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한 덩어리

천성명展 / CHUNSUNGMYUNG / 千成明 / sculpture   2015_0119 ▶︎ 2015_0227 / 일요일 휴관

천성명_부조리한 덩어리8_혼합재료_488×1000×200cm, 가변설치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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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4_1119_월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과천 SPACE K 경기도 과천시 코오롱로 11(별양동 1-23번지) 코오롱타워 1층 Tel. +82.2.3677.3119 www.spacek.co.kr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_과천은 1월 19일부터 2월 27일까지 조각가 천성명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수원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동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열 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기획전을 통해 창작의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온 조각가이자 설치예술가이다. '부조리한 덩어리'라는 부제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천성명은 인체로 구현된 대형 기념비를 해체한 설치작업 10점을 선보인다.

천성명_부조리한 덩어리9_혼합재료_73.5×242×229cm_2015
천성명_부조리한 덩어리14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천성명은 자신이 설정한 내러티브 속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인체 조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무언가 온전치 못한 모습의 인물 표현으로 내면에 대한 탐구와 현대인의 단면을 들춰내기도 했다. 익명의 인물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분절된 신체기관들을 '부조리한 덩어리'라 명명하고, 선전(宣傳)의 성격을 띤 기념비 형상으로 대상과 방식을 한층 구체화한다. 작가의 일관된 모티브 중 하나이기도 한 분절된 인체는 이번 신작에서 다리, 얼굴, 팔, 장기 등의 세분화된 신체 기관으로 해체되어 낯선 덩어리로 제시된다. 작가는 각 신체 기관들을 연결하는 몸통을 제거하여 이들을 일체화할 근거를 남겨두지 않는다.

천성명_부조리한 덩어리10_철, 유채_55×425×120cm_2015 천성명_부조리한 덩어리11_철, 유채_112×85×2.5cm_2015

기념비라는 명목으로 공간 채운 작가의 '부조리한 덩어리'들은 거대한 스케일과는 모순되게 여기저기 흩어져 상징성을 상실한 모습으로 연출된다. 더 이상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기념비는 현대 사회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다양한 가치들이 일정한 규범으로 통용되기 위해 발생하는 충돌을 묘사한다. 이 대형 기념비는 입체감을 최소화한 평면의 목재 패널로 구현되어 각 도상이 내포한 최소한의 의미마저 평면화시킨다. 예컨대 인공 조명으로 불을 밝힌 횃불은 더 이상 상징성을 가지지 못한 채 생경함만을 뿜어내며,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색의 회화로 묘사된다. 또한 신체 덩어리들은 마치 종잇장을 재단한 듯 주변 공간과 분리되어 부자연스러움이 극에 달한다.

천성명_열병_철, 유채_240×60×50cm_2015 천성명_열병_철, 유채_240×60×50cm_2015
천성명_부조리한 덩어리12_철, 유채_120×34×3cm_2015 천성명_부조리한 덩어리13_철, 유채_120×180×45cm_2015

이렇듯 조각의 전통적 요소를 과감히 뒤집고 관념화된 기념비의 상징을 교묘히 비틀어 놓은 천성명의 '덩어리들'은 공통의 가치나 도덕 기준이 없는 혼란스러운 사회 상태를 묘사한다. 결국 연속된 모순의 관계와 파편화된 덩어리들을 통해 그가 말하는 '부조리'는 규범이 불충분한 현실에서 또 다시 수많은 가치를 수용해야 하는 낯선 상황과 경험에 대한 괴리감의 표현이다. 이번 개인전에서 천성명이 의도한 반 쪽짜리 기념비는 새로운 가치와 개념들을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수용을 강요당하는 현대인들에게 스스로를 돌이켜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 스페이스K

Vol.20150119c | 천성명展 / CHUNSUNGMYUNG / 千成明 / 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