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ED PINK-금기 너머의 가면

김문식展 / KIMMOONSIK / 金文植 / painting   2015_0114 ▶︎ 2015_0119

김문식_jungle_종이에 수채_53×72.5cm_2009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김문식 블로그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5_0114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Tel. +82.2.734.1333 www.ganaartspace.com

차가운 핑크, 금기너머의 가면 ● 심장에서 피가 발원하여 온몸 구석구석 퍼져나가듯 핏빛 핑크가 매끈한 표면위로 미끄러지듯 퍼져 나간다. 김문식의 작품은 날선 스케이트를 장착한 노련한 스케이터가 빙상위에서 유려하고 매혹적인 연기를 펼치듯 끊김도 거침도 없는 선과 색들의 핑크빛 향연이 펼쳐지는 듯하다. 그의 작품과의 첫 대면에서 매혹적이고 강렬한 핏빛핑크는 우리의 눈을 매료시키고, 음울한 기운을 풍기는 가녀린 여인들은 우리의 감각신경세포들을 자극시킨다.

김문식_huntingⅠ_종이에 수채_53×72.5cm_2009
김문식_a pigeon_종이에 수채_72.5×54cm_2009
김문식_귀를 달다_종이에 수채_50.5×36cm_2012

핑크에 대한 의문은 의외로 작가의 대답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소녀와 같은 순진무구한 원초성을 나타내는 핑크를 차갑게 표현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핑크는 퀴어(queer)를 상징하는 대표색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핑크의 상징성은 독일 히틀러 정권의 홀로코스트까지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다. 나치정권은 유태인의 대량학살 뿐 아니라 동성애자들의 대량학살 까지 잔혹하게 자행하였다. 동성애자들은 모두 가슴에 핑크색 역삼각형(Pink Triangle)을 붙이고 강제 수용소에 감금되어 차가운 가스실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하였다. 나치정권하에 위대하고 순수한 게르만민족의 피를 불순하게 만드는 소수자들 중 하나가 바로 동성애자들이며 그들의 심벌(symbol)은 핑크 트라이앵글이라는 하나의 기호를 생산하였다. 이러한 핑크의 심벌(symbol)은 1980년대 행동주의 미술가인 액트 업(ACT-UP)이 그 당시 정권이었던 레이건 정부에 반(反)하여 사회운동을 펼치면서 운동의 상징으로써 그들의 복장과 플랜카드에 핑크색 삼각형과 침묵은 곧 죽음(SILENCE=DEATH)이라는 문구를 프린트한 사건으로 적극적인 저항과 퀴어(queer)의 상징으로 확립되었다. 이후 액트 업(ACT-UP)의 활동은 유럽전역으로 퍼져나갔고 현대에 이르러 핑크는 레인보우 깃발과 함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저항의 기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문식의 작품에서 핑크는 이렇듯 퀴어(queer)의 상징성이 녹아있다.

김문식_대면對面_캔버스에 유채_73×73cm_2014
김문식_붉은 머리와 귀_캔버스에 유채_117×80cm_2014
김문식_적두赤頭_캔버스에 유채_80×117cm_2014

그러나 그가 궁극적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핑크는 단지 성소수자만을 대표하고 있지는 않다. 핑크와 대치되고 있는 성 권력의 주체는 건전한 상식과 관습, 사회적 합의를 내세운 제도화된 도덕률에 대한 권력에 가깝다. 따라서 그의 핑크는 들뢰즈(Gilles Deleuze)에게 있어 국가로 환원되는 모든 권력과 중심으로부터 빗겨나 있는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곳 까지 퍼져나갈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소수자들의 목소리 즉 저항들은 결코 성공적이거나 쉬워 보이지 않는다. ■ 차민영

Vol.20150114c | 김문식展 / KIMMOONSIK / 金文植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