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다

김양선_박정환 2인展   2015_0226 ▶ 2015_0318 / 일요일,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일요일,월요일 휴관

갤러리409 GALLERY409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기흥단지로 24번길 38(고매동) Tel. +82.31.285.3323

색면(色面)에서 스트라이프(筆線)로 ● 한지에 수 십 번 채색을 하여 두텁고 깊이 있는 추상 작업을 해온 작가 박정환의 근작들은 수평과 수직의 스트라이프(stripe)로 가득 채워져 있다. 상당히 오랫동안 색면(color field)에 의한 서정적 추상을 해온 경향과 대조된다. 보다 조밀하고 동적이며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홍익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한 동안 시대적 암울함과 인간, 사회 등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작업을 펼치더니 미국 뉴욕의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에 유학을 하고 부터서는 추상으로 바뀌었다. 사실 세계의 중심이라는 뉴욕에서 한국의 시대적 상황이라는 소재가 설득력을 갖기 어려웠을 것이다. 대신 추상성을 통하여 상징적 형식을 갖추면서 한지와 색감이라는 차별화된 감각으로서 한국에서 온 작가라는 정체성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 수용성의 석채를 수십 번 한지에 덧 칠 하면서 깊게 배이고 섬세하게 번지는 효과를 통하여 마크 로드코와 같은 색면 화가와 다른 동양적인, 한국적인 감수성을 피력하고 싶었으리라. 수십 번 칠하는 사이에 어쩔 수 없는 기다림과 또 그 기다림과 충돌하는 일상의 노동, 감정, 사연 등의 이야기를 작가는 복합적으로 느끼고 있다. 또 관객으로 하여금 그러한 방식으로 자신의 그림이 읽혀지기를 바란다. 추상 속에서 막연한 추상성 보다는 삶의 감각이 용해되어 있는 그 무엇을 느끼게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 박정환이 말하고자 하는 추상성은 개념적인 추상과 다르다. 그것은 구상화가가 빚어내는 이미지의 유사성을 넘어 정신적 초극성을 보여주려는 종류의 추상이 아니라는 의미가 된다. 오히려 그가 말하려는 추상성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되기를 희망하는 종류의 것이다. "어느 여름 바닷가의 노을과 그 바다 빛, 울창한 숲속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 군에 가는 아들을 잡고 안쓰러움에 울던 어머니의 빛바랜 스웨터 색깔…" 아름답고 아픈 기억들이 색채의 두께와 여유 사이에서 떠오르게 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순수하게 색채의 평면과 조화 그 개념적 초월성 따위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 최근의 스트라이프 작업에서 그는 보다 동적이고 적극적인 의도를 드러낸다. 수 없이 조밀하게 그어지는 필선들의 집합과 차이와 간격들 사이에서 빚어지는 드라마틱한 감각이 주제로 드러난다. 여러 가지 다양한 요소들이 한꺼번에 표출 되면서 역동적인 사회상을 그려낼 수 있듯이 그러한 정신적 배경을 반영하는 것일까? 그것은 일관되고 중첩되며, 획일적이면서도 차이 속에서 경쟁한다. 깊은 바닷 속처럼 차갑기도 하지만 뜨거운 것과 차거운 것이 늘 교차한다. 하나가 되면서도 늘 다른 감각을 느끼며 표출하기를 원하는 인간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할까? ● 1961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나 홍익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이후 그는 한국화 의식의 전환전, 살아가는 사람들전, 춘추회전, 오늘의 진채 의식전, 미술세계 대상전, 아름다운 서울전 등을 하면서 80년대와 90년대를 관류했다. 민주화를 위한 요구가 거세게 일던 시기를 그는 젊은 화가로서 달동네와 현실에 발 딛고 어디로 가야 할지 고뇌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표현하면서 살아 왔다. 뉴욕으로 입문했던 90년대 후반부터 그는 예술적 정체성과 상징성을 고민하고 아울러 한국성과 세계성을 동시에 표출해야 하는 입장에서 추상을 드러냈다. 그의 변모는 곧 한국 사회가 국제적으로 기민하게 진출해가는 요즘 추세의 경향과 다르지 않다. 우리의 역사는 조금만 과거를 들추면 아픈 기억들로 점철되어 있으며 그런 와중에도 현대적 역동성과 진취성으로 빠르게 창의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 자신의 양면적 초상이다. 그의 추상이 단순한 추상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역동성과 아픔 그리고 한국인 가질 수 밖에 없는 진정성과 함께 기민하고 빠른 진취성을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모순될 수도 있지만 또 그 모순을 넘어 독자성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도 우리 자신도 순간순간 이러한 선택의 기회를 맞으면서 살고 있다. ■ 장석원

