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방

방은겸展 / BANGEUNKYUM / 方恩謙 / painting   2015_0121 ▶ 2015_0127

방은겸_사과방_혼합매체_70×95cm_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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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121_수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방은겸의 사과방으로"삶이란, 먹기 전에 껍질을 벗기는 바나나처럼, 혹은 계속 잎을 벗겨 먹는 아티초크처럼, 그 핵심에 도달하기 위해서 벗겨져야만 할 다양한 외피로 구성되어 있다. 내 작품이 완성되는 것은 바로 이렇게 완전히 발가벗어 억제가 없는 순간이며, 만약 이런 말이 가능하다면, 과거의 껍질이 없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해서 어떤 사람들은 내 작품이 유아적이거나 바보스럽다고 말하지만, 나에게 있어 그것은 삶 그 자체와 같은 것이다." (『카렐 아펠 회고전』도록 중에서)

방은겸_애플파마&스트레이트바나나_혼합매체_130×194cm_2014
방은겸_에덴동산_혼합매체_100×160cm_2014
방은겸_포도알사과_혼합매체_120×120cm_2014

7년이라는 시간의 잠에서 깨어난 방은겸이 건넨 빛바랜 도록. 그녀가 좋아하는 네덜란드 작가 카렐 아펠(Karel Appel)의 1994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도록에는 읽고 또 읽은 흔적이 가득하다. 붉은 밑줄, 형광펜 그리고 또 다시 큼지막한 별. 군데군데 그녀의 가슴을 파고 든 문장은 작품을 마주할 때 자신의 마음과 닮아있고 작가로써의 삶에 대한 자세를 대변해주는 것 같다고 한다.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세계를 떠오르게 하는 카렐 아펠의 회화와 드로잉은 본능적인 표현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표현주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원색적이며 강렬한 색감의 방은겸 작품들이 보여주는 표현과 시각적으로도 역시 맞닿아있는 지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삶의 방황과 약간의 슬럼프, 새로운 시도와 크고 작은 굴곡 속에서 그녀가 다시 개인전을 개최하기까지 7년의 시간이 있다. 이 시간 속에서 느낀 개인적이고 마술적인 경험의 다양한 감정들은 그녀 내면 어딘가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으며 적재되어 있던 다양한 감정들은 본능적인 표현욕망으로 드러난다. 기쁨, 슬픔, 애증, 증오, 사랑, 분노 그리고 우정을 표현하기 위해 시작된 형상들은 여러 상징들을 압축하여 강렬한 색으로 나타난다. 긴 시간동안 생각해왔던 인간 본성에 관한 메시지 특히 인간의 욕망과 모순에 관한 것은 절망적인 슬픈 감정으로 느껴지지만 긍정적 혼란의 시간으로 인식하는 과정을 거쳐 하나의 동그란 우주적 이미지 '사과'로 표현되어 나타나게 된 것이다.

방은겸_반복사과_혼합매체_97×97cm_2014
방은겸_그린벨트_혼합매체_72.7×90.9cm_2014
방은겸_태양과달_혼합매체_72.7×90.9cm_2014

처음 시작은 작가 특유의 긍정적이며 유쾌한 발상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내가 너에게)사과한다', '(당신에게)사과를 드린다'는 생각으로 그린 사과는 지난 시간 감내하며 쌓아두었던 감정의 얽힘이 해소되어 풀어지는 희열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었다. 첫 사과를 완성하였을 때 느꼈던 감정, 잊을 수 없는 '그리기의 자유로움'은 방은겸을 얽매고 있던 시간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비로소 찾을 수 있게 하였다.

방은겸_red market_혼합매체_114×72cm_2014
방은겸_new market_혼합매체_97×162cm_2014
방은겸_apple shuttle_혼합매체_60.6×72.7cm_2013

전시준비로 한창 바쁠 때 그녀의 SNS에는 '마음으로'라는 말이 간결하게 적혀있었다. 작가는 굳이 사과의 대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가슴 속에 웅크리고 있는 작은 아이. 삶을 살아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마음으로 진심으로 가슴 속의 작은 아이에게 괜찮다고 잘하고 있다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은 아닐까. 다시 작업실로 돌아온 방은겸은 이제 작업의 이유와 기쁨을 삶의 진실함으로 배워 단단함으로 온 것 같다. 방황의 끝이 새롭게 시작하는 개인전임을 환영하고 싶다. ■ 정주은

Vol.20150121c | 방은겸展 / BANGEUNKYUM / 方恩謙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