갇히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각형의 네 변 중 한 변만을 선택함으로써, 프레임을 벗어나지도 않고, 그 안에 갇히지도 않는 점이 나의 삶과 공감되는 부분이다. 내 삶의 프레임에 갇히지도 않고 벗어나지도 않는 삶.

황정희_Color Code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20×90cm_2012

이번 회화에서 보여 지는 이미지는 중성적 컬러들의 스트라이프들이다. 단 두 가지, 중성적 컬러와 프레임만을 선택하였고, 이제 환영이 사라진 그림이 되었다. 환영이 사라진 그림은 현실 그 자체이다. 현실에는 환상이 없으므로. 환상적이지도 아름답지도 않은 삶, 이 자체를 슬프지만 인정하게 되고, 감추고 싶은 것들이었는데 드러내게 된다. 이제 가상이나 환영을 통하지 않고, 현실을 만나는 그림을 그린다. ■ 황정희

Vol.20141206c | 황정희展 / HWANGJEONGHEE / 黃楨喜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