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풍경 Gorgeous Landscapes

양혜숙展 / YANGHYESOOK / 梁惠淑 / painting   2015_0212 ▶︎ 2015_0226 / 2월18,19일 휴관

양혜숙_When I stayed somewhere..._혼합재료_97×162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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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일요일_12:00pm~05:00pm / 2월18,19일 휴관

갤러리 담 GALLERY DAM 서울 종로구 윤보선길 72(안국동 7-1번지) Tel. +82.2.738.2745 www.gallerydam.com cafe.daum.net/gallerydam

갤러리 담에서는『화려한 풍경』이라는 제목으로 양혜숙 전시를 마련하였다. 작품의 대부분은 황량한 도시 외곽의 잡초만 우거져 있고 멀리서 공사중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다리 차와 출입을 금하는 붉은색 깃발들 혹은 펜스들이 보인다. 덜 정리된 공사흔적이 보이는 장면이 대부분이고 사람들이 정주하기 위해 뭔가가 공사가 진행될 조짐만을 예견 하고 있다. Echo라는 제목의 작품에서도 그 어디서도 산이 있어 그 소리를 전달해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가 버렸던 혹은 도시개발이라는 미명하에 개발 방치되어 풀들만 우거진 풍경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한다. 멀리 산업도로로 보이지만 여전히 방치되어 풀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군중 속에 익명의 자아처럼 우리의 모습일 수도 있다. 신도시 개발지역에서 느끼는 이전의 삶의 시간들은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을 위해 황폐화시켜 버린 흔적들에서 작가는 역설적인 화려함을 느끼고 있다. ■ 갤러리 담

양혜숙_Echo_혼합재료_117×91cm_2014

나르시수스의 비극이 '바라봄'에서 시작된다면, 이 '바라봄'의 문제는 응시 이상의 의미를 내포한다. 물에 비친 실체 없는 희망, 그림자에 불과한 것을 사랑하게 된 나르시수스..., 황폐하고 적막한 의미 없는 사소한 풍경을 사랑하는 나... 어떤 연관도 없어 보이지만 이 둘은 '바라봄'이라는 행위와 연결된다. 멋지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자아와 쓸쓸하고 황폐한 풍경을 좋아하는 자아를 더블링(doubling)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또는 양가(ambivalence)성으로 파악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미제로 남아 있다. 단지 이 시점에서 내가 추측할 수 있는 무엇은 내 안에 동일자의 사유와 타자성의 사유가 겹쳐 있다는 것이며, 그것이 무엇이든(타자성의 사유가 무엇이든) 때때로 그것이 롤랑 바르트의 풍크튬(punctum)처럼 나를 교란시키는 얼룩으로 남아 있다는 점이다.

양혜숙_Between 5 and 6 p.m_혼합재료_73×91cm_2014
양혜숙_Echo_혼합재료_91×117cm_2014

나는 일상의 파편과도 같은 사소한 풍경들을 그린다. 그저 그런, 특별함이 없는 어디에나 있을 풍경들은 친밀한 동시에 낯선, 그래서 불안하고 섬뜩하다. 나는 풍경을 본다. 동시에 나는 풍경에 의해 노출되고 보여지고 있다. 무엇이 나를 그러한 풍경들과 대면하게 하는 것이며, 그러한 풍경들에 의해 보여지도록 하는가? 이는 미제로 남아 있는 그러나 해결해야 할 (해결불가능성을 가진) 문제처럼 남아 나의 또 다른 틈을 만들어 준다. ● 나는 나를 둘러싼 주변의 공간들을 이미지화하고 있다. 그들은 아름다운 자연이나 인물 또는 하이테크롤로지와 연관된 세련된 형식의 예술이 아닌 적막한 풍경들이다. 매우 쓸쓸하고 상실된 느낌을 자아내는 과거의 풍경들과 역시 불안해 보이는 현재의 풍경들에 이르기까지 공통적으로, 알 수 없는, 해석하기 어려운 무거움이 작품들 전체의 아우라로 작용한다. 그러한 무거움을 주는 요인들에는 일상적 풍경이라는 소재에서 일상적이지 않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일상적이지 않음은 곳곳에서 불거져 나온 듯한 대상(자연물과 인공물)들의 구성과 왠지 심상치 않은 분위기의 드로잉에서 기인한다.

양혜숙_Between 5 and 6 p.m_혼합재료_53×45cm_2014

나는 내 주변에서 본 것들을 그린다. 나의 마음 안에 들어온 어떤 한 장면은 사소하고 일상적인 풍경에 나의 무의식이 결합하는 지점이며, 가시적인 것 너머의 비가시적인 세계와 만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자크 데리다가 "이미지는 항상 이미지이상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이미지는 현실 속의 비가시성을, 동일자의 사유를 넘어서는 타자의 사유를 잉여물로 품고 있다. 이미지의 잉여물은 드러날 수 없는 것이 드러나서 완전한 실체를 와해시키는 유령처럼, 나의 결핍을, 배출될 수 없고 제거될 수 없는 삶의 잔존물들을 배설시키고 있다. ■ 양혜숙

Vol.20150212a | 양혜숙展 / YANGHYESOOK / 梁惠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