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日常)의 상(想)-도시

송영후展 / SONGYOUNGHOO / 宋營厚 / painting   2015_0107 ▶︎ 2015_0113

송영후_CITY_천에 울트라크롬잉크_각 200×100cm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_12:00pm~06:00pm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서울 종로구 삼청로 7길 37(팔판동 115-52번지) Tel. +82.2.737.4678 www.gallerydos.com

나의 작업은 회화에 있어 묻히고 칠하는 기본적인 물리적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인류는 수세기에 걸쳐 시공간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회화를 제작해 왔다. 그것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그 모습을 달리하며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시하고 있다. 어떤 시대의 사람들은 동굴의 벽에다 색이 있는 흙으로 회화를 제작하였고, 또 다른 시대의 사람들은 그들이 발명한 종이나 천에 각각의 안료와 붓을 이용해 회화를 제작해 왔다. 각자 자신들이 다루기 용이한 최적의 재료로 그들이 바라본 세계, 혹은 그들이 믿고 있는 세계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해 물리적 흔적을 남긴 것들이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회화인 것이다.

송영후_CITY_천에 울트라크롬잉크_197×600cm_2014
송영후_CITY_천에 울트라크롬잉크_232×500cm_2014

나의 회화는 나의 시선이 머무는 일상적 풍경들을 디지털 카메라로 포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카메라가 포착한 디지털 기록들은 컴퓨터라고 하는 가상의 공간에서 작가만의 기록으로 편집, 변형, 왜곡된다. 최초 작가의 눈으로 인지한 시각적 기록들은 카메라에 의해 디지털로 변형되고, 다시 가상의 공간에서 작가가 처음 인지한 시각적 기록들로 환원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과정은 회화에 있어 물리적 실현을 전제하지 않은, 비물질의 픽셀을 기본 단위로 하는 가상의 디지털 작업이다.

송영후_SEA_천에 울트라크롬잉크_100×200cm_2014

이러한 과정들이 회화의 기본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물리적 실현을 전제로 하여야 하는데, 나의 작업에서는 그것을 실현하는 매체로 프린터라고 하는 오늘날의 변형된 붓을 사용하게 된다. ● 컴퓨터상에서 제작된 가상의 디지털 시각 이미지를 캔버스나 한지에 중첩해서 출력함으로써, 이른바 비물질의 픽셀은 여러번 중첩인쇄 되는 과정을 통해 물성을 획득하게 된다. ● 중첩인쇄가 진행되는 과정들 속에서 애초에 통제한 에러와 통제하지 못한 우연의 에러가 겹쳐지게 되고, 비로소 가상의 시각적 기록들은 회화가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인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확보함과 동시에 추상적 자질들의 물리적 실현을 구현하게 되는 것이다.

송영후_SHOW WINDOW_천에 울트라크롬잉크_100×211cm_2014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은 전적으로 전통적 회화의 제작과정과 일치한다. 다만 작업의 많은 과정이 디지털이라고 하는 가상의 공간에서 이루어 지는 점과, 그것을 물리적으로 실현하는데 기계의 힘을 빌린다는 점이 전통적 회화의 제작방법과 다르다. 그러나 기계의 힘을 빌리는 과정에서 작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대량복제가 불가능해 지며, 가상의 공간에서만 존재하던 비물질의 픽셀이라고 하는 추상적 자질들을 중첩인쇄를 통해 물리적으로 실현하게 됨으로써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 회화의 개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송영후_AVERAGE COLOR OF CITY_천에 울트라크롬잉크_300×500cm(각100×100cm)_2014
송영후_AVERAGE COLOR OF CITY_천에 울트라크롬잉크_300×500cm(각100×100cm)_2014

일련의 과정을 거쳐 제작된 회화 작품들을 통해 현대 회화에서 묻히고 칠하는 행위란 과연 무엇이고,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고 있는 사진 이미지와 가상이라고 믿고 있는 회화적 이미지의 경계는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 송영후

Vol.20150107d | 송영후展 / SONGYOUNGHOO / 宋營厚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