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들/애정이 깃든 사물들

김영우_박동윤 2인展   2015_0203 ▶ 2015_0226 / 주말,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5 이랜드문화재단∙에이블파인아트뉴욕갤러리 공동기획展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 E-LAND SPACE 서울 금천구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 Tel. +82.2.2029.9885 www.elandfa.org

이랜드스페이스는 2월 3일 화요일부터 26일 목요일까지 한 달간 에이블파인아트뉴욕갤러리와 공동 기획하여 김영우, 박동윤 2인 전을 선보인다. 김영우는 사람을 다루는 작업을 한다. 왜 사람인가? 그것은 작가 내면에 사람에 대한 애정을 묻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마주하는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인간의 존재와 진정성을 느끼고 담아내기를 원한다. 즉 작가가 그리고 있는 것은 인간의 존재감이다. 작가는 죽는 그날까지 흙을 만지며 작업을 지켜낼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그 안에는 항상 사람이 함께 할 것 이다. ● 박동윤은 한국의 정서를 예술적으로 달성하고자 한다. 그는 전통적인 한국의 정서는 한국의 자연에 바탕을 두고 이어져오는 정신세계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이러한 한국의 전통적 현상들을 추상적으로 간결하게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주로 한지를 가지고 제작되는 콜라주 부조이다. 작품을 보는 시선의 방향에 따라 다양한 감상을 할 수 있다. 또한 한지의 특성 중 하나인 반투명성을 이용하여 작품의 회화성을 극대화시킨다.

김영우_사람 사람들-1407_청동_44×83×31cm_2014
김영우_사람 사람들-1406_청동_48×32×34cm_2014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 사람들 ● 인물조각이다. 남녀노소(男女老少) 구분 없이 일상의 다양한 삶의 풍경을 만든 조각작품이다. 김영우는 기존에는 노동자들의 삶과 그들의 신체를 역동적으로 표현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고된 노동으로 단련된 신체 표현에 중점을 두면서, 치열한 삶의 현장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그러다가 2010년을 기점으로 작품의 경향이 크게 변모하게 되었다. 이전 작업이 인물의 형상이 리얼하게 묘사된 작업이라면, 근작에서는 전체적인 실루엣과 얼굴의 표정, 동세 등이 적절한 생략을 통해 생동감이 넘치는 조각으로 변모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작품의 표면에 칠해진 무채색 계열의 금색, 은색 컬러가 가해짐으로써, 김영우만의 독자적인 조각스타일이 형성되었다.

김영우_사람 사람들-1210_청동_63×48×22cm_2012
김영우_사람 사람들-1414_청동_13×45×10cm_2014

김영우의 작품은 전통적인 조각의 제작 방식을 따른다. 이러한 그는 조각의 전통성을 지키고 싶어하는 몇 안 되는 작가라고 볼 수 있겠다. 흙으로 형상을 만들고, 캐스팅된 거푸집에 브론즈(청동)이나 FRP(플라스틱의 일종)을 이용해 견고한 작품을 만든다. 이후에는 김영우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금/은색의 컬러링이 가해지면 작품이 완성된다. 이러한 흙을 통한 전통적인 조각의 방식은 그 과정이 복잡하고, 고된 과정과 노동으로 인해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는 기피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수고스러움에도 불구하고, 김영우는 손끝에서 나오는 흙의 터치감이나, 덩어리의 느낌 등을 잘 구현해 내고 있다. 그의 인물조각은 흙의 질감이 과감한 생략을 통한 몸통과 얼굴 표현 사이에 조화를 이루면서 김영우만의 독특한 인물조각으로 나타나고 있다. ● 김영우의 인물조각은 무겁지 않다. 그는 거대한 현대미술의 담론이나 이론으로 무장한 작가주의 계열의 작품을 지양한다. 어찌 보면 현대미술이 창작의 기본이 무시된 채, 지나치게 이론과 개념만 난무한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는 작품이 유행처럼 흘러가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탄탄한 구상력에 충실하고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리지 않은 채 손끝의 힘, 특히나 기본기에 충실한 김영우는 동시대에 보기 드문 조각가이다.

김영우_사람 사람들-1304_F.R.P_148×263×63cm_2013
김영우_사람 사람들-1306_F.R.P_173×60×50cm_2013

그는 스스로가 삶의 기쁨과 슬픔, 즐거움 등 다양한 모습을 가볍고 유쾌하게 보여주기를 원한다. 일상에서 마주한 사람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가족의 모습이나, 달려가는 군상, 앉아 있는 노인들의 모습, 우산을 쓴 군상 등, 작품의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왜냐하면 인간의 삶의 모습은 다양하기 때문이다. 일상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되, 인간을 향한 작가의 따스한 시선이 작품에 담겨 있다. 때론 고개 숙이고 삶에 짓눌려 우울한 표정도 짓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얀이를 드러내고 웃는 작품처럼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는 '해학' 그 자체이다. 힘겹고 고된 삶일지언정 행복함과 즐거움, 그리고 긍정의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작품 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대로 가벼운 마음으로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작품 앞에서 마음껏 즐기길 기대해본다.

