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그리면서 그려지는 생명의 울림

김지수展 / KIMJEESOO / 金志修 / painting.installation   2014_1220 ▶ 2014_1229

김지수_울림- 그리면서 그려지는 생명의 울림展_문화예술공간 일리아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재)대전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30am~07:00pm

문화예술공간 일리아 Ilya GALLERY 대전 유성구 반석로 20, 302(반석동, 플러스존) Tel. +82.42.825.4330 www.ilyagallery.com

김지수의 고통스러운 형태들 ● 김지수의 화면에서 보이는 형태들은 어쩐지 바라보기에 고통스럽다. 그것들은 아직 완결된 형태를 갖지 못하여 자라서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는 모호한 것들이다. 선과 색이 무한히 흩어지는 것처럼 보이거나, 어디로부터 시작해서 어디에서 끝나는지 알 수 없는 형태의 이어짐은 보는 이로 하여금 불편함을 불러일으킨다. 그가 만들어내는 형태들이 시각적 쾌라기보다는 시각적 고통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지수_울림- 그리면서 그려지는 생명의 울림展_문화예술공간 일리아_2014

첫 번째 이유는 그것이 모종의 유기체적 형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것은 그 무엇이든 그것이 살아있기 위해서 각 부분들이 목적을 가지고 전체를 위해 기능한다. 단세포생물이라 하더라도 자기 완결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그 생명체의 존재함을 위해 부분과 전체가 필연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지수가 그려내는 형상들은 그 어느 것도 똑 떨어지는 완결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즉 유기체를 연상시키면서도 그것의 어느 한 부분이 터져 있거나, 또 다른 의외의 형태와 연결되어 있거나, 증식하는 것인지 소멸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다시 말해 그려진 형태의 목적과 존재방식을 짐작할 수 없기 때문에, 시각적 고통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김지수_해저의 새벽, 그리고 어제 Dawn in the seabed, and yesterday)_ 캔버스에 혼합재료_25×25cm_2014

또다른 이유는 그 모호한 형태들 중 일부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초현실적으로 불길하고 불안해 보이는 기이한 형태들 사이사이에는 다소 분명히 인지할 수 있는 것들, 바다 생명체나 식물의 부분, 혹은 인간 신체의 일부로 보인다.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눈동자, 동물과 결합되어 있는 식물, 느닷없이 보이는 새우나 벌레같은 작은 생물들의 인지는, 그의 작품을 더욱 고통스럽게 바라보게 한다. 끝내 알아보기 어려운 것들, 아주 추상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보는 것보다 이 편이 더 불편한 이유는, 알아볼 수 있는 것들이 시각적 단서처럼 보이지만 단서로서의 기능을 충실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고, 또 특정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형상조차 납득할 수 없는 자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홍채를 가진 사람 눈의 검은 동자가 홀로 화면에 두둥실 떠서 무엇인가를 흩뿌리며 회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때, 식물의 꽃이나 열매가 위치해 있어야 할 곳에 포자 주머니같은 것이 달려서 공기 속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을 뿜어내고 있는 것을 볼 때, 그리고 이들이 하나의 화면에 서로 연결되는 형상으로 그려져 있을 때(「위로 속으로」(2014)), 이 시각적 불편함은 견디기 힘들 정도이다.

김지수_알 수 없는 너 You, incomprehensible_종이에 과슈, 펜, 콜라주_22×27cm_2014

인간은 보고 싶은 것을 보면서 심리적 안정을 추구하는 존재이기에, 혼돈된 세계의 이미지들을 질서 속에 정렬해 왔다. 우리는 마주한 대상에 이름을 붙이고 틀을 씌워 세계를 안전하고 이해 가능한 것으로 만들어 왔으며, 그것을 넘어서는 심연의 존재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낀다. 인간의 인식체계 속에서 알려지지 않은 것들, 명확히 이름붙일 수 없는 것들은 먼저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지수는 그러한 두려움에 맞서 들여다보고 싶어하는 성정의 작가인 것으로 보인다.