김양선_the way to my house_나무_71×110cm_2014
김양선_the way to my house_나무_187×87cm_2013

작가 노트-작품에 나타난 길의 형상은 시간과 시간을 연결시켜주는 통로로 정신적 교감이 이루어지는 추상화된 상징적 장소이다. 현실적인 의미의 단순한 소통의 개념보다 신성한 공간으로 초월적인 성격을 지닌다. 일종의 길로써 존재하는 은유적 공간이자 추상적 형상과 근원적 장소의 표현이다. 우리의 인생은 고비를 넘고 모퉁이를 돌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저 골목을 돌면 만나지려나... ■ 김양선

박정환_UNTITLED 1406_한지에 피그먼트_91×91cm_2014
박정환_UNTITLED 1322_한지에 피그먼트_120×182cm_2013
박정환_UNTITLED 1220_한지에 피그먼트_130×194cm_2012

작가 노트-최근에 이루어지고 있는 나의 작업에서의 중요한 요소는 color 그 자체이다. Stripe양식으로 수 없이 중첩 되어 지는 color들은 그것들 스스로 충돌하고 또한 어울리며 조화를 이룬다. 얇게 계속하여 입혀 가는 끝없는 붓질 속에서 화면위에 드러나는 color들은 더 이상 내가 의도한 그 color가 아니라 그것들 스스로 생동하고 변화하며 발색한다. 숨겨지는 color도 보여지는 color도 그 어느 것 하나도 독자적인 자신만의 색을 발하지 않고 서로의 관계 속에서 어우러진 독특한 색감을 나타낸다. ● 이전의 작업에서 보여주었던 color는 한가지의 색이 수십 번 중복되어 겹쳐 채색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더 다양하고 깊은 색감을 나타내었다. 보이는 하나의 단순한 색상이 아닌 그 밑에 깔려있는 여러 다른 색들로 인해 무어라 단정 지을 수 없는 미묘한 색감의 변화를 보여 주었다. 반면에 최근 나의 작품에서의 color들은 화면에 나타난 그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color들 자체의 미묘한 대립과 융합 속에서 마치 합창과도 같은 하나의 화음을 만들어 낸다. ● New York에서의 작품활동 중에서 color는 작가로서 나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뒤섞여 있으며 또 그만큼 다양한 미술 표현 양식이 난무하는 New York에서 나의 작가로서의 존재감을 확립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혼란과 갈등 속에서 내가 찾은 것은 내게 익숙한 것, 나만이 할 수 있는 작엽을 하는 것이 가장 세계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지(Korean Paper)에 우리의 전통적인 기법으로 표현되어진 color들은 어떠한 서양회화재료와 기법에서 발견 할 수 없는 독특한 매력을 보여 주었다. 그것이 내가 New York화단의 한 가운데서 꾸준히 우리의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으로 작업을 해 나간 이유가 되었다. ● 나의 일관된 관심은 '사람'이다. 사람들이 가지는 꿈, 행복에 대한 소망, 그들간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수 많은 감정들, 혹은 현실적인 삶의 문제에 이르기 까지 그들의 내면의 세계와 그 외향적인 모든 것들이 나의 관심사이다. 나의 작업에서 나타나는 수 많은 color들과 그 중첩성은 관계와 소통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순간순간의 기억들과 감정들의 은유적 표현일 수도 있을 것이다. ■ 박정환

Vol.20150227e | 길을 가다-김양선_박정환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