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합

김은주展 / KIMEUNJU / 金恩周 / ceramic   2014_1222 ▶ 2014_1231

김은주_벚꽃당초문함_백점토_27.5×22×8.5cm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갤러리 담에서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도예가 김은주의 백자합 전시를 마련하였다. 합이라 함은 소중한 물건을 담기 위한 뚜껑 있는 기물을 칭하는 말이다. 작가의 백자합에는 조선 목가구의 조형에서 볼 수 있는 장석의 문양이나 비례를 차용해서 작업해 놓은 것이 특징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더욱 발전된 모습의 백자합과 벽면오브제작업을 비롯하여 25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은주는 건국대학교와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였으며 이번이 일곱 번째 개인전이다. ■ 갤러리 담

김은주_벚꽃당초문함2 _백점토_15×14×10cm_ 2014
김은주_모란당초문함_백점토_75×26×25.5cm_2014

전통 백자함에 담긴 혼성의 시각 현대사회 전반에서는 체계적으로 분류되고 정립된 영역간의 경계가 흐려진 지 오래이다. 장르의 해체, 특히 혼성(混成)은 이미 오늘날 새로움을 찾아 나타내는 힘이 되어 현대공예에 영향을 끼쳤다. 공예는 양식이나 특성, 기법적인 부분보다 재료에 따라 도자기, 목공, 섬유, 금속 등으로 나누어 오늘에 이르렀는데 김은주의 작품을 보면 이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세분화된 각 공예장르가 가진 전통적인 요소를 현대적인 시각아래 절충적으로 끌어들여 혼성의 미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은주_모란당초문함2 _백점토_각 22×14×8.5cm_2014

백토로 판 성형한 크고 작은 백자함은 전체적으로 전통목가구와 금속장식품, 도자공예가 지닌 요소들로 혼합되어 화려하면서도 투박한 맛을 담고 있다. 하나씩 그 특징들을 찾아 살펴보면 재미가 쏠쏠하다. 전체적인 중심을 잡고 있는 묵직한 사각형의 몸체는 위뚜껑과 아래통의 다양한 비례의 변화로 형태를 변형하거나 쓰임을 고려하는데 중점이 된다. 여기에 시원하게 뻗은 긴 굽이나 작은 상다리의 모습을 닮은 굽이 붙어있는 것을 보니 마치 하나의 전통 목가구를 변화시켜 부드럽고 따뜻함을 가진 백자함으로 탄생시킨 듯 느껴진다. 또한 전통가구를 견고하게 만드는 금속제 장식인 경첩이나 단순화된 자물쇠모양이 덧붙인 점이 눈에 띄는데, 이는 백자함을 구성하는 장식뿐 아니라 앞뒤구분을 가능케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은주_벚꽃문함_백점토_각 13×10.5×8cm_2014

이렇게 사각형의 비례와 다양한 전통금속제, 목가구적인 부분들은 한국 전통공예의 대표적인 여러 요소들을 가져와 백자가 지닌 포용력의 자세로 현대적 시각을 담아내고자 한 것이라 생각된다. 작품의 두드러진 특징 중 다른 하나는 도자공예의 전통기법인 투각이다. 다루기 쉽지 않은 백토 판 성형 위에 새긴 투각은 전체적인 사각형의 직선과 대조를 이루는 부드러운 곡선으로 특히 한국 대표적인 당초문양이나 넝쿨식물문양을 생략, 단순화시켜 어우러지게 했다. 세밀하고 완벽성을 기한 문양의 투각보다는 전체적인 전통목가구적인 형태의 묵직함처럼 투박한 칼날의 움직임과 둥근 선들로 포근함을 안겨주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도자, 나무, 금속 공예가 서로 이질적인 재료에 의해 분류되었지만, 지금은 재료가 아닌 각 공예장르가 지닌 전통양식, 다양한 종류의 매력들을 하나씩 끄집어내어 현대적인 혼성의 시각으로 다시 읽었다고 할 수 있다.

김은주_당초문함_백점토_각 10.5×10×7cm_2014

우리나라 전통작품에 반영된 모든 문양, 장식요소들은 사소하게 덧붙이거나 쓰이지 않았다. 실용적, 조형적인 모든 면에서 작품 전체를 구성하는데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장식적인 것이라도 그것이 왜 거기에 쓰였는지 어떤 의미나 상징성을 가졌는지를 살피는 세심한 관찰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 다음에 현대적인 시각으로 문양의 디자인과 작품을 구성하는 의미, 표현들에 더욱 깊이 있는 전통의 현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전통에 대한 현대적인 시각으로 절충적인 혼합의 미를 보여준 작가의 백자함에서 그러한 전통문양, 장식의미의 재발견과 현대성을 담아 풀어내는 시간이 앞으로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 전통을 대표하는 과거의 여러 요소들을 끄집어낼 때는 더욱 그러한 지속적인 세부자료조사와 연구, 작가의 조형적인 해석이 뒤따라야 내적인 무게의 힘이 실릴 것으로 여겨진다. ■

Vol.20141222a | 김은주展 / KIMEUNJU / 金恩周 / ceram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