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일상 The Great Trivia

송수영_신유라_이상원_홍정표展   2015_0402 ▶︎ 2015_0527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5_0402_목요일_05:00pm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스페이스K_대구 SPACE K 대구시 수성구 동대구로 132(황금동 600-2번지) 2층 Tel. +82.53.766.9377 www.spacek.co.kr

스페이스K_대구에서 싱그러운 봄을 맞이하여『위대한 일상: The Great Trivia』展을 개최한다. 거대담론이 간과해온 소소한 일상에 주목한 이번 전시에는 송수영, 신유라, 이상원, 홍정표 등 네 명의 예술가가 참여하여 평범한 사물을 모티프로 회화와 영상, 설치 등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홍정표_I make an art work 3 time a day_ 포맥스, 나무, 스테인레스 스틸, 식기건조대, 유리컵 등_54×120×40cm_2012

송수영은 특정 사물들의 과거 흔적을 찾아 내어 제품이나 물건이 되기 이전 생명력을 발산하던 순간을 세밀하게 형상화해서 현재와 중첩시킨다. 버려진 사물들을 수집하여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방식으로 완성된 신유라의 작품은 사물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창출한다. 한편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개인과 군중을 지속적으로 그려온 이상원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듯한 시점으로 사람들의 모습을 흥미롭게 묘사한다. 마지막으로 홍정표는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을 소재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과 이를 표현해내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대미술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 이렇듯 일상의 관습적 의미에서 탈피한 이들의 작품은 무겁고 심각한 근대를 넘어선 오늘날 거대담론의 완연한 소멸 속에서 의미와 무의미 경계를 흩뜨린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상 속 사소한 것들의 위대함에 초점 맞춘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무의미의 의미심장함이라는 유쾌한 패러독스를 보여줄 것이다.

송수영_가죽자켓-양_양가죽자켓_85×50×30cm_2010 송수영_책-숲_책_5×30×22cm_2012

습관처럼 지나치기 쉬운 평범한 사물을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송수영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거나 우리가 보려 하지 않았던 것들을 불러낸다. 그는 작품「책 - 숲」이나「개개비가 살았을지도 모르는 수수 - 빗자루」에서 책과 빗자루가 되기 전 사물들의 과거 이력을 들춰낸다.

송수영_밀밭-모자_밀짚모자_17×40×40cm_2012 송수영_개개비가 살았을지도 모르는 수수-빗자루_수수빗자루_70×30×10cm_2012

작가의 이러한 식물학적 상상력으로 숲은 책 위에 다시 제 존재를 드러내고, 휘파람샛과의 개개비 새는 수수 빗자루 사이에 둥지를 튼다. 특히 수공예적 노동이 동반된 그의 작업은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밀도 있는 완성도를 선보임으로써 그 동안 우리에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몰입감 있게 펼쳐 보인다. 그의 작업에서 사물들이 자연의 모습을 기억하는 것은 그 본래의 모습을 향수하려는 것이 아니며, 사물의 재료로 전락한 자연에 대한 애도의 발로도 아니다. 작가의 초점은 사물이 되기 전 생명의 기적을 누리고 있던 순간을 현재에 중첩시키는 것에 있다.

신유라_평화 2013_비둘기 인형, 조화, 우레탄 폼, CD, 비단신, 실, 낚시용 미끼, 낚시 바늘, 못, 초, 촛농, 비누 받침, 모기향 고정대, 페인트, 나무 패널_180×180×11cm_2013 신유라_구원_코뚜레, 새 그물, 볼탑, 나무 창살, 비즈, 옥, 낚싯줄, 우레탄 폼, 스프레이 페인트, 시트지, 나무 패널, 액자_290×105×80cm_2014 신유라_My Bro._합성수지, 비닐, 고무 장화, 미싱 페달, 철 바구니_80×135×50cm_2014

신유라의 작업은 일상 속에서 오브제들을 모으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가 주로 수집하는 오브제 대부분은 누군가에게 버려진 소외된 물건들이다. 기능적 측면과 미적 측면 모두에서 버림받아 더 이상 쓸모 없게 된 오브제들은 어떤 적극적인 개입 없이는 소생하기 어려운 존재들이다. 버려진 사물들을 수집하여 직관적이고 즉흥적인 방식으로 완성된 그의 작품은 사물들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창출한다.

