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농담을 걸다Ⅱ

유태준(뢰이킴)展 / YOOTAEJOON(Ray-Kim) / 庾太俊 / photography   2014_0327 ▶ 2015_0103

유태준(뢰이킴)_竹-6604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109×210cm_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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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1229_월요일_06:00pm_우영갤러리

빛으로 농담을 걸다! Ⅰ 2014_0327 ▶ 2014_0402 초대일시 / 2014_0331_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무등갤러리 MOODEUNG GALLERY 광주광역시 궁동 51-25번지 Tel. +82.62.236.2520

빛으로 농담을 걸다Ⅱ 2014_1224 ▶ 2015_0103

우영갤러리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가 18번지 Tel. +82.62.233.0621

사진으로 환생한 사군자, 산수화 ● 유태준(뢰이킴)의 사진은 그림 같은 사진이다. 애초에 사진은 미술(그림)을 동경했었다. 이른바 회화주의 사진 등이 그런 예이다. 최근에는 매체간의 차이에 대한 구분 없이 서로 뒤섞이면서 사진 같은 그림, 그림 같은 사진 등이 번성하고 있다. 그는 조선시대의 산수화, 사군자를 차용해 이를 사진으로 다시 보여준다. 자연풍경과 소나무, 돌 그리고 매화와 대나무 등을 소재로 이를 촬영했는데 그 방법론이 매우 독특하다. 그는 선을 부각 시키고 나머지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해 흡사 수묵으로 그려진 그림처럼 보여준다. "빛을 도구로 수묵화의 먹이나 담채화의 색감을 표현하였고, 전통회화에서의 선의 형태를 부각 시키고 주제의 본질적인 특성만을 표현하며 나머지를 생략하는 선종기법의 수묵화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이 이미지들에 나타나는 선이나 농담의 표현은 엄밀히 말해 연속적인 톤으로 표현되는 수묵화의 농담 표현과 다르게 입자에 의한 것이며 평면에 밀착된 사진적 '마티에르'에 기인한 것이다. ● 이 사진은 역광에 노출된 자연, 식물이 눈부시게 다가오는 느낌을 준다. 화선지 위에 모필을 사용해 먹의 농담을 이용한 그림처럼 오랜 노출과 색조의 완급조절을 통해 수묵화와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인 동양화를 마주하고 있다는 환영을 준다. 이 착시, 눈속임으로 이루어진 그의 사진은 다소 기이하고 낯설다.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그것은 사진과 그림의 경계가 이상하게 지워지고 알 수 없이 결합된 당혹감을 안긴다. 다분히 '언캐니(unheimlich)' 한 느낌이다. 그것은 사진도 아니고 그림도 아닌 듯 하다. 사실 이것은 분명 사진이다. 그러나 그것은 기존 사진의 인증성, 명시성이나 객관적인 대상의 재현과는 다른 지점에서 미끄러진다. 그러나 분명 풍경, 식물 등의 외형을 지시한다.

유태준(뢰이킴)_竹-6594_피그먼트 프린트_100×50cm

작가는 수묵 혹은 수묵 담채로 그려진 산수화, 사군자처럼 보이는 사진을 만들었다. 어두운 심야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조명 장비를 이용하여 작업했는데 촬영하고자 하는 사물에 빛의 강도와 시간을 임의대로 조절해가며 만든 것이다. 그것은 사물이 카메라에 찍히는 일반화된 사진 메커니즘의 시·공간(時·空間)을 무시하는 전략이다. 즉 거리나 공간에 따라 피사체가 빛에 반사되어 카메라에 찍히는 일률적 공식 같은 시간과 공간배치의 촬영 메커니즘을 넘어서려는 시도인 것이다. 그러니까 시간과 공간의 질서를 작가 자신의 의도대로 배치하여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까지 당연하게 여겨온 사진 촬영법칙(사진 촬영시 빛에 반사된 사물이 이미지면-필름이나 이미지센서-에 도달하면서 기록되는 메커니즘)을 흩트려 버리고 시·공에 대한 새로운 물음을 제시한다. 또한 프린트 직전(제작 마지막 과정)에는 낙관을 연상시키는 QR코드를 대입하여 정보화된 시대적 반영을 이미지에 부여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보여 지는 결과물은 실제 산수화, 사군자 그림을 보는 듯하다. 결국 이 사진은 빛의 조절이 먹의 농담 변화로 치환된 그런 사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연 사진으로 산수화, 사군자를 그리는 게 가능할까? 아니 산수화, 사군자와 동일한 느낌, 분위기를 내는 것이 가능할까? 그렇다 해도 그것이 무슨 의미를 지닐까? 그는 사진이라는 서구에서 들어온 기계적 매체를 통해 '동양화'와 같은 사진을 찍고자 한 것 같다. 그것은 다분히 동양적인 혹은 한국적인 사진에 대한 모색의 차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유태준(뢰이킴)_景-6504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70×128cm_2014
유태준(뢰이킴)_景-6069_피그먼트 프린트_80×80cm_2014

