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스크린_White Cube & Black Box

2014_1216 ▶ 2014_1230

문보영_Trace + Fantasy 014_발광소자, 우피(소가죽), 인견 및 섬유소재_200×300×250cm_2012~4

초대일시 / 2014_1216_화요일_06:00pm

참여작가 문보영_배문경_배윤정_서현규_안지혜_이경진 최훈락_황윤희_KNU 디지털아트콘텐츠연구소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_아양아트센터 기획 / 김민지

공연 / 2014_1230_화요일_05:00pm

특별강연 『스크린의 역사와 미디어 아트』 2014_1217_수요일_02:00pm~03:00pm 강사_김민지(춤추는 스크린展 기획자)

관람시간 / 10:00am~07:00pm

아양아트센터 AYANG ART CENTER 대구시 동구 효동로 2길 24(효목동 1084번지) Tel. +82.53.951.3300 www.ayangarts.or.kr

'춤추는 스크린'의 의미와 미디어 아트: 화이트큐브와 블랙박스의 경계에서 In certain sense, the screen became the last wall... The actual boundary is the screen. -Paul Virilio, 1993스크린의 계보학 영상매체의 기술적 발전과 더불어 사각 평면 프레임에 의해 구획된 스크린은 인간의 지각방식을 매개하는 주요 매개체로 기능해왔다. 가상공간과 현실공간간의 경계이자 상이한 두 공간을 매개하는 스크린의 역사는 르네상스 선 원근법 회화로 소급되는 미술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매체이론가 레프 마노비치(Lev Manovich)는 르네상스 선 원근법 회화를 "전통적 스크린"으로 명명하고,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영화의 스크린, 컴퓨터 모니터에 이르는 스크린의 계보학을 정리한 바 있다.(Lev Manovich, 서정신 옮김, 뉴미디어의 언어, 생각의 나무, 2004, pp.146-150) 스크린은 기술적 발전이 가속화되는 역사적 과정 속에서도 3차원의 현실을 2차원의 평면으로 재현하는 핵심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매체기술의 변화는 전자정보를 이미지로 디스플레이하는 과정에서의 스크린화 단계를 평면 전자스크린을 통한 2차원적 재현이 아닌 3차원의 현실 공간에서 구현하는 방식 등에 대한 실험을 통해 평면 디스플레이 매체로서의 스크린이 갖는 전통적 기능에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로젝션 매핑(projection mapping)과 같은 매핑 기술은 현실의 공간, 사물이 갖고 있는 구조적 특성에 기반한 영상이미지를 제작한 후 다시 그 대상에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을 통해 현실과 가상간의 일대일 대응 관계를 성립시킴으로써 '사물 그 자체'가 되는 형식으로 스크린의 개념을 재정의하도록 요구한다. 최근 미디어 파사드(media façade)와 같은 스크린 실천이 제시하는 스크린 기술은 이와 같은 프로젝션 파사드의 기술미학을 통해 건축의 외피가 그 자체로 스크린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요약하자면 뉴미디어 시대의 스크린은 현실의 모든 사물, 공간에 이르는 삶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폴 비릴리오(Paul Virilio)가 "스크린은 최후의 벽"이 되었다고 지적한 말은 스크린이 재현장치로서의 의미에 국한되지 않고, 현대인이 겪는 현상적 체험과 지각과정의 핵심적 장(場)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Virilio, Paul (1993) "Architecture in the Age of Its Virtual Disappearance: An Interview)

문보영_luminous Trace 014_발광소자, 우피(소가죽), 인견 및 섬유소재_200×70cm×2_2014 기술지원_Lumijella
서현규_Obelisk_스틸_500×450×450m_2014
서현규_Obelisk_스틸_500×450×450m_2014
배문경_Cloned Rhythm_천에 영상투사_00:03:00, 가변설치_2014
배문경_Cloned Me_스틸, 영상_00:03:00, 가변설치_2012~4

