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조건

Qualification Of Artist展   2015_0203 ▶︎ 2015_0215 / 월,공휴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김내영_김수연_김현우_류용호 이보영_이은혜_이지연_이정명 박지혜_박혜원_한태리_홍우중

주최 / 서울특별시_세종문화회관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공휴일 휴관

꿈의숲 아트센터_드림갤러리 DREAM FOREST ARTS CENTER_DREAM GALLERY 서울 강북구 월계로 173(번동 산 28-6번지) Tel. +82.2.2289.5401 www.dfac.or.kr

인간의 조건이라는 TV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가수와 개그맨 아나운서들이 함께 나와 일주일을 동거하면서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며 생활하는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웃기고, 가끔 감동인지 계몽인지 알 수 없는 메시지까지 전달하는 무난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전기 없이 살기, 휴대폰 없이 살기, 쓰레기 없이 살기, 자동차 없이 살기 등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삶의 필수 조건이 되어버린 문명의 발명품들과 남겨진 사물들을 통하여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동시에 인간의 조건을 만드는 삶의 태도에 대한 성찰까지 옵션으로 제안한다. 결국 인간이란 부족한 삶을 통하여 반성하고 성장하는 동물인 셈이다. 말하자면 인간의 진화란 늘 삶을 개선시키는 방향으로 길을 열어왔고 그 덕분에 우리는 지금 누워서 이역만리의 타인과도 대화할 수 있는 편리한 삶을 살고 있다. 멀리 떨어져서 그리운, 이민을 갔거나 유학 간 친지나 친구들의 안녕을 늘 궁금해 하던 인간의 불안감, 소식을 알지 못하는 불편한 심정과 이를 해결하려는 욕망이 유선전화를 넘어 휴대폰이라는 편리를 발명했으리라. 무릇 인간이란 불편을 참지 못하고 불편을 메울 대안들을 만들어 내며 살고 있다. 작가도 인간인지라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하지만 작가의 불편은 일반적 불편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태생적으로 삶에 대한 고민이 다르고, 그 다른 고민들의 해결점으로 제안한 작업들이 상식을 넘는 다양한 상상력의 수행 의지를 만들고, 결국 작업의 결과물들은 상식을 파괴하거나 전복하고, 또는 상식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제 예술가의 불편은 작업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새로운 상식이 되는 인간의 조건을 만들어 낸다. 결국 작가의 조건은 상식이나 제도적 관성에 익숙한 인간의 조건을 흔들어 새로운 인간의 조건을 만드는 조건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 '작가의 조건'이라는 전시에 참여한 12명의 작가들은 어떤 방식으로 인간의 조건을 흔들고 있는 것인가? 이제 갓 대학원에서 공부를 시작하거나 마친 초짜 작가의 눈에 비추어진 작가의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작가되기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쉽지 않은 현실에서 작가들은 스스로 설정한 작가의 조건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작가의 조건에 대한 참여작가 인터뷰_스틸 이미지_00:23:24_2015

작업이 삶의 반영이라는 말을 떠올리면서 이들의 작업에 담겨있는 가능성에 희망을 갖는다. 물론 관심과 고민이 시대적 감수성과 패러다임에 여전히 발목 잡혀 있어 작가가 갖고 있는 독립적인 문제의식과 감각들을 예민하게 견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결국 이를 해결할 능력 또한 작가가 개별적으로 풀어야 하는 작가되기의 과정이다. 문제는 작가가 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것 보다 중요한 자신의 삶의 성찰과 작업이 분리되지 않는 용기 있는 경험과 그 과정을 믿는 태도의 연마이다. 예술계를 배우고 익히기보다 예술계를 마주하는 배짱과 스스로를 작가로 세우기 위한 칼날 같은 심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동시대의 현실을 냉정하게 읽고 사유하며 자신의 작업이 가야될 길에 대한 수행이 함께 해야 한다. 삶과 작업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은 삶의 고민과 문제의식 속에서 나를 세우는 일이다. 이때 일어선 나는 이미 작가라는 신분에 맞는 사회적 태도를 갖고 있을 것이다. 타인의 말을 잘 듣되 함부로 흔들리지 않고 사회에 대하여 발언할 때 졸렬하지 않으며, 부와 명성보다는 명예로운 작업적 삶에 행복할 수 있고, 스스로 만든 작업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인간의 조건에 통로를 내면서 상식과 제도의 관성을 흔들며 새로운 삶의 영역과 가치에 대한 인간의 조건을 확장시킬 것이다. ● 결국 작가의 조건은 작가의 삶을 통한 성찰에서 길어오는 빛나는 작업의 가치가 만들어 준다. 때문에 어떠한 삶을 사느냐가 어떠한 작가를 만드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전시를 앞두고 새삼 눈앞에 던져진 작가의 조건이라는 화두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혹 실수와 실패가 작가의 조건이라는 전시의 과정에 존재하더라도 이 역시 작가의 조건에 합당한 경로이다. 꼭 그렇게 작가가 되기를 기원한다. ■ 김월식

