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진 초상

김선혁展 / KIMSUNHYUK / 金善奕 / sculpture.painting   2015_0205 ▶︎ 2015_0404 / 일,월요일 휴관

김선혁_A movement to be modest_낙엽, 쿨링팬, 철_140×25×25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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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혁 홈페이지_www.sunhyuk.com

초대일시 / 2015_0205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월요일 휴관

Galerie Oneiro 7 bis - 9 rue du Perche, 75003, Paris Tel. +33.(0)6.4937.8778 www.oneirogallery.com

인간에 대한 사색 ● 김선혁은 우리가 어디서 왔으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그가 진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구도자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멈출 줄 모르는 욕망을 키우는 인간을 비판한다는 점에서는 날카로운 비평가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흔들리는 나뭇잎과 같은 존재이며, 언제 떨어져 나갈지 모르는 위태로운 현실 속에 살고 있는 존재로 자리매김 된다. 이같이 진리를 잃어버린 인간이 어떻게 방황하며 살고 있는지 추적하는 것이 그의 작품의 밑바탕에 흐르고 있다.

김선혁_A portrait of authority_시멘트에 아크릴채색_155×122.5×3.5cm_2014
김선혁_A portrait of authority_시멘트에 아크릴채색_155×122.5×3.5cm_2014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한 인식은 그의 작품에 골고루 편재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Naked Portrait」 연작에서 표현되는 인간형상은 인간이라는 허물을 벗겨낸 후 혈관으로 이루어진 모습으로 재구성된다. 얼핏 식물의 줄기나 뿌리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곧 그것들이 금속선재로 만들어진 인체조각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의 작품들은 주제에 맞추어 연약함과 불완전성을 강조한다. 「Naked Portrait 1」에서 나무형태를 한 인간은 바람이 불면 금세라도 휘어지고 쓰러질 것 같은 존재로 묘사되며, 「Naked Portrait 2」에서는 나락에 떨어지는 모습으로, 「Naked Portrait 4」에서는 바닥을 힘겹게 기어가는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 그런 연약함과 불완전함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것은 현대의 소비지상주의를 떠올리게 한다. 소비지상주의는 정신없이 보물을 좇지만 정작 그 보물을 누릴 줄 아는 능력을 앗아간다. 그런 문화에서는 모든 것이 일회용에 불과하다. 현대인은 자신의 것을 누리기보다는 내게 없는 것을 마치 신앙처럼 좇는다.

김선혁_Naked Portrait 2_스테인리스 스틸에 에나멜 아크릴채색_134×120×60cm_2014
김선혁_A monument of the limit and futility_스테인리스 스틸, 혼합재료_197×84×39cm_2014

「A monument of the Limit and Futility」 역시 그런 인간상을 제시한다. 이 작품은 안간 힘을 다하여 위로 올라가는 자와 그것을 도와주는 자가 눈에 띈다. 거의 정상에 도달한 것 같은 자는 사실 끊어지기 일보직전의 가지 하나에 매달려 있다. 위에서 손을 놓아버리면 그간의 보람도 없이 추락해버릴 것만 같다. 언뜻 생각하면 이 작품은 가까스로 정상에 올라 성취에 가까워지는 듯 해 보이지만, 실은 그 노력 뒤에 찾아 올 허무함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다. (중략) 그의 작품은 이렇듯 욕망의 포로가 된 현대인의 초상을 날카롭게 비판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성찰하게 만든다. ● 그렇다고 모든 것이 절망적이지는 않다. 「A movement to be modest」에서는 수북이 쌓인 낙엽 속에서 꿈틀거리고 나오는 새 싹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순환구조와 그것의 경이를 보여주고 있다. 새싹은 더 많은 것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들을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있을 때 비로소 깨달아지는 것임을 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의 작품에 흐르는 기본 정서는 네덜란드의 철학자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à Kempis)가 언급한 '세상의 영광은 덧없다'(so passes worldly glory, Sic transit gloria mundi)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이 말은 세속의 삶이 덧없기 때문에 자포자기 하라는 뜻이 아니라 익숙한 안락함을 떨쳐버리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향해 도전하라는 역설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즉 현실의 한계와 인간의 필멸성을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유토피아를 믿고 그것을 위해 싸워 가는데 밑거름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중략)

