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산수화의 오류

박지혜展 / PARKJIHYE / 朴智惠 / painting   2014_1231 ▶ 2015_0106

박지혜_박연폭 (朴淵爆)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45.5×97cm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6:00pm

AP 갤러리 AP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0 수도약국 2층 Tel. +82.2.2269.5061 www.artpp.co.kr

프랑스 유학 시절, 학교 뒷산에 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마주하였을 때 난 무의식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휴대전화기 화면의 자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미디어에 익숙한 내가 나의 눈보다 앞서 그 풍경들을 사진으로 찍어내고 자연이 보고 싶을 때마다 픽셀들로 이루어진 디지털 화면 속 자연을 꺼내 보았다. 휴대전화기 속 자연을 감상하고 있을 때 문득 의구심이 난다. 내가 보고 있는 자연은 자연(自然)인가 아니면 픽셀인가. 그 계기로 인해 나는 디지털이 없는 시대의 자연을 찾게 되었는데, 그 당시 나는 외국에 있는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리웠던 한국의 경치를 담아낸 겸재 정선의 산수화를 보게 되었다. 그때 내가 본 겸재 정선은 휴대전화기 화면의 픽셀이었고 순간 오류로 인해 깨져버린 겸재 정선의 이미지가 내게 흥미롭게 다가왔고, 그 뜻하지 않던 경험으로 인해 우리 현재 디지털 문화와 겸재 정선의 회화를 다시 되 집어 보게 되었다.

박지혜_계상정거 (係上靜居)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90cm_2014
박지혜_백천교 (百川橋)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90cm_2014
박지혜_추경산수Ⅰ(抽景山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116cm_2014
박지혜_추경산수Ⅱ(抽景山水)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116cm_2014

[겸재 정선] '겸재 정선'은 한국 회화사의 새로운 전통을 수립한 거벽으로 널리 알려졌다. 그는 전문적인 기량을 갖춘 유화 배 또는 해소 가의 선구적 작가로도 미술사적 의의를 지니지만, 고전을 형식적으로 모방하던 기존의 정형 산수화풍을 갱신하고 진경산수 풍을 창시한 문인화가이다. 그때 당시만 해도 중국에서 유명한 산수화풍이 한국의 미술 세계를 장악하였는데 그 중 겸재 정선의 그림은 정선의 독특한 기법으로 한국의 경치를 아름답게 표현하여 한국 회화의 선구자로 꼽혔다.

박지혜_화면이 늘어지는 오류_종이에 아크릴채색_27×39cm_2013
박지혜_화면에 줄이 그어지는 오류_종이에 아크릴채색_27×39cm_2014
박지혜_화면 안테나 끊긴 오류_종이에 테이핑_27×39cm_2014

시대가 지남에 따라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 이미지는 더 이상 현대 풍경에서 찾아볼 수 없고 디지털화면에서만 보이게 되며, 산수화의 고전적 먹의 색보단 디지털에 나오는 화려한 색이 우리에게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한국 회화 선구자, 겸재 정선의 회화는 여러 가지 딱딱한 미디어 색으로 덥혀 정리되지 않은 채 진짜를 보지 않는 현대인들의 눈이 떠오른다. 나는 현대인들에게 자연을 선택하겠느냐 아님, 디지털을 선택하겠느냐 묻고싶다. 대다수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이 질문으로 우리는 디지털이 없으면 살기 어려워 자연 그 자체로 만족하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직면하게 된다. ■ 박지혜

Vol.20141231d | 박지혜展 / PARKJIHYE / 朴智惠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