김내영_sleeping girl_캔버스에 유채_91×116.8cm_2014

김내영은 살면서 품어 온 이런저런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보통의 순간을 재현한다. 이번 작품에 연속적으로 등장하는 '자는 사람들'은 작가가 더 나은 삶을 위한 '무언가'를 규명하기 위해 설정한 일종의 조건이다. '잠'은 눈이 감긴 채 의식 활동이 쉬는 상태로써, 누구나 잠을 자는 동안에는 모든 신체적/정신적 활동의 흐름이 단절되는 경험을 마주한다. '잠'은 정상적인 신체활동을 위해 행해져야 할 필수적인 활동이지만, 종종 '나태함'이나 '게으름'의 산물로 내비쳐지기도 한다. 작가는 삶을 사는 데 필요한 기본적 행위지만 그마저도 사치로 여기는 최근의 분위기에 관해 물음을 갖는다. 이 물음은 잠든 사람을 연속해서 그리거나, 여러 사람의 잠든 모습을 그리는 등, 지속적으로 '잠든' 사람을 탐구하는 과정으로써 발현한다. 그렇다고 탐구의 결과물이 물음에 대한 뚜렷한 해소나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 줄거라 믿거나 바라지는 않는다. 지난 날의 경험으로 늘 이러한 원초적 질문들은 특별한 답이 없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작업은 'NO답'으로 불리우는 모든 물음들. 늘 쉽게 찾을 수 없던 더 나은 삶을 위한 무언가, 그것을 찾기 위한 모든 시도, 노력, 도전을 탐색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또한 지난 날 그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늘 모든 것을 그저그런 상태로 남겨 놓았던, 보편적이고 평범했던 '미완성의 나'에 관해 되돌아보는 과정이기도 하다. ■

김수연_The girl III_장지에 채색_45.5×45.5cm_2011

나의 작업에는 소녀들이 등장한다. 작업 속 소녀의 특징은 어린아이와 성인여성의 중간적이고, 애매모호한 이미지를 동시에 드러낸다는 점이다. 나는 이를 두 가지의 의도로 설명하고 싶다. 첫 번째로는 초현실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무의식의 세계, 실제 현실 속에 실존하는 의식 세계의 2차원의 의미를 결합이다. 두 번째로는 실존하는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고 순수한 소녀로 회귀하고 싶은 저항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 이다. 이에 따르면 "소녀"는 자기반영의 대상이며, "캔버스"는 무의식의 공간,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의 공간이다. 모든 인간은 성인이 되면서 기존의 제도와 관습에 익숙해지고 이를 따라가면서, 사회가 원하는 기성 인격체로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성인이 되면서 과거 어린 아이시절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고, 역설적으로 때로는 그 순수함이 기성 사회를 살아가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 사람들은 획일화되고, 정형화된 산업화된 사회에서 그들 각자의 마음속에서 환상의 세계를 간직하고 있다. 나는 작업 속 "소녀"를 통하여 기성사회, 현실세계에 반하지만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초현실적인 자아를 표현하였다. 실재의 정형화된 일상적 삶과 공존하는 무의식적 속의 무질서하고 무의미한 공간은 서로 이율배반적이고 모순되지만, 함께 존재하는 변증적인 관계인 것이다. ■ 김수연

김현우_70년대에 바침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김현우는 작가로서의 저항에 대한 작업을 한다. 세상에 대해 무력한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자조에서 시작된 자기반성적 작업들은, 작가로서의 자신과 '저항' 자체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발전하였다. '나는 저항하고자 한다. 그런데 왜, 무엇에, 어떻게 저항하고자 하며, 하여야만 하는가? 나는 어째서 피상적인 태도로 저항을 동경해왔는가?' 라는 고민과 질문이다. 그러한 사유의 흔적은 구체적 현상에 대한 저항, 기성세대에 의해 전유된 저항의 상징을 고의적으로 왜곡하는 것, 새로운 저항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등 다양한 갈래로 드러난다. ■

류용호_무제_혼합재료_130×90cm_2013

사물을 생각 이전의 상태 혹은 문명 이전의 상태로 인식하며 캔버스에 펼쳐지는 작용들이 어떤 의미와 의도로써 놓여 지는 것이 아니라 우연과 자연스러운 일어남에 의해서 다채로운 선과 면 그리고 질감으로써 드러나게 한다. 그리고 그렇게 일어나는 공명 또는 파생되는 낯선 이미지들이 주는 신비감에 뉘앙스에 주목 한다. ■ 류용호

