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요 :: 웨이트리스 _생존의 풍경

고등어展 / MACKEREL SAFRANSKI / painting.video   2014_1215 ▶ 2014_1231 / 월요일 휴관

고등어_생존의풍경_당신의시선에의해완성되는순간들_영상 설치_00:20:36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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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1215_월요일_06:00pm

후원 / 서울시_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상상영시간 평일 11:00am~12:00pm 03:00pm~05:00pm 09:00pm~11:00pm 주말 11:00am~12:00pm 09:00pm~11:00pm

관람시간 / 11:00am~11:00pm / 월요일 휴관

수카라 SUKKARA_Gallery & Cafe 서울 마포구 서교동 327-9번지 Tel. +82.2.334.5919

나의 어머니는 10년 넘게 식당이나 반찬가게에서 요리사로 일을 하셨다. 어느 날 우연히 보게 된 옷을 갈아입으시는 어머니의 몸에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그녀가 매일 같이 해온 육체노동이 새겨져 있었다. 굽어진 허리와 근육이 잔뜩 붙어 있는 팔과 장시간 서서 일을 하기에 두꺼워진 종아리 .어린 시절 보아오던 어머니의 몸이 아니었다. 세월이 그녀의 몸을 변화시켰겠지만, 두 아이를 대학에 보내고 가장역할을 해야 했던 어머니가 사회 안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주방아주머니'라는 직업은 그녀의 몸에 또 다른 변형을 가져왔다. ● 나는 그녀의 몸을 드로잉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노동요』 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매번 프로젝트마다 하나의 노동에 대해 탐구를 하고 드로잉,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풀어보려 한다. 하나의 노동을 통해 인간의 몸과 마음 그리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구조의 실체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고등어_4.16그날 밤 숲에서, 아버지는, 나의아버지는_종이에 혼합재료_93.9×63.6cm_2014
고등어_몸의마음 마음의몸 2_종이에 혼합재료_29.2×21cm_2014

인간은 욕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구조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기에 생존을 위해 구조의 필요에 부합하는 욕망을 갖게 된다. 처음은 욕망이 구조를 만들었겠지만 구조는 날이갈수록 크고 견고해져, 구조가 구조의 욕망을 낳고 있는 듯하다. 구조의 필요에 맞게 인간은 욕망을 갖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이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방법적 행위는 '노동'이다. 우리는 노동을 함으로써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본을 얻는다. ● 나 스스로도 작품 활동과 생계를 위해, 일주일에 3~4일을 카페 웨이트리스로 일을 해야만 했다. 3년 넘게 해온 웨이트리스 일은 나의 몸에도 조금씩 변형을 가져왔고 감정노동(affective labor)과 사회구조 그리고 몸에 대한 사고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확장은 노동하는 몸에 대한 드로잉으로 이어졌다. ● 따라서 『노동요』프로젝트의 첫 번째 대상을 웨이트리스로 삼고자한다. 경험을 바탕으로 한 드로잉과 페인팅, 그리고 영상작업을 내가 웨이트리스로 노동을 했던 장소인 카페에서 직접 풀어보려 한다. 주기적으로 전시를 기획해 온 복합공간인 나의 직장은 문화적 지역성을 고스라니 담고 있는 홍대지역에선 유명한 갤러리 카페이다. 3년 동안 육체노동을 해오면서 알게 된 공간의 특성과 노동과 몸에 대한 사고들을 담은 작업들을 노동현장에서 직접 전시를 함으로써 작품의 감상과 전시의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등어_지금, 여기에서, 일을하고있는_25개의 연필 드로잉_16×11.5cm_2014
고등어_지금, 여기에서, 일을하고있는_25개의 연필 드로잉_16×11.5cm_2014
고등어_지금, 여기에서, 일을하고있는_25개의 연필 드로잉_11.5×16cm_2014

일을 하는 현장에서 전시로서_비물질노동의 물질되기 ● 수카라에서 웨이트리스로서 일을 하는 것은 다른 곳에서 웨이트리스로 일을 했을 때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3년이라는 시간을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좋았고 서비스에 대해 무리한 친절을 강요받지 않았다. 온전히 상업적인 의도만을 가진 곳이 아니기에 건강한 음식에 대한 철학과 태도를 배울 수 있었고 그것은 나의 삶의 일부로서 좋은 영향을 주었다. 일부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처럼 손님에게 극한 존칭과 서비스를 해야 할 필요가 없었고 근무 방식에 대한 일정한 매뉴얼 아래, 어느 정도 친절하게 행동 한다면 무리 없이 업무를 수행 할 수 있었다. 헌데, 단순히 웨이트리스라고 하여 노동의 강도가 약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매일 그러했던 것은 아니지만 스트레스나 업무가 가중되어 힘겨운 날도 있었고 내가 선택한 노동이지만, 가끔은 이 노동이 나의 『몸과 마음』을 초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초과'가 무엇으로 부터 오는 것일까 궁금했고 그것은 작업으로 이어졌다. ● 비물질 노동의 유형은 크게 지식(knowledge), 정보(information), 소통(communication), 정감(affect)의 네 가지로 구분한다. 웨이트리스의 노동은 감정노동으로 비물질노동에 속한다. 근대의 물질 노동이 임금노동, 공장에서 상품을 생산하는 노동이라면, 비물질노동은 비물질적 상품을 생산하는 노동이다. 맑스의 정의에 따르면 비물질적 생산은 연극배우의 연기와 같은 '비물질적 상품을 생산하는 노동' 혹은 직접적인 상품 생산과정 속에서 생산되는 동시에 유통되고 소비되는 노동을 의미한다. 예컨데 연극배우의 연기는 행해지는(생산되는) 동시에 관객들에게 유통되고 소비되며, 공연이 끝나면 사라진다. 여기서 노동은 마치 하나의 사건과도 같다. 사건을 구성한 사람들이 사라지면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 바 형태의 오픈형 주방을 가지고 있는 수카라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손님들의 거리는 가깝다. 웨이트리스들이 일을 하는 모습은 완전히 노출되고 손님들의 시선은 그들의 행위와 몸에 밀착되어지게 된다. 그래서 이들의 감정노동은 음료나 음식을 생산하는 주방에서 까지 이어지게 된다. 웨이트리스와 같은 비물질노동이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분명 거기에 있지만 순간순간 사라지는 제스처들이 공간의 목적에 알맞게 작용해야만 한다. '친절을 행하고 있음', '애써 감정과 행위를 조절하고 있음'이 보이지 않을 때 가치를 갖는다. 분명히 그곳에 존재하는 감정이고 행위 이지만 마치 유령처럼 존재 하거나 드문드문 여기에 '있음'을 알리는 목소리, 속삭임 인 것이다.