오늘날 작가들의 전통에 대한 인식과 그 해석은 이전과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한국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과다한 고민 대신 원본(전통)의 자유로운 참조와 이에 대한 독창적 번역을 과감하게 구사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 전통이미지라는 텍스트는 고유한 의미를 발현하는 오리지널리티로서의 권위를 지닌 것이라기보다는 원본의 무게가 덜어진 그래서 언제든지 인용하고 조합할 수 있는 수많은 텍스트들 중의 하나로 기능한다. 그에 따라 이 복수적 텍스트들은 언제 어디서든지 작가에 의해 조작 가능한 수많은 기표들로 다루어지고 서로는 자유롭게 접합되고 차용된다. 우리 문화 속에 내장되어 온 시각적 텍스트들이 당대 텍스트들과 마구 뒤섞이면서 작품은 다차원의 공간으로 재영토화 하고 그 의미는 무수하게 복수화 된다. 유태준 역시 산수화, 사군자라는 기호(전통이라는 텍스트)를 이용해서 그것을 미묘하게 뒤튼다. 그는 전통 혹은 한국인의 공동체 의식 하에 잠재된 것으로서 그것을 선택했고 끌어들였다. 기하학적 투시법 대신 명암의 해조(諧調)에 의해서 명상적인 느낌을 고양시켜주거나 미묘한 흑백의 톤으로 수묵 같은 맛을 살리는가 하면 배경을 과감하게 비워두는 이른바 여백과 같은 효과를 통해 사진이 마치 동양화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니 그는 한국의 산수화, 사군자의 전통을 자신의 사진 가운데 인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태준(뢰이킴)_松-6256_피그먼트 프린트_100×145cm_2009

그가 소나무, 대나무, 매화, 돌, 풀 등을 사진으로 찍는 것은 그 주어진 대상을 기록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모종의 기억'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행위일 것이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 그리고 미감 그 모두를 아우르고 기억을 자극하는 대상으로서의 그러한 소재가 선택되었다. 한국적 자연을 대변하는 소재들, 상징들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한국의 원형의 정서를 담고자 하는 그는 한국인의 공동체의식 아래 잠재된 그 무엇을 상징적으로 연상시키는 어떤 매개항으로서 사군자를 촬영했고 그를 통해 우리의 향토적, 서정적 이미지를 추구하고자 한 것이다. 반면 그것은 동시에 빛에 의한 순수한 구성의 세계이기도 하다. 가장 한국적이고 전통적인 소재로 사군자 등을 모더니즘의 그릇 속에 용해시키는 행위를 통해 눈에 보이는 세계와는 다른 순수한 조형성을 염두에 둔 것이고 그 결과 사진은 결국 빛의 구성이라는 인식 속에서 다분히 구성적인, 회화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미묘하고 풍부한 흑백의 계조를 보여주는 '수묵화' 같은 사진이 되었다. 이는 그의 시각에 의해 재구성된 사군자이다. 사군자란 매·난·국·죽의 생태를 정확히 관찰하여 양식화시키고 단순화한 것을 말한다. 이 사군자 그림은 동북아시아 지식인들의 그림 가운데 상징성을 지닌 절정의 예술인데 그것은 성리학적 우주관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천지만물의 생성원리로써 음양사상을 습합시킨 철학이 사군자의 세계에도 고스란히 씌워진 것이다. 당시 지식인들의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던 충절을 바탕 삼으면서 매화를 인자함(仁)에, 국화를 의로움(義)에 그리고 난초를 예(禮)로, 대나무를 슬기로움(智)에 자리 매김 했는데 이 모두가 철학의 깊이와 생활의 진리를 거기에 두고 싶어 했던 지식인들의 희망이 남긴 상징의 체계화이다. 그러니까 예술을 앞세워 자연과 인간의 일체화를 꾀한 것은 동북아시아 예술의 남다른 부분이었던 것이다. 그런 문인들의 사군자는 20세기 들어와 전락했다. 군자를 지향하던 사대부계급이 붕괴되었고 유교적 이념, 성리학적 세계관도 망실되었기 때문이다. 일제식민지시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사군자는 회화부문으로 편입되었고 이후 해체의 길을 걸었다. ● 그런데 최근 다시 사군자와 산수화가 해석되고 차용되고 있다. 그 의미와 방법론이 다시 질문되고 있다. 유태준의 사진 또한 그런 맥락에서 시도되는 것 같다. 그는 "대상을 선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하면서도 생동감을 불어 넣으며 사진과 수묵, 현대와 전통회화, 그리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경계를 감각적 세밀함으로 포착해 세련된 이미지로 감정의 자유로움을 선사"하고자 한다. 그리고 "사진과 전통회화(수묵을 포함한 동양화로 대표되는 회화형식) 사이에 관한 고민이고 물음이자 또한 동양사상에 기인한 모든 일체의 현상에 대한 의문과 성찰, 그리고 그것의 경계로 부터 출발"하려고도 한다. 그 결과물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그의 사진이다. ■ 박영택