박지혜_가장자리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박지혜는 쌓아 올려 반복하는 행위가 무언가를 끊임없이 기원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들고, 또한 삶과 예술을 긍정하는 손짓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이러한 쌓아 올리는 이미지가 작품 안에서 견고한 형상을 만들어낸다기보다는 오히려 비워지고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우리의 삶 같이 결국은 없어지지만 잡을 수 없는 그 너머의 무엇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무수히 쌓아 올린 것들이 끝내 비워지고 사라지는 느낌이 될지라도 이 순간을 붙잡으려는 손짓, 행위가 예술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이야말로 삶에서 예술이 가진 빛이다. ■

박혜원_무제_캔버스에 유채_116.5×91cm_2015

박혜원의 작업은 작가로 성장하기 위한 자기 자신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서 자화상 제작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문자 그대로의 자화상을 그리는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한 주관적 해석을 주변의 사물과 공간에 대입하여 바라보며 '대안적 자화상(본인의 단순한 자화상이 아닌 감정과 이미지를 다른 것이 대체함)'을 그리고 있다. 자화상이 외적인 것보다 내적인 표현양식이라 할 때, 그림에 담겨진 장소는 작가의 심리적 의미의 축적을 반영하고 작가에게 상징적 가치를 갖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매우 주관적인 시선으로 감정을 담아 다른 사물이나 공간을 통해 자신을 표현해보려는 것이다. 박혜원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자신이 하고자 하는 작업에 대한 깨달음을 얻고 작가로서 나아가길 희망한다. ■

이보영_감각적 도구들(sensory tools)_캔버스에 유채_130.3×97cm_2015

"나는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감정에 얽매여 공상을 하곤 한다. 대화나 사건을 통해 사람의 심리를 훔쳐보는 행위는 내가 헤아릴 수 없던 내 자신을 그 사람을 통해 투영시키는 방법 중 하나이며, 무의식적으로 공감하고 소통하는 시도이다." (이보영)이보영은 작업 속에 라인과 레드박스를 등장시켜 화면 속의 무의식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흔히 피상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또 다른 관점의 아름다움을 대입한다. 그것은 사람들이 대게 지양하는 공포나 우울함 속에서 파생되는 감정을 자유 연상하여 만들어진 어두운 아름다움에 대한 것이다. 어릴 적 죽음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하면서 운명에 속박당하고 무의식 속에 갇혀있는 인간상을 주로 표현하게 되었다. 자유의지를 잃은 심리적 불안감과 자유의지를 향한 갈등을 한 화면 속에 구성하면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불안감과 잘 표현되지 않는 내면 속의 무거운 사건들의 이중적인 감정을 의미가 있는 사물들로 끄집어내어 그 안에 존재하는 어두운 아름다움을 찾는다. 그 이유는 작업을 하면서 느낀 일반적인 아름다움 보다 숨기고 회피하고 싶었던 무의식 속 어두운 이면의 모습과 그 안에 담겨 있는 숨겨진 진실들이 아름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벌거벗고 날 것 같은 붉은색처럼 순수해 보인다. ■

이은혜_staff only 20°c_캔버스에 유채_130.3×80.3cm_2014

이은혜의 작업은 '온도'이다. 그는 직접 찍은 사진을 통해 작업을 이루어간다. 그리고 그의 일상이라는 큰 틀 안에서 사진을 찍는다. 정지된 스틸 컷 안의 온도는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때로는 동적이고 연속적인 몽상들을 만들어낸다. 작품도 몸처럼 온도를 잴 수 있다면, 꽉 막힌 답답한 순간에 뜨거운 온도를 느낄 수 있고 차가운 공간 속에서 꿈틀거리는 미열을 동반하는 듯 느껴지고 밤이 오는 순간에도 뜨거운 열은 가시지 않으며, 불빛의 열기는 새벽이 올 때까지 빠져나갈 곳 없이 대기 속을 채우고 있다. 또한 실내와 실외에서 전개되는 이곳에서 온도를 경험하게 한다. 색채는 살의 덩어리로 자라나서 숨 막히게 공간을 짓누르고, 비어있는 곳을 꾸역꾸역 채우며 자신의 공간을 확장해 나간다. 차가워지는 밤의 온도를 뒤로 하고 이제 집으로 향하는 순간에 모든 것이 녹아 없어지더라도 그가 기억하는 공간 안에서 세상은 하나의 형상으로 시작되어 연결되어 있듯이 고리에 고리를 걸어 그의 사적인 영역으로부터 출발하고 소통하는 모든 것들로 하나씩 뻗어 나가고 있다. 어느 순간 생각지도 못하게 찾아와서 그의 한 부분이 되었고 사적인 영역으로부터 출발 하는 것은 무의식의 표출이자 보이지 않는 관계 속에서 타인과 소통하려 하는 마음과 경험했던 어느 한 부분의 사건들이다. ■ 이은혜

