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석! COPROLITHE!

이슬기展 / LEESEULGI / 李슬기 / installation.sculpture   2015_0307 ▶︎ 2015_0419 / 월요일 휴관

이슬기_이불프로젝트 U_가변설치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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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307_토요일_03:00pm

관람료 / 5,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 행사 일정에 따라 휴관하거나 관람 시간이 변경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MIMESIS ART MUSEUM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Tel. +82.31.955.4100 mimesisart.co.kr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제3회 사운드 아트 페스티벌에 이슬기가 참여했다. 작가는 파리에서 「비비기」의 퍼포먼스 매뉴얼을 이메일로 보내왔다. 7명의 음악가가 콘서트홀의 무대 언저리에 늘어선다. 음악가들은 도르래에 매달린 빗자루와 걸레, 솔 따위를 잡아당기고 풀기를 반복한다. 어두운 블랙박스 무대에 조명이 켜지고 청소 도구들은 무대를 두드리며 오케스트라처럼 연주를 시작한다. 무대의 주인공은 음악가나 악기가 아닌 청소 도구들이다. ● 이슬기에게 전시장은 존재 가치가 미미한 일상의 사물들에게 인격을 부여하고 스스로 놀이하게 하는 하나의 연극적 공간이다. 사물에 인격을 부여한다는 건 오늘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근본적 질문, 즉 과연「고유한 인간적인 것이 존재한가」라는 질문이기도 하다. 작가는 현대 미술의 모든 것들이 자본, 투자, 재화를 교환하며 생산되고 소비, 순환되는 자본주의 생산 양식의 한 산물임과 동시에, 그에 대한 전복적 가능성을 담는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 이슬기는 「종이컵」(2007)에서 패스트푸드용 플라스틱 쟁반에 모터가 붙은 빨대 장치가 꽂힌 일회용 종이컵을 제시했다. 이 컵은 전시장 가운데서 빨대를 통해 투명한 음료를 끝없이 뱉어 내는 분수가 된다. 작가는 종이컵이 자신에게 주어진 노동을 거부하고「파업 중」이라 말한다.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전시 공간은 두 개의 날개로 나뉘어 있다. 이슬기는 오른쪽 날개를「안」이라 이름 붙이고 10개의 누비이불 작품을 눕힌다. 왼쪽 날개는「밖」이라 이름 붙이고 진흙으로 만든 분화석 조각을 세운다. ●「이불 프로젝트 U」라 이름 붙인「안」은 10개의 한국 속담 의미를 기하학적 무늬로 도상화한 누비이불 작업이다. 10개의 이불에 새겨진 도형들은 음양오행사상에 기반한 한국의 오방색과 누비의 결을 통해 그 의미를 드러낸다. 예를 들어 「닭 잡아 먹고 오리발 내밀기」라는 속담을 담은 작품은 마름모꼴과 오리발을 반구형으로 형상화한다. 땅은 수평으로 오리발은 수직으로 누빔의 결을 이룬다. 「새 발의 피」는 분홍 새 발 모양에 붉은 동그라미가 눌려 있다. 「수박겉핥기」는 초록 타원형과 붉은 사각형이 명료한 대비를 이루며 분리된다. 다채로운 색상의 속담 시리즈와 대비되는 유일한 흑백 작업 「가위에 눌리다」는 앞으로 시작할 『악몽』시리즈의 첫 작업이다. 속담에 담긴 의미들을 간결한 색상과 도형으로 뚜렷하게 형상화하기 위해 모든 작품은 30년 경력의 통영의 누비 장인이 손바느질로 제작했다. ●「밖」은 이슬기의 신작 「분화석!COPROLITHE!」이다. 미술관이 위치한 파주의 강가에서 퍼온 진흙으로 사람 남짓한 크기의 공룡똥을 형상화한 분화석, 즉 똥 화석이다. 작가는 똥Merde이라는 프랑스 욕에서 착상하여 분화석Coprolithe이란 새로운「욕」을 제안한다. 분화석은 똥의 화석이자 욕의 화석인 것이다. 분화석은 이미 오래 전 멸종한 한 동물의 생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의 의미와 땅의 역사를 담은 진지한 개체이지만, 역시 똥이라는 현재적 해학성을 갖는다. 이슬기는 미술관에 똥 화석을 세움으로서 고급 예술의 가치 체계에, 더 나아가서 2008년 이후 심각하게 휘청거리면서 아무런 문제도 없는 듯 시침 뚝 떼고 선 자본주의 체제에 존재론적 질문을 던진다. ● 극적 대비를 이루는「안」과「밖」은, 일상의 사물들이 스스로 놀이하게 함으로써 이들과 내밀하고 유희적인 소통을 시도했던 이슬기의 이전 작업들과 맞닿아 있다. 관객은 그 이불을 덮고 자면 속담에 담긴 이야기가 꿈에 나타날 것 같은 느낌을 갖는다. 속담이 한 지역의 공동체가 갖는 삶의 지혜를 담은 이야기이듯이, 분화석은 까마득한 옛날 한 지역의 역사가 외형화한 영혼과도 같다. 누비이불에 담긴 전통이나 분화석에 담긴 원시의 상태는 서구 현대 미술에서 말하는 합리적 사회 비평이나 과학적 개념들을 의식적으로 거스른다. 작가는 민간 신앙, 전 이성적이고 공동체적인 것, 전통들, 마술적인 것들에 한껏 집중한다. ● 이슬기는 죽은 과거의 일상 속 사물들과 새로운 인간적 교감을 시도하며, 그 소리와 행위를 지금 여기에 되살려내는 주술사를 자처한다. 합리적 지식과 사물에 대한 대상화된 분석이 갖는 견고한 질서를 무너뜨린 신비로운 변이가 지금 시작된다. ■ 양지윤

