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sivité-사진, 생각에 잠김

김영석_김해권_황규백_이영욱展   2015_0130 ▶︎ 2015_0226 / 월요일 휴관

작가와의 대화 / 2015_0205_목요일_05:00pm

기획 / 이영욱

관람료 / 1,000원

관람시간 / 11:00am~06:3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소항 GALLERY SOHANG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76-67 Tel. +82.31.957.0325

사진을 본다는 행위는 '의미'를 코드로 읽는다는 행위다. 그러나 사진에서 '생각에 잠김'은 읽기가 중단되고, 해석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러 눈 앞에 보이는 이미지가 마치 지워지는 응시하는 행위와 같다. 이것은 무언가 말을 해야 하는데 말을 할 수 없는 집요한 응시의 상태, 어떤 사건에 휘말려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탈코드적인 것이다. 이것은 사진에서 읽기가 중단되면서 어떤 특별한 경험 즉, 사진이미지의 어떤 세부적인 디테일에 꼭 붙잡혀서 환유적 확장으로 응시의 반전이 일어나는 경험이다. 이 때 비로소 사진은 읽혀지는 그 무엇이 아니라 사유하는 이미지가 된다. 이때 사진 이미지는 말을 하기 시작하고, 관객주체는 침묵으로 응답하는 음악적인 체험이 가능한 세계다.

이영욱_이상한 도시산책(세한도) #1_아카이벌 디지털 프린트_90×160cm_2014

대상과 주체의 응시의 역전현상 '생각에 잠김'은 사진이 나를 읽기 시작하고, 사진이 우리로 하여금 생각에 잠기게 만들 때 '나' 자신이 전부 드러나는 상태가 된다. 이러한 경험은 논리적 사유를 통해서 어떤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너무나 강렬해서 말로는 불가능한 즉, 언어화 되지 않는 상태 - 매우 비논리적이지만 사진에서 '생각에 잠김'은 결코 몽상에 빠지지 않는 체험이다. 그래서 주체인 내가 깨어나게 된다.

김해권_Self-Portrait 2014-10_아카이벌 디지털 프린트_133×100cm_2014

그러나 과연 사진에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날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불가능 할 지도 모른다. 이 세상에 어떤 사진도 코드화 되지 않은 사진은 없기 때문이다. 사진가가 주체적으로 탈코드화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도 없다. 사진에서 '생각에 잠김'이라는 현상을 경험하는 것은 전적으로 관객주체에게 달렸을 뿐이다. 또한 의지적으로 보려고 해서도 안 된다. 우연히 마주친 사진에 찍혀진 세부적인 디테일의 그 무엇이 섬광처럼 날아들어 내 마음의 상처를 찌를 때 일어나는 현상을 바르트는 푼크툼이라 말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사진에서 '생각에 잠길 때' 가능하다.

황규백_한량무_아카이벌 디지털 프린트_37×150cm_2014
김영석_JA #22_아카이벌 디지털 프린트_100×265cm_2014_부분

어느 날 우연히 바르트의『밝은 방』을 읽다가 '생각에 잠김'이란 문장에 꽂혔다. 그 즉시 나는 사진전 기획을 계획했고 여기 4명의 사진가들을 모았다. 이들은 각자 이전부터 기획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작업을 해 왔고, 단지 '생각에 잠김'이라는 테제를 보고 작품을 선택해서 이 자리에 모였다. 그러니깐 이것은 기획의도에 맞추어 철저히 준비된 것이 아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 다만 2월 5일 보름날 헤이리 소항 갤러리에서 작가와의 대화시간 해프닝을 기대할 뿐이다. ■ 이영욱

Vol.20150130c | Pensivité-사진, 생각에 잠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