이정명_Handmade Door_캔버스에 유채_145.5×112cm_2014

이정명의 작업은 동물로써의 사람이 아닌 조금 더 고차원적인 인간으로써의 모습만을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이미지를 새로 재현해 내는 것이다. 단편적인 하루의 일상, 정물에서의 느낌이 아니라 인간을 신격화 하면서 그것을 비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조금 더 서사적인 느낌으로 나타내고자 한다. 그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문'이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들어 낸) 정물들은 각기 다른 주제를 가진 정물이 아니라 쌓아올려지면서 나타나는 문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하나의 조각들이다. 허나 이정명은 작품에서 그것들의 역할은 단순한 조각들일 뿐이지만 현실에서 어떠한 정물들은 개인에게는 어떤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자 한다. 아울러 작품의 이미지에서 나타나는 문의 형상을 통해 '우리가 만들어낸 그 문을 열고 들어갈 수는 있는 것인지, 들어가고자 하는 것인지, 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점을 가지고 우리들의 삶과 행동에 대해 한번 더 고민하고 탐구해 볼 것을 부탁한다. ■

이지연_resemble_장지에 채색_115×90cm_2009

시간의 형상을 일직선상의 흐름으로 나열시켜 인식하는 것은 지구상 인간들뿐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시간을 과거, 현재, 미래로 나누어 생각하지만 우리가 숫자로 순서를 부여한(수치화한) 과거, 현재, 미래는 무한한 시공간을 채우는 퍼즐 한 조각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오늘을 사는 매 순간은 과거가 되고, 그 순간 동시에 미래를 살게 되는 것이다. 어떤 이는 과거를 회상하며 행복해하고 어떤 이는 미래를 꿈꾸며 희망을 품는다. 우리들 대부분은 어릴 땐 시간이 빨리 흘러가길 원하며 어른이 되길 추구하고,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길 바라며 죽음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리워하는 과거나 희망하는 미래는 결국 어느 현재이다. 이지연은 우리가 어느 특정 시기를 지나치게 미화하거나 폄하하면서 현재를 외면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들 자신에게 묻고자 한다. 이지연의 작품 속에서는 과거와 미래는 있지만 현재는 없다. 결국, 현재의 중요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꽃을 통하여 인생은 매 순간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였고,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 추구와 존재는 계속된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 이지연

한태리_불안한 안식처_장지에 먹_72.5×92cm_2014

한태리의 작업은 현실에서의 무거운 걱정을 온전히 잠재울 수 있는 곳 즉, 침실에서 '불안'의 모습을 포착한다. 잠이 든 후에야 꿈 속에서 유일하게 안식한다는 그의 경험에서 비롯되어 침실 풍경 속 이불은 꿈과 현실이라는 두 세계 사이의 경계로 발견된다. 이불 속 꿈이 주는 안식에 매료되어 나오지 못한 채 의지할수록 현실세계는 점차 멀어져 가고 결과적으로는 불안함을 낳았다. 이불은 안식을 누리기 위한 꿈의 세계로 가는 통로이자 현실로부터 떨어트려 불안의 몸집을 부풀리는 유발인자로 존재한다. 다시 현실과 가까워지기 위해 이불 속에서 벗어나 거리를 두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그와 한 몸에 들어있던 불안은 차차 하나의 타자他者가 되며 그에게서 분리된다. 이 같은 일련의 경험과 과정은 결국 경계와 불안을 표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불은 불안한 안식처가 된다. 익숙하게 마주치는 풍경 속에서 대상을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한태리의 태도는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끊임없이 탐구하는 작가의 조건을 충족시킨다. ■

홍우중_footage_미디어_00:05:00_2014

홍우중의 작업에는 새로운 미지의 공간이 연출되어있다. 각각의 공간은 우리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의 공간이고 상상 속 공간의 한 부분을 떼어 연출한다. '지구 밖의 세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라는 어릴 적 상상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우주라는 공간과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하는 현실적인 고민들과 함께 우주 공간에 대한 추억 그리고 내가 상상해왔던 우주 공간을 표현해본다. ■

Vol.20150203c | 작가의 조건 Qualification Of Artis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