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치

장유연展 / CHANGYOOYAUN / 張裕然 / mixed media   2015_0318 ▶ 2015_0323

장유연_1.분노조절장치_혼합재료, 인터렉티브_가변설치_2012~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아트 스페이스 GANA ART SPACE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56(관훈동 119번지) Tel. +82.2.734.1333 www.ganaartspace.com

에피소드1. 재료와 나에 대한 이야기만드는 법 원형판을 만든 후 천을 사이즈에 맞게 잘라 글루건으로 4/5정도만 붙인 뒤 솜을 넣는다. 그 후 나머지 1/5부분의 구멍을 다시 글루건으로 막아준다. 만들어진 머리통에 머리카락을 일일이 그려놓고 그년이라고 상상한 뒤 사정없이 밟아주리라.

장유연_2.분노조절장치_혼합재료, 인터렉티브_가변설치_2012~15
장유연_3.분노조절장치_혼합재료, 인터렉티브_가변설치_2012~15
장유연_4.분노조절장치_혼합재료, 인터렉티브_가변설치_2012~15

재료 ● 1. 원형판 - 처음에는 종이박스에 그림을 그려 일일이 가위로 잘랐는데 내 손이 잘려 나갈 것만 같았다. 짜증나고 하기 싫은 작업이었지만 초창기에는 다른 대안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다 재료적인 한계에 부딪혔는데 사이즈가 커지거나 솜이 많이 들어가면 판이 휘어져 모양이 흐트러졌다. 정말 다 만들어 놨는데 모양이 휘어지면 볼품이 없어져서 짜증이 밀려왔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cnc 가공이란 것이 있더라. 처음 들었다. 역시 네이*는 많은걸 알고 있다. 사이즈를 택해서 주문만 넣으면 끝. 심지어 배달도 해준다. 너무 간단하다. 덕분에 내 손도 무사하다. 역시 사람이 머리를 써야 몸이 고생하지 않는다. ● 2. 원단 - 원단을 선택하는 것도 만만치가 않았는데 일단 천의 종류가 너무 많았고, 천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하나하나 손으로 만져보고 물어봐야 했다. ● 조건1) 잘 늘어 날 것. 조건2) 먹을 잘 흡수할 것. ● 한 4시간은 돌아다녔나보다. 그래도 동대문종합상가를 다 둘러보지도 못했다. 너무 지쳐서 쉬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나에게는  동대문에서 일하고 있는 경력 10년차의 의상디자이너 친구가 있었다는 것을. 이번에도 너무 늦게 생각해냈다. 그녀를 만난 지 10분 만에 내가 원하는 천을 찾을 수 있었는데 그 원단의 이름은 면스판이었다. ● 3. 솜 외 내장재 - 솜은 비쌌다. 꼭 솜이 아니어도 됐지만, 솜을 사용한 이유는 쿠션 같은 푹신함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중간 중간 다른 재료들이 들어가 있기는 하다. 비닐, 뽁뽁이, 작은 스티로폼 알갱이 같은. ● 4. 붓에서 네임펜까지 - 면스판을 찾았던 것은 작업 초기에 먹을 찍어 붓으로 일일이 선을 그었기 때문인데, 나중에는 굳이 면스판이 아니었어도 됐다. 하지만 습관이란 그렇다. 별 생각 없이 계속 쓰던 것을 샀으니. 예산을 좀 절약할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 붓에서 시작해서 붓펜으로 페브릭펜 으로 마지막에는 네임펜으로 넘어왔다. 네임펜은 작업의 일등공신이라 해도 무색하지 않다. 네임펜이 작업속도를 엄청나게 올려주었기 때문인데, 만약 네임펜이 없었다면 나는 너무 빈약한 작업 양 때문에 아마 울면서 머리카락들을 그리고 있었을 것이다. ● 5. 몇 가지 종류의 삑삑이와 글루건, 글루건 심 - 삑삑이. 이건 사실 처음 계획엔 없었다. 제주도 여행 갔을 때 친한 작가부부가 던져준 아이디어다. 이 삑삑이 덕분에 무거움을 조금 상쇄시키고 발랄함을 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글루건은 자꾸 망가졌고, 글루건 심은 의외로 굉장히 많이 필요했다. 내 손가락은 많이 데였다.

장유연_홍근_단채널 영상_00:10:13_2015
장유연_작품사용설명서_단채널 영상_00:01:08_2015

보관 ● 사실 처음 기획당시에는 신발을 신은채로 밟을 수 있도록 하고, 그 후에는 폐기할 예정이었는데 작업을 하면서 계획이 바뀌었다. 일단 작업에 수고스러움이 너무 많이 묻었기 때문에 대범해 질수가 없었고, 전시 첫날 작품이 엉망이 될 경우의 수도 따져봐야 했고, 마지막으로 신발을 벗고 밟았을 때가 역시 느낌이 더 좋았다. ● 세탁을 할 수 없이 때문에 소파 대용이나 쿠션으로도 사용할 수 없고, 하나의 머리통마다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판매는 염두에 두지도 않다. 그렇다고 쌓아 두기엔 저 부피를 감당할 만큼 작업실 공간이 넓지 않고, 곰팡이, 좀에 대한 걱정도 있다. ● 하지만 아직은 좋은 생각이 나질 않는다. ● 한번 전시하고 끝내기는 아쉬워서 이번 전시가 끝나면 다른 전시도 꼭 하고 싶다. 그러니 일단은 다른 전시가 잡힐 때까진 임시방편으로 이삿짐 박스에 나프탈렌과 신문지를 구겨 함께 넣고, 큰 작품은 김장용 비닐에 넣어 작업실에 차곡차곡 쌓아둘 밖에. ■ 장유연

Vol.20150318e | 장유연展 / CHANGYOOYAUN / 張裕然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