김지수_채집된 순간 Collected moment_종이에 콜라주, 프린트, 펜, 실크, 연필_2013~4 김지수_수심(水深, 愁心)의 어깨 The shoulder of SUSIM (double meaning; depth of water or anxiety)_ 천에 과슈_216×118cm_2014 김지수_뭉쳐진 생각 Lump of thoughts_천에 과슈_216×118cm_2014

그가 자신의 도구로 만들어내는 형태의 특성은 지난 세기의 초현실주의 초기의 작품들을 연상시킨다. 그가 그려내는, 무엇으로 결과를 맺을지 알 수 없는 선들의 직조는 눈에 보이는 현실 이면의 더 큰 현실을 들여다보고자 채택했던 오토마티즘 기법을 연상시킨다. 물론 오토매틱한 선들이 계획적으로 긋는 기하학적 선들에 비해 자율성이 담보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럼에도 그러한 방식으로 의식 저변에 있는 무의식을 드러내겠다는 초현실주의자들의 순진한 시도는 곧 비판을 받았다. 김지수가 긋고 또 긋는 선들은 초현실주의 초기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바가 있고, 선과 형태의 재현성을 흐트러지게 함으로써 가시적인 것 이면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더 큰 진실을 추구하는 태도 역시 유사한 측면이 있다.

김지수_울림- 그리면서 그려지는 생명의 울림展_문화예술공간 일리아_2014

그러나 김지수의 화면을 지탱하는 의미의 세계는 이들보다 좀 더 구체적이다. 그가 그려내는 수많은 드로잉들에서는 생각의 단초들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데, 의외로 막연하지 않은 것들, 작가 일상의 구체적인 국면이나 독서의 결과로 얻은 정보들, 사회적 현실의 어떤 편린들이 오히려 정직한 방식으로 드러나 있는 것이다. 다만 그는 자신을 둘러싼 구체적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는 방식으로 사유하고, 그 결과로 물컹물컹하고 축축해 보이는 형태들이 등장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오히려 그 형태들은 매일을 살아가는 몸에 관한 것이거나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의 공존 메카니즘에 관한 것들인데, 너무 가까워 보이거나 너무 멀어 보이는 이 논의들조차 전하는 메시지는 구체적이다.

김지수_보라의 바깥 Outside of BORA (double meaning; See or purple)_ 천에 과슈, 콜라주_216×118cm_2014

통증을 불러 일으키는 몸의 기관들,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도 잊혀지지 않는 고통의 기억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다는 것, 혼자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 만물의 살아있음과 연결되어 있는 생명의 신비, 불완전하고 약해 보이는 것들의 세계가 이루어내는 매혹적인 결합, 탄생하고 소멸하는 것들의 순환이 계속되는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아름다움은, 그가 지속적으로 보여주려 하는 이미지들이다. 그가 완결적이지 않은 형태를 고수하는 것도, 이해 가능한 세계의 가시적 질서가 허망하다는 것을 폭로함으로써, 멈추어 있는 세계가 아닌 유동하는 세계를, 생성되면서 지워지는 세계를 그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요소들이 어느 정도 유사성을 가지면서도 매번 처음부터 다르게 시작하는 까닭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된다.

김지수_어울림 Consonance_천에 과슈, 오일 파스텔, 콜라주_216×118cm_2014

따라서 실제의 사물들을 부드러운 실로 싸매었던 작업이나, 집의 형태나 입술, 혹은 상처와 관련된 이미지에 지퍼를 채워주는 작업, 선이라기보다는 점으로 보이는 것들을 무한히 집적하여 형태를 이루기도 하고 해체하기도 하는 이전의 작업들은, 첫 눈에는 2014년의 개인전에서 보여준 작품들과 전혀 다른 형식을 취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종합을 이루는 단계임을 알 수 있다. 다른 것들의 고통을 감싸 안는 마음, 자신의 삶을 정직하게 바라보고 영위하려는 태도, 내 존재와 내 존재 밖에 있는 것들을 연관된 것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의식은 그의 작품 전반에 나타나는 특성인 것이다. 관객은 그가 만들어내는 이미지들이 짧고 간결한 답을 주는 것들이 아니라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들이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지만, 그러한 불편함으로부터 다시 한 번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얻게 된다. ■ 이윤희

김지수_번식을 위한 동의서 Consent for reproduction_천에 울, 실, 과슈_216×118cm_2014

울림- 그리면서 그려지는 생명의 그물 ● 그리면서 그려지는 생명의 울림 반복해서 그려지는 생명의 울림 그 울림에 집중하다 지금 여기 나의 이야기를 담고자 한다. 내면의 울림에 집중하지 못했던 순간들 그러나 또 다시 집중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들 그 울림이 너무 강렬하여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소중한 순간 이끌림 나는 이 순간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 때를 떠올리고 기억하며 가장 처음 자기표현이라는 것을 시작한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한다. 현재의 시공간을 잊게 만드는 기적 같은 체험 치유의 시간 "슬픔도 고통도 기쁨도 환희도 지나가리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나를 뒤흔드는 수많은 억압들로 부터 또한 자유로워지리라. 지금 나는 다시 시작이다. ■ 김지수