유태준(뢰이킴)_景-6454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145×100cm_2014
유태준(뢰이킴)_景-6409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100×145cm_2009
유태준(뢰이킴)_梅-258185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73×143cm_2014

이번 전시는 사진과 전통회화(수묵을 포함한 동양화로 대표되는 회화형식) 사이에 관한 고민이고 물음이다. 또한 동양사상에 기인한 모든 일체의 현상에 대한 의문과 성찰, 그리고 그것의 경계로 부터 출발한다. ● 사진 작업을 하면서 고민한다. 동양적, 세계적, 한국적인게 뭘까? 외국의 사진가를 만나면서 절실하게 느끼고 고민 한게 가장 우리다운 것을 보여 줄 수 있는게 뭔지......? 물론 거기에는 동양철학 이나 사상은 말할것도 없지만 보여주는 시각적 방식에도 고민이 거듭 됐다.

유태준(뢰이킴)_石-2004002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100×150cm_2009

사진(Photography)과 한국화로 대표되는 전통회화의 스타일적 경계에서 출발한 작업은 감상자로 하여금 또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의도가 숨어 있다. 즉, 시간과 공간의 개념, 사물에 대한 시각적인 역설을 찾아보고 경험 할 수 있게 한다. 사진이란 메커니즘은 어떤 대상이 되는 피사체를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담는 성격으로 증거물 채택에 유용한 방편으로 이용 되었고, 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진 작업은 피사체가 있는 그대로, 파인더에 보이는 그대로를 촬영하여 보여 주는 일반적인 사진의 방식을 탈피 한다. 따라서, 파인더에 잡힌 공간을 화폭으로 기존에 가지고 있는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작가의 경험과 감정을 바탕으로 한 의도에 따라 재배치하고 농담(濃淡)과 농담(弄談Joke)을 표현하는 작업이다. ● 결과적으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관한 물음 과 사물에 대한 시각적인 아이러니를 찾고, 즐기게 하려 한다. Photography의 어원적 의미는 '빛으로 그리는 그림'이다. 따라서 빛을 매개로 하는 작가로서 전통회화의 표현방식을 사진의 메카니즘을 통해 표현하였다. 결과적으로 기존 사진의 역할에 그치지 않고 'Photograph'의 어원적 의미를 좀더 확대 해석하여 본 작가의 의도에 따라 상상하고 원하는 만큼의 시각적 배치와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을 시도한다. 즉, 시간과 공간의 질서를 작업자의 의도대로 배치하고 슈퍼플랫하게 평면화 하면서 기존의 전통회화를 사진으로 표현하는 진경 방식이면서 공간과 시간의 배치를 뒤흔드는 사진 작업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빛을 도구로 수묵화의 먹이나 담채화의 색감을 표현하였고, 전통회화에서의 선의 형태를 부각 시키고 주제의 본질적인 특성만을 표현하며 나머지를 생략하는 선종기법의 수묵화 방식을 차용하였다. ■ 유태준(뢰이킴)

유태준(뢰이킴)_景-6095_한지에 피그먼트 프린트_76×126cm

This exhibition is my agony and question between photo and traditional painting (using Chinese ink). My photo started from doubt and introspection of the whole phenomenon rooted in the Oriental thoughts and its border. ● I worry about what is oriental, global and Korean while I do my photo work?I have thought of what is most like mine and I really wanted to show what is something Korean most. I really worry about how I show Oriental philosophy or idea. ● My photos started from stylistic border of traditional painting represented by Korean painting like photography have hidden intention to delude viewers. In other words, my photos make viewers experience and search for the concept of time and space and visual paradox. The mechanism of photography has been used as a useful means to accept evidence because of its realistic character. ● However, this photography work escapes from general photography method which takes a picture of an object as it is. Therefore, I rearrange the concept of time and space on the screen of finder and express shade and light and joke on it. In addition, I want to make you find visual irony and enjoy questions of visible and invisible things and an object. The etymological meaning of photography is 'painting drawn by light'. Thus I want to express the expression method of traditional painting through the mechanism of camera. Therefore, etymological meaning of 'Photograph' is extended more widely and I try to make visual arrangement and image as I intend and imagine. I intend to arrange the order of time and space as intended and show photography work which expresses traditional painting through photography and neglects the arrangement of time and space. As a result, I express the color sense of Chinese ink of ink-and-wash paintings using light, highlight the form of lines in traditional painting, and adopt the ink-and-wash painting style to show the essential characteristics of theme only. ■ Yoo Tae Joon(Ray-Kim)

Vol.20141225a | 유태준(뢰이킴)展 / YOOTAEJOON(Ray-Kim) / 庾太俊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