이슬기_IDO_보르도_비디오_2009

인터뷰 1. 당신을「일상의 사물을 주술을 통해 전시장 속 다른 개체로 변신시키는 작가」라 표현해도 될까. 이슬기_맞는 것 같다. 그리스 신화에서 한 여자가 멀리 떠나는 사랑하는 이의 자취를 간직하기 위해 벽에 비친 그의 얼굴 그림자를 따라 그린 것을 그림의 원조로 본다. 나는 주술을「매우 간절히 기원하는 소망」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주술을 통해 일상의 사물을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만들어 그것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들의 눈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살펴보려 한다.2. 누비이불을 소재로 삼게 된 동기는. 이슬기_2002년 한국-프랑스 교류 전시에 프랑스 작가로 초대되어 한국에서 전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때마다 내 눈을 사로잡은 찬란한 색깔들이 있었다. 사로잡혔다.3. 처음엔 색깔에 사로잡혔고 자연스럽게 색깔과 문양에 담긴 철학에 주목하게 된 건가. 이슬기_그런 셈이다. 우리가 잘 때 머리를 어느 쪽으로 두면 좋다는 말을 하지 않는가. 그리고 음양오행설에서 사방四方을 색깔로 보지 않는가. 오랫동안 머릿속에 인상적으로 남아 있던 이 빛깔들에 전통 공예와 속담이라는 설화적 요소를 접목시키게 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의 많은 가정들에서 쓰던 여름 홑이불의 형태를 가진 그 이불들은 각기 다른 속담을 얘기한다. 속담들은 색깔과 기하학적 문양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 「이왕이면 다홍치마」의 붉은색은 「오리발 내밀기」의 황색과 연결이 되고 또 「금강산도 식후경」의 단풍이 반사된 분홍빛 하늘과 대비가 된다. 정면에서 본 오리발이 마름모꼴로 서있는 것을 상상하여 마름모는 수직 방향으로 누비고 땅은 수평 방향으로 누빈다.4. 실크나 누비이불이라는 소재는 작품의 의미와 표현에 흥미로운 역할을 한다. 이슬기_「이불 프로젝트 U」는 누비는 방향까지 작업에 개입을 시켰다. 각각 다른 누비 방향을 접목시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작업이라 30년 동안 통영에서 누비를 만든 조성연 장인과 협업을 했다. 재료는 진주 명주를 사용했는데, 명주가 빛을 반사하는 것이 다른 천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시다. 천은 몸을 보호하는 차원과 그리고 몸 자체가 되는 차원을 모두 가지고 있어 내게는 흥미로운 매체이다.5. 지난 23년간 프랑스에서「한국 여성」작가로 살아왔다. 그런 정체성에 대해 어떤 자의식을 갖는가. 이슬기_한 번도 나를「한국 여성」작가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스스로 여자의 모습을 한 남자 게이라 생각한 적이 있었고, 파리 길거리에서 누군가가 일본 사람이냐고 물으면 아프리카 사람이라고 대답한 적도 있다. 인간이 갖는 태생적 조건을 바꿀 수 있는 지점들에 대해 고민해 왔다. 정체성은 변화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자연광의 향연과   함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빛으로 미술관」으로, 계절에 따라 관람 시간이 변합니다.   Mimesis Art Museum is 「Museum with Light」,which offers unique experience to view the artworks   under the natural lighting. Opening hours are subject to changes depending on seasons.

* 뮤지엄 관람시간 Opening Hours   동지기(冬至期) Winter Season_화~일요일 10:00am~05:00pm   하지기(夏至期) Summer Season_화~일요일 10:00am~07: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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