김선혁_From petty things_철에 에나멜, 아크릴 채색_95×51×38cm_2014

김선혁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좀체 만족할 줄 모를 뿐 아니라 불평하는 삶을 버리고 진리를 통찰하는 것이 우리네 인간의 생활리듬에 어울린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외형적으로는 풍요로운 것 같은데 만성적인 결핍감에 시달리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현대인의 환부에는 아이러닉하게도 불만족이라는 딱지가 앉아 있다. 호수에 물이 가득하여 너무 흡족하다보니 그 물의 수원지가 메말라가는 것을 미처 보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의 작품에서 엿보이는 흔들리는 인간의 형체, 즉 상처입고 실의에 빠지며 추락하는 인간은 이를 웅변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함축적인 표현과 어울려 한층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 서성록

김선혁_Naked Portrait 4_스테인리스 스틸_94.5×196×115cm_2014

Meditation on Human Being ● Sun-Hyuk Kim strives for answers to fundamental problems like where we came from and how we should live. He seems to be a seeker of truth, but on the other hand, he is also a keen critic who criticizes the human being of unstoppable desire. According to him, man is a trembling leaf in the wind, positioned as an existence living in a dangerous reality which is always ready to collapse. Tracking the wandering man who has lost the truth permeates all throughout his artworks. ● Awareness of human imperfection is generally woven into his artworks. Especially, the human-form expression is recreated as exposed blood vessels without the skin called 'human being' in 「Naked Portrait」 series. It looks like stems or roots at first glance, but a closer look reveals that it is actually a human body sculpture made of metal materials like pipes and wires. Sun-Hyuk Kim's works emphasize the fragility and incompleteness of human nature. A tree-shaped man is about to fall in the wind in 「Naked Portrait 1」, falling into the bottomless pit in 「Naked Portrait 2」 and described crawling along the floor with great difficulty in 「Naked Portrait 4」. Where do the fragility and the incompleteness come from? They reminds us of the modern consumerism. Consumerism makes us follow a treasure frantically but it also takes our ability to enjoy the treasure away from us. Everything becomes disposable in a culture like this. Modern people pursue what they do not have as if it is a religion rather than enjoying what they have. ● 「A monument of the Limit and Futility」 displays that human character as well. This work shows a man struggling to climb up and the other man helping him. Even though the man seemsto be reaching the summit, he is actually holding a branch that is about to break in a moment. It seems obvious that he will fall in vain at a moment of losing his grip. You might think that this work is about a man barely reaching the summit for achievement. In fact, however, it is about a paradox that the futility will eventually come to him after all his effort. Sun-hyunk Kim's work influences us to meditate on our lives since he sharply criticizes the modern people who have become prisoners of desire. ● Nevertheless, not everything is hopeless. 「A movement to be modest」 shows life and death, cycle of revival and itsmarvel through a sprout shooting up in the dead leaves. The sprout may suggests that those values can be realized only when you take pleasure in what you have now rather than desiring more. ● The basic sentiment of Sun-hyuk Kim's artwork reminds me of Dutch philosopher Thomas à Kempis's quote, "so passes worldly glory, Sic transit gloria mundi." This quote has a paradoxical implication that we should dispel the familiar comfort and challenge for the meaning of our lives instead of abandoning ourselves to despair in a vain secular world. That is, understanding the limits of reality and the mortality of human beings would be a real foundation of the struggle for our own utopia. The message of Sun-hyuk Kim is clearly obvious. We ought to abandon the life which was full of complaints and dissatisfaction. Instead, we must gain a deeper insight into the truth, and this is what really fits for the rhythms of human life. We often see people suffering from the chronic pain of deficiency despite of their outwardly rich lives. A scab called 'dissatisfaction' is formed over the wound of modern people. This irony is just like a phenomenon that they are satisfied with the water filled in a lake without noticing the decrease of upriver water. The unstable form of human being displayed throughout his artworks- the falling man who is hurt and despondent- is illustrating such an irony eloquently. This is a moment that his keen insight shines with those connotative expressions. ■ Seo, Seongrok

Vol.20150205a | 김선혁展 / KIMSUNHYUK / 金善奕 / sculpture.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