화이트큐브와 블랙박스 ● 현대미술의 맥락에서 스크린 실천의 확산은 모더니즘 미술의 전시제도를 규정짓는 백색 입방체의 전시 공간인 화이트큐브(white cube)와 대중영사를 기반으로 한 영화관 관람환경인 블랙박스(black box)간의 탈경계화 현상을 촉진시켰다. 20세기 동안 이데올로기적 대립 관계로 설정되어온 화이트큐브와 블랙박스는 20세기 후반부터 점차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양상을 보여왔다. 1990년대는 미디어 아트의 본격적 등장과 더불어 화이트큐브에서 이루어지는 스크린 기반 예술실험들이 가속화되기 시작했으며, 고급예술을 보전하는 성전으로서의 화이트큐브는 대중예술의 영화관 관람제도인 블랙박스를 닮아가기 시작했다. 미술관과 갤러리 전시 공간들은 한쪽 벽면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프로젝터로 영상을 투사하는 어두운 상자가 되었으며, 이러한 양상은 아트 비엔날레와 같은 대형전시에서도 일반적인 현상이 되어갔다. 21세기에 이르러 미술관은 화이트큐브와 블랙박스간의 상호교차 뿐만 아니라 미술관 외벽을 스크린 삼아 미디어 파사드의 형식으로 영상을 구현하는 등 전통적인 전시 공간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전개하고 있다. 20세기 후반 현대미술의 비물질화 경향으로 촉진된 화이트큐브에의 비판적 접근들은 블랙박스와의 상호교차를 통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KNU 디지털아트콘텐츠연구소_Transformation, LED_가변설치_2014
KNU 디지털아트콘텐츠연구소_Transformation, LED_가변설치_2014

이러한 관람환경의 변화가 갖는 의미를 가늠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바로 스크린의 의미다. 스크린이 2차원의 디스플레이 매체의 개념으로 제한된다면, 이러한 현상들은 블랙박스가 화이트큐브 공간을 대체하는 현상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크린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매체기술의 변화와 더불어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스크린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화이트큐브와 블랙박스는 대립적인 전시 공간이라기보다는 상호교차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역동적인 실험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스크린은 고정된 재현장치가 아니라 살아있는 우리의 몸이 될 수도 있고, 현실의 공간이 될 수도 있으며, 도시공간의 빌딩이 될 수도 있다. 스크린은 전자정보의 이동 속도와 더불어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이 춤추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춤추는 스크린'은 중립적 매체로서의 스크린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에서 벗어나 삶의 다양한 맥락에서 현실의 대상을 만나 조우함으로써 매순간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새로운 스크린 실천을 지칭한다.

Pictures at an Exhibition_dance movie_2013~4 현대무용_안지혜, 이경진 / 피아노_최훈락 / 영상_배윤정, 황윤희
Pictures at an Exhibition_dance movie_2013~4 현대무용_안지혜, 이경진 / 피아노_최훈락 / 영상_배윤정, 황윤희

『춤추는 스크린』展은 미디어 설치, 텍스타일, 댄스무비 등 다양한 접근법으로 최근 스크린 실천의 양상들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스크린의 변화와 전시 공간간의 관계가 변모하고 있는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다. 1부 '화이트큐브와 스크린'은 스크린 장치와 기술이 백색 입방체 공간과 조우하면서 발생하는 다양한 예술 실험들을 보여주며, 2부 '블랙박스의 스크린'에서는 아양아트센터 소극장 '블랙박스'와 로비에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리고 각 작가의 작품은 스크린으로서의 텍스타일(Textile as Screen), 기념비와 스크린(Monument and Screen), 스크린 사이의 공간(Space Between Screens), 스크린과 셀스페이스(Screen and Cellspace), 스크린과 댄스무비(Screen and Dance Movie)라는 주제로 분류된다. 스크린으로서의 텍스타일과 스크린으로서의 기념비는 스크린에 대한 계보학적 접근을 시도한 작품이며, 스크린 사이의 공간, 스크린과 셀스페이스는 스크린 기술의 과정이 전시 공간으로 확장되는 과정에 대한 실험을 보여준다. 스크린과 댄스무비는 관람환경의 역사적 변화와 스크린의 관계성을 역동적인 춤을 통해 재해석한다. 8명의 작가와 디지털아트콘텐츠연구소에 의한 이번 전시를 통해 스크린 실천의 변화 과정이 화이트큐브와 블랙박스간의 전통적인 이분법적 대립을 보다 역동적인 관계성으로 견인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김민지

Vol.20141215h | 춤추는 스크린_White Cube & Black Box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