고등어_5500원×8시간×30일=1320000원_핀홀 사진 프린트,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4×18.8cm_2014 사진_김레나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 구조에서 이들의 노동행위는 각자가 선택한 생존의 방식이고 임금 이외에도 기술습득, 경력, 경험, 관계 등 다양한 목적과 이유를 가지고 행해진다. 까페 안에서 이들의 노동은 서비스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그 이면은 각자의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이들의 친절과 감정과 행동은 손님이 주문해서 먹는 음료나 음식과 함께 계속해서 소비된다. 상황에 맞춰 정리된 감정에서 비롯되는, 노동을 하는 이들의 목소리, 미소, 눈빛 그리고 손짓 들은 손님(소비자)의 시선에 목도 되어질 때 완성된다. 순간순간 지나가는 감정들, 비물질적인 것들. 결코 수치화 할수 없기에 더더욱 어려운 것들. ● 이러한 비물질 행위들_ 비물질노동이 물질화 되는 순간은 그것들이 기록되어지고 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그 행위가 전시되어 질 때라고 생각했다. 소리와 영상이라는 작품 형태로 기록되어진 노동은 그 노동이 행해지고 있는 현장에서 전시됨으로서, 노동이면의 감정과 생존의 풍경을 드러내어 보여준다. 그리고 노동에 가리어진 그들의 몸 또한 드러나게 된다. 일을 할 때 나는 소리를 채집해 녹음하여, 노동의 순간순간 사라지는 행위들을 소리의 형태로 물질화 시켰다. 그리고 일을 하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은 자연에서 동물과 식물이 생존해 나가는 모습의 영상과 교차 편집함으로써 늘 보아오던 서비스의 몸짓과 장면들을 환기시켜 보려한다. 소리와 영상에 의해 이들의 가리어진 몸과 마음이 노동의 풍경에서 나와 드러나도록, 그리고 카페에 들어와 손님이지만 동시에 전시의 관람객이 되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노동을 이전과는 다르게 관람 하면서 노동 이면의 몸과 마음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 노동자들은 그 풍경 속에서 그들의 '서비스' 행위에 가리어지기보다 그 풍경 속에서 꺼내어져 생존해 나가는 한 개인으로 보여 지기를 바란다. 그 노동을 하는 사람이 여기에 있음을,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모두가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이들이 '살아가기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는 하지만, 가끔 - 문뜩 떠올려야 여실히 드러나는 '생존의 풍경'이다 ■ 고등어

고등어_5500원×8시간×30일=1320000원_핀홀 사진 프린트,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8.8×24cm_2014

『노동요』전시는 음악가들이 웨이트리스들의 노동을 가지고 작업한 음악과 함께 한다. 4명의 음악가들은 손님으로서 수카라 웨이트리스들의 서비스를 받거나, 그들의 노동을 관찰함으로서 얻은 영감을 가지고 음악을 만들었다. 이 음악은 노동자들이 노동하는 풍경에 대한 묘사일 수 있고, 노동에 대한 위로나 응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음악들은 작가와 사운드아티스트 김성환이 기록하고 정리한 사운드와 함께 앨범으로 만들었고. 앨범은 전시도록과 함께 책으로 만들었다. 프로젝트『노동요』는 앞으로도 다른 종류의 노동을 가지고 연작해 나갈 시리즈이다. 하나의 노동마다 음악가와 함께 작업을 해나가고 있는데 음악가는 작가가 현장에서 촬영을 하면서 모은 특정 노동의 행위, 공간. 정보, 소리, 이야기들을 가지고 오로지 '그' 노동자만을 위한 노동요를 작업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 노동자의 몸과 움직임을 드로잉, 회화, 영상작업으로 그 과정에서 공행위나 공간의 소리와 같은 부산물들이 수집되었고 채집된 소리는 음악가가 만든 노동요와 함께 음반으로 제작 하였다. 음반은 도록과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

앨범 트랙 김성환_수 카 라 00:07:36 이랑&조인철_sukkara coffee 00:03:49 kyu lee 00:04:28 김해원 00:06:17

Vol.20141215d | 고등어展 / MACKEREL SAFRANSKI / painting.vid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