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_자연 속 한지를 그 안에 담다

김보영展 / KIMBOYEONG / 金寶英 / painting   2014_1210 ▶ 2014_1216

김보영_닮다_한지에 천연염료 염색, 백토_163×13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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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30pm

공아트스페이스 GONG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 5길 14(관훈동 198-21번지) Tel. +82.2.730.1144/735.9938 www.gongartspace.com

달항아리_白磁大壺 ●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도자기 중에 큰 키에 둥근 모습을 한 백자항아리가 있다. 이 항아리는 조선시대 18세기에 100년간 집중적으로 생산되고 사라진 기형이다. 하얀 색의 둥글고 펑퍼짐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푸근하다, 소박하다, 담백하다, 둥근 곡선이 아름다우며, 한국적인 美를 보여준다.'등 많은 찬사를 내놓으며, 항아리에 달이라는 단어를 붙여 '달항아리'로 부른다. 왜 이 항아리에 달이라는 명칭을 붙였을까? '달'은 예로부터 염원의 대상으로 여겨졌다. 농경사회에서는 달이 차오르고 비어지는 주기가 삶을 결정짓는 큰 부분을 차지하며,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 현대인의 삶에서 달이라는 존재가 생계를 움직일 정도의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몸소 느끼지 못하지만, 항아리에 달이라는 명칭을 붙여 부를 만큼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자연에 대한 무의식이 존재한다. ● 달항아리는 높이가 40cm이상이고, 높이와 항아리의 둘레가 1:1의 비례가 되어, 마치 컴퍼스로 원을 그리듯 둥근 형태이다. 아무런 문양이 들어가지 않는 이 대형의 항아리는 심미적인 이유로 달항아리가 上·下·左·右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당시 사대부들의 주관심사인 周易의 太極을 형상화하여 이를 감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 기형은 중국과 일본에서 나타나지 않는 형태로 조선만의 양식을 담고 있다. 그 당시 중국과 일본, 유럽 등지에서 제작된 도자기들은 화려한 문양과 다양한 기교를 담은 인위적인 형태의 도자기들이 유행하였다. 조선에서 달항아리와 같은 기형이 만들어진 것은 당시 왕실의 든든한 후원과, 사대부 문인의 수요층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최고의 품질의 백자가 집중적으로 제작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가장 조선적인 기형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김보영_달을 담다 1_한지에 천연염료 염색, 백토_145×145cm_2014
김보영_달을 담다 2_한지에 천연염료 염색, 백토_145×145cm_2014
김보영_달을 담다 3_한지에 천연염료 염색, 백토_145×145cm_2014

달을 담다. ● 작가는 조선시대 18세기에 제작되어 현재 전해지고 있는 백자달항아리의 모습을 보고 천연 염색한 한지라는 소재를 사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달항아리를 이번 개인전에서 전시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달항아리는 흰 바탕에 이리저리 얼룩이 져있고, 제작되었을 당시의 순백색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달항아리는 액체를 담기 위해 제작된 그릇으로 사용하는 사람과, 장소에 따라 무언가 담고 비우는 반복되는 과정에서 그 안에 흔적이 스며있다. 본성은 변하지 않지만, 그 안에 시간과 자연을 담아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보영_달을 담다 4_한지에 천연염료 염색, 백토_145×145cm_2014
김보영_달을 담다 5_한지에 천연염료 염색, 백토_145×145cm_2014

한지도 작업과정에서 당시의 환경이나, 날씨, 온도 등의 모든 조건들을 담아 각기 다른 무한한 색으로 표출한다. 천연염색을 통해 얻어진 색은 자연이 주는 강한 생명력을 한지 안에 오롯이 담아낸다. 이러한 색은 현대인들이 만들어내는 인공적이고, 인위적인 색감이 아닌 자연 그 본성이 한지 안에 나타난다. 작가는 염색작업을 통해 자연이 담긴 한지를 만들어간다. 한지는 자연이 주는 순 원료(쪽, 쑥, 오리목, 소목, 홍화 등 자연염색의 소재)를 이용하여, 염료를 끓이거나 물에 담궈 색을 추출하여 염액을 만들고, 한지를 담궈 말려 색을 정착하는 과정이 이루어진다. 이는 작품에 필요한 일차적인 재료를 얻어내는 과정이자 작가 자신을 한지에 담아내는 과정이다.

김보영_마음을 담다_한지에 천연염료 염색, 백토_90×90cm×9_2014

이번 전시되는 달항아리는 백자를 만들 때 일차적인 원료인 白土를 화판 전체에 바르고, 순백 바탕의 달항아리에 자연의 元氣를 담고 있는 한지 한 조각, 한 조각이 어우러져 유기적인 존재로 결합하고, 그 배열을 통해, 각기 뽐내고 싶은 생명력을 담아 하나의 형상이 만들어진다. 작가는 자신이 반복적으로 행하는 작업과정을 통해 자연과 자연이 결합해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가 이루어내는 한지의 결합은 '달항아리'라는 결정체로 재탄생된다. 작가는 그동안의 작업에서 자연에서 얻은 색이 담긴 한지로 자연의 이미지를 형상화 하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無에서 形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순백의 백토 위에 한지를 사용하여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달항아리를 만들었다. 작가는 현재 전해지는 조선시대 달항아리 모습 뿐 아니라 작가의 시점에서 재조명한 달항아리 기형도 선보이다. 조선시대 만들어진 도자기 중에서도 한국적인 기형인 대형의 백자항아리를 선택한 것은 작가가 전통과 현대를 이어가는 끈을 '달항아리'로 연결한 것이다. 작가가 시도한 이 작업은 전통적인 소재와 전통 기법의 만남이며,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소통하는 시간이 되고자 한다. ■ 전남언

Vol.20141209e | 김보영展 / KIMBOYEONG / 金寶英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