박동윤_Affectionate Things201406_캔버스에 실크, 한지_162×70cm_2014
박동윤_Affectionate Things201502-Present_아크릴 상자에 한지, 실크_130×80×20cm_2015

박동윤의 "애정이 깃든 사물들"에 대하여 ● 박동윤은 오랫동안 '한국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해 온 작가다.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초창기 작업에서는 동판화기법으로 한국성을 대표하는 전통문양이나, 도자기, 문자 등의 도상을 화면에 등장시켰다. 그간의 판화작업은 그의 성실함과 작업에 대한 끈기, 그리고 열정을 담아낸 것들이었다. 이러한 그의 한국성에 대한 화두는 2000년대 초반에 접어들면서 장르의 변화로 적극적인 고민의 흔적을 담아내게 되었다. 판화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세계는 기하추상에 가까운 회화작업으로 선향하다가, 최근에는 한지 자체만을 이용한 일종의 꼴라쥬(collage)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박동윤_Affectionate Things201318_캔버스에 한지_90×90cm_2013

한지 꼴라쥬 작업이 처음 시도된 2000년대 초반에는 유화안료와 한지를 믹스하면서 수직과 수평으로 완성되는 기하추상의 화면을 만들어 냈다. 이러한 실험이 여러 차례 진행된 후, 최근에는 색이 있는 한지를 이용한 반부조 형식을 갖추게 된 것이다. 박동윤의 작품의 특징은 색한지 자체를 화면에 바르거나, 견고한 입체 큐빅을 만들어 이를 다시 화면에 부착한다. 그러니까 평면이 입체화된 반부조적인 회화의 형식으로 공간적인 개념을 아우르고 있다. 이러한 부조적인 회화 작품은 한지 표면의 질감과 색채가 어우러져 독특한 화면을 이룬다.

박동윤_Affectionate Things200814_캔버스에 한지_227×110cm_2008

작가가 시도한 기하추상적인 화면은 서구의 추상회화와 연관성이 있지만, 한국의 전통조각보와도 닮아 있다. 한복을 짓고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해 만든 조각보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검소함이 그대로 나타나는 생활용품이었다. 조각보는 쓰다 남은 천조각을 이용하기에 그 문양은 자연스럽게 수직과 수평으로 이루어지는 형태로 나타나고, 그 색깔은 전통 오방색(五方色)을 비롯하여 다양 컬러가 어우러져 있어 우리 선조들의 미의식을 엿볼 수 있는 전통 문화유산이다. 수직과 수평으로 이루어진 20세기 대표 추상회화인 몬드리안(Piet Mondrian)의 작업과 이러한 조각보가 유사성이 있는 것은 흥미로운 지점이다. 작가는 이처럼 한국 전통미 안에서 지극히 서구식으로 모던한 이미지의 접점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박동윤의 작품이 전통 색한지를 이용한 기하추상 꼴라쥬로 나타나는 것은 그간의 한국성에 대한 오랜 고민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겠다.

박동윤展_갤러리 ȣ_2009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층 더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평면에서 시작된 기하추상적인 이미지가 반부조적인 화면으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 한지라는 매체를 적극 활용한 입체작품을 선보인다. 「Affectionate Things201502-Present」는 한지를 이용해 작은 상자를 만들고 그 안에 비단으로 만들거나 끈으로 묶은 꾸러미들을 아크릴박스 안에 가득 담아 놓은 실종의 설치작품이다. 박동윤이 오랫동안 고수한 작품제목 "애정이 깃든 사물들"처럼 그 안에는 작가가 소중히 생각하고 아끼는 것들인 한국적인 것, 전통의 현대화하는 사명, 그리고 창작 활동 자체에 대한 애착과 사랑이 가득 담겨 있다. 화려한 원색의 색채와 명료하고 단순한 이미지, 강렬한 메세지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박동윤의 작업은 초창기 판화작업에서부터 시작된 한국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집약된 작품이다. 30년 가까운 시간을 꾸준하게, 성실하게 작품에 몰두한 박동윤은 새로운 도약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간의 노력이 또 어떻게 꽃을 피워낼지 앞으로의 작품세계가 기대된다. ■ 고경옥

Vol.20150203b | 사람 사람들/애정이 깃든 사물들-김영우_박동윤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