김지수_번식을 위한 동의서_부분

Painful images by Kim, Jeesoo ● The forms shown on Kim, Jeesoo's canvases are somehow agonizing to look at. As they don't take completed shapes so far and seem obscure, one can't suppose what they will be when grown up. Lines and colors seem infinitely scattering or the connection of forms is unable to tell where they begin or end. And that arouses discomfort to audiences. Why do the forms created by Kim bring visual agonies rather than visual pleasure? ● The first reason is that they have organic shapes in a certain way. For any living organism, each part purposely functions for the whole in order to keep themselves alive. That is why even a unicellular life seems self-completed, as its parts and the whole share an inevitable structure for the being's existence. However, these forms created by Kim arouse visual agonies since none of them has obvious completion – they are still open at one end even though they remind us of organisms; connected to another, unexpected forms; or showing motions hard to be described either proliferation or extinction. In other words, Kim's images arouse visual agonies, because one can't presume the purpose and the way of existence of the forms drawn by her. ● Another reason is that audiences can recognize some of the vague forms. There are somewhat clearly recognizable shapes among surrealistically ominous, uneasy, and strange forms, such as a part of sea creatures, or even a human body part. Noticing an eye floating in the air, plants combined with animals, and small creatures similar to prawns or worms make it more agonizing to look at her works. This ambiguity makes us more uncomfortable than very abstract forms that one can never comprehend, as they look at first like something recognizable with possible visual clues and yet do not offer any clues at all. And even certain forms that can be named are placed in incomprehensible locations on the canvases. ● When a black pupil with an iris seems to be floating, rotating, and scattering something, when audiences see a sporangium-looking form is spewing something unknown in the air, hanging where flowers or fruits are supposed to be hung, and when all of these are drawn as connected to one another on a single canvas,(「Into comfort」(2014)), our visual agonies become almost intolerable. ● As humans pursue psychological stability by seeing what they desire to see, we have placed images from chaos in an order. We name the objects that we face, and mold our world into something we can figure out. We become repulsive to beings of abyss beyond our understanding. It is because those unknowns in our thought system and things hard to name first arouse fear in us. But Kim seems to be an artist with a nature of confronting and looking into such fear. ● The traits of forms created by Kim with her own tools remind us of surrealistic works in the past century. Also the weaved lines Kim draws, indicating no outcome , remind us of techniques from automatism that were adopted to look into the greater reality behind the reality one can see. Of course, automatic lines look as if they secure autonomy, however, those techniques by surrealists in pursuit of revealing unconsciousness beneath the base of consciousness had encountered criticism for their naive attempt. The lines repeatedly drawn by Kim recall the early works of surrealism, and also by dispersing the representation of lines and forms, those lines have a similarity in terms of the attitude pursuing the possible and greater truth that may be hiding behind the visible. ● But the world of meaning supporting Kim's canvases is a little bit more concrete. Numerous drawings the artist has produced give us clues of her thoughts to a certain degree. The clues reveal things unexpectedly unambiguous, information obtained from detailed conditions of the artist's everyday life, or readings and certain bits of reality of society in a rather frank way. Kim reasons not by evading but by facing the reality that surrounds her. As a result, the seemingly squash and damp forms appear in the works. Those forms are rather about bodies living a daily life or co existential mechanism of all creatures on earth. And the messages carried by even these discussions, which seem too close or too far, are tangible. ● Organs causing pains, memories of pain unforgotten even while painting, being alive despite all, the mystery of life connected to all live beings, the captivating combination made by the world of the incomplete and the weak, and the universal and essential beauty of a continuous circulation of the born and the extinct; These are the images Kim continues to try to show. Kim has held on to incomplete forms to intentionally draw a world that is in motion, not in suspension, and being simultaneously created and erased, by revealing the futility of a visible order of a comprehensible world. That explains why elements constantly appearing in her works always seem similar from one another yet begin differently each time. Therefore, her works such as wrapping up objects with soft strings, or zipping up images of a house-looking shape, lips, or images related to wounds, and shaping by infinite piles of dot-like, rather than line-like, elements creating a formation by endlessly collecting and then dissembling them ; all these works at first seem to be distant from her first solo-exhibition in 2014, but a closer look lets us know the works together reach the stage of a certain synthesis. ● The heart of embracing the suffering of others, the attitude of honestly looking at and leading one' life, the sense of trying to perceive oneself and the others as related, these are the overall characteristics of Kim's works. Audiences feel pain as the images are endlessly offering questions instead of brief and simple answers, but gain the courage to look at the world one more time from such discomfort. ■ Lee, Yoonhee

Vol.20141220k | 김지수展 / KIMJEESOO / 金志修 / painting.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