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or Nothing

이은경展 / LEEEUNKYUNG / 李夽京 / mixed media   2015_0204 ▶︎ 2015_0210 / 2월 3일 휴관

이은경_CHANEL-No2_합성수지에 우레탄도색_45×35×22cm_20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제4회 갤러리 이즈 신진작가 창작지원 프로그램 선정작가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2월 3일 휴관

갤러리 이즈 GALLERY IS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2-1(관훈동 100-5번지) Tel. +82.2.736.6669 www.galleryis.com

물신에게 바치는 패러디 ● 이은경의 작품에 드러난 현대인의 솔직한 욕망-산업혁명부터 시작된 산업화와 기계화의 흐름은 물질우선의 가치전도 상황 속에 오히려 인간이 소외당하는 모순을 만들어냈다. 기술-물질만능주의가 양적 풍요의 지붕 밑에서 행복을 누리리라 믿었던 유토피아적 환상에 불과했음을 깨닫고 기존 관념의 해체 및 대안, 환경 등 새로운 가치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 21세기로 넘어오는 기로에 선 새로운 흐름이었다. 하지만 모든 가치를 물질로 환산하려는 근대의 뿌리 깊은 그림자는 아직 채 걷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이성은 대안을 향하면서도, 욕구는 아직 물질문명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작가 이은경은 이러한 이중성에 자리한 물질에 대한 욕구를 감춤 없이 있는 그대로 드러내려 한다. ● 이은경은 한 가지 대상에 담긴 현대인의 이중적 욕망을 드러낸다. 이중성의 표현에 있어 그가 사용하는 일관적 어법은 패러디이다. 패러디는 그 모방함에 있어 원래의 것과 대조되는 텍스트를 병치하여 발생하는 아이러니에 의해 의미를 형성하게 된다. 패러디의 특징은 원작에 대한 존경심에 찬 경의와 아이러니컬한 경멸이 조화된다는 점인데, 그것이 바로 이은경이 자신이 생각하는 현실을 드러내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작품의 소재가 된 원래의 텍스트들에 특징적인 몇 가지 요소의 왜곡을 더해 흥미로운 대비를 만들어 보여준다. 이은경의 작품은 재미있다. 감상자가 으레 갖고 있는 선입견들을 과감히 비틀기 때문이다. 또 거침없이 솔직하다. 그는 사회적 윤리가 강요하는 물신주의 비판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것임을 인정하고, 그러한 견해를 드러내는 데 망설임이 없다. 때문에 우리는 이은경의 재미있는 작품의 이면에서 우리 스스로의 가려진 욕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은경_CHANEL-No5_합성수지에 우레탄도색, 아크릴판, LED조명_80×80×22cm_2014
이은경_CHANEL-No4_합성수지에 우레탄도색, 아크릴판, LED조명_80×80×22cm_2014
이은경_Chanel Bag_설탕, 혼합 재료_16×23×10cm_2014
이은경_루이비똥_합성수지, 합성피혁에 아크릴채색_가변설치_2008
이은경_신「新」데렐라(New Cinderella)_아크릴_2.8×9×9cm_2008
이은경_Bad Angel_C 프린트_76.2×101.6cm×2_2014
이은경_Catcher_C 프린트_300×200cm_2014
이은경_The Man with a Catcher's Mitt_C 프린트_80×100cm_2014

우리는 그의 작품 속에서 보이는 과감한 비속함을 일견 작가의 풍자적이고 비판적 시각이라고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시각은 윤리적 당위성에 세뇌된 우리의 선입견 일지도 모른다. 작품에 나타난 비속함은 바로 우리 모두에게 내재된 욕구를 끄집어내 단지 드러냈을 뿐이다. 우리는 이은경의 작업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감춰진 욕망을 겉으로 드러내는 팝아트적인 것으로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은경은 자신이 현대를 사는 보편적인 여성임을 자각한다. 대량생산물과 브랜드제품, 우리의 삶을 이루는 여러 물질에 대한 존중 없이 우리는 하루라도 문명사회의 인간답게 살 수 있을까? 그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할 것이다. 현대인은 누구도 물질적인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매일 매일의 일상에서 온갖 물건에 둘러싸여 있으며,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수치로 환산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우리의 현재를 둘러보자.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물음에 '소유한 집과 차' 로 대답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고, 삶의 만족과 행복, 결혼할 상대와 아름다움마저 수치로써 이야기 할수 있는 시대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욕구, 그것을 쉽게 거부할 수 없다면 한번 마음껏 긍정해보자. 엉켜있던 우리 내부의 이중성이 이은경의 작품을 통해 잠시나마 위안을 얻고 숨이 트이게 될 것이다. 혹은 어쩌면 산업사회에서 소외된 인간 실존의 자화상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어쩌겠는가. 누구에게도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것이다. ■ 임동현

Vol.20150204a | 이은경展 / LEEEUNKYUNG / 李夽京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