신유라_앓던 이 샹들리에-어망_어망, 전구, 유리, 비즈, 크리스털, 금속 체인, 스팽글, 깃털, 플라스틱 팬, 청동 종, 청동 물고기_100×33×33cm_2009 신유라_상추와 경적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80×66cm_2012 신유라_정신적 교류와 육체적 한_석고, 타이어, 어망, 못, 빗_73×88×46cm_2013

사물간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주어진 원래 환경에서 각 사물들을 떼어내어 낯설고 이질적인 교배를 연출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기성의 구태의연한 상식과 관념을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20세기 초현실주의를 연상시킨다. 그의 섬세한 소재 선택과 오브제의 결합은 식물의 접붙임처럼 시너지 효과를 통한 의미론적 전환을 이룸으로써 우리의 일상을 다르게 경험토록 한다.

이상원_어린이날_캔버스에 유채_200×660cm_2009

이상원은 휴식을 즐기는 개인과 군중을 캔버스에 지속적으로 담아왔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여가 활동을 보내는 장소인 공원이나 수영장, 해수욕장, 산, 경기장, 축제, 스키장 등은 정신과 육체의 휴식을 위한 편안한 공간이다. 작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의 화면에 담기 위하여 주로 대형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시선으로 설정한 구도 또한 한 장면에 여러 인물들의 행동을 담기 위해서이다. 이렇듯 다양한 인물들간의 관계와 소통이 파노라마적 광경으로 전개된 그의 작품을 보노라면,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 하나하나를 관찰하고 묘사하는 작가의 섬세한 손길을 느낄 수 있다.

이상원_Hangang Park_캔버스에 유채_194×130cm_2007 이상원_Patterns of Life_HD 영상_00:05:20_2013

최근 작업에서는 여가를 즐기는 다양한 장소의 등장 인물들을 몰개성적으로 익명화하는 한편, 그 풍경들을 회화와 드로잉, 영상 등 다양한 장르로 발전시키는 변화가 엿보인다.

홍정표_Hidden edge_포맥스에 도색 후 접착_60×95×60cm_2013 홍정표_Almost art_소화기_레진, 포맥스, 에폭시_45×10×10cm_2012 홍정표_There is no reason #2_유리컵, 와인잔, 유리병, 엔진오일_가변크기_2013

홍정표의 작품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과 이를 표현해내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대미술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그가 다루는 소재는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여기에는 예술을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일상적인 상황에서 접근하여 예술과 비예술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려는 작가의 의도가 숨어있다. 그의 연작「There is no reason」은 말 그대로 아무 이유 없이 수평에 맞게 물을 컵에 따르는 작가의 강박적 습관을 보여주고 있다. 어떤 한 지점에 수평선을 그려 넣어야 하는 예술가의 선택은 나란히 놓인 물컵에 굳이 수평을 맞춰 물을 따르는 불필요한 집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작가는 행위자와 소수의 관객에게만 의미가 있는 이러한 행위들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무의미하다는 점에서 현대미술을 제작하거나 관람할 때 느끼는 감정과 유사하다고 말한다. 마찬가지로 작품「Almost art」에서는 실물과 똑같아 보이도록 레진에 색을 입히는 공을 들여 소화기를 만든 후 그 표면을 다시 벗겨낸다. 대상을 똑같이 만들기 위한 이상적인 예술가의 능력과 이 완벽한 형태가 얼마나 쓸모 없이 무모한 작업으로 구축된 것인가를 작가는 다시 한번 강조한다. ■ 스페이스K_대구

Vol.20150402j | 위대한 일상 The Great Trivia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