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의 경계, 한국화의 확장

BEYOND THE BORDERS展   2015_0401 ▶︎ 2015_0430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곽훈_구본창_김선두_김선형_김승영_김종학 김태호_김호득_나점수,박병춘_서정태_송수련 오숙환_오태학_우종택_유근택_이강소_이재삼 이종구_이철주_임택_장상의_정경화_정현 조환_차기율_함섭_홍순주_홍지윤

총감독 / 우종택 큐레이터 / 이도경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문화역서울 284 CULTURE STATION SEOUL 284 서울 중구 통일로 1 Tel. +82.2.3407.3500 seoul284.org

예술사(藝術史)를 돌이켜보면, 위대한 예술로 인정받고 역사에 족적을 남긴 예술작품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예술 그 자체'에 대한 모종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술은 스스로의 본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 경계를 찾고, 그 경계를 찾음과 동시에 그것을 넘어선다. 이 과정을 통해 예술의 외연은 무한히 확장되고, 예술의 내포는 무한히 깊어진다. 한국화는 '우리'의 정신을 대표하는 예술이다. 이 땅의 한국화가들은 오랫동안 한국의 예술 정신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다. 본 전시 역시 그 질문의 연장에 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던지는 질문은, 우리의 조상들이 던졌던 질문과는 다소 다른 맥락에 있다. 한국화는 이제 세계의 예술 정신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한국화는 세계의 예술 정신들로부터 막대한 영향과 도전을 받고 있다. 그와 동시에 우리의 예술은,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의 예술 정신을 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지금, 여기의 한국화는 막중한 기대와 책무를 양 어깨에 얹고, 굴기(屈起)하려 한다. 그러나 그 전에, 우리는 한국화의 본성과 경계에 대해서 조금 더 근본적이고, 조금 더 도전적인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한국화, 서양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29명의 예술가들이 '한국화의 정신'이라는 기치 하에 모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화의 핵심에서부터 경계, 그리고 그 너머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들이 바로 여기, '문화역서울284'에 모였다. 우리의 질문은 답변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문을 요구한다. 그 새로운 질문들이, 한국화를, 우리의 예술 정신을 확장시킬 것이다. ■ 문화역서울 284

김승영_영상설치_360×770×320cm_2015

푸른색은 꿈속처럼 비현실적이다. 그리고 휴식을 나타내는 색이기도 하다. 고요하면서도 정신적인 색이기도 한 파랑으로 공간의 색을 만들었다. 마주 보이는 둥근 벽에 구름이 나타나 변화되고 순간적으로 사라진다. 작품「구름」은 삶에 대한 허무함, 공(空)을 표현한 작품이지만 한편으로 다시 구름이 생성됨으로써 삶의 순환을 이야기 한다. ■ 김승영

김태호_Landscape_B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291×218cm_2011~5

대상을 차용해서 변형시키고 집약시킨다. 그 속에 힘과 에너지가 있다. 힘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것이 아니라, 이질적인 것을 포용할 수 있는 유기적인 것이다. 가령 바위를 만져 꽃잎이 될 수도 있는 것처럼... ■ 김태호

구본창_HA 16 BW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49×42×3cm_2006 (백자 소장처_삼성미술관 리움)

조선백자가 지닌 격과 무욕의 아름다움 그리고 도공의 손맛이 묻어나는 수수함에 감동받게 되었다. 수많은 백자들이 이미 일본의 개인 소장가와 박물관에 주로 소장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는 2004년부터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주요박물관에 흩어진 백자들을 모아 한자리에 보여주고자 이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백자가 단순한 도자기 이상의 혼을 가진 그릇으로서 우리의 마음을 담을 수 있고, 만든 이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용기로서 보이기를 기대한다. ■ 구본창

김종학_서양배 Pear_한지, 철사에 혼합재료_176×146cm_1994 김종학_반짝임-피어나다 Glint-Bloom_철판에 혼합재료_170×170×10cm_2015

어떤 때는 무겁고 깊은 울림이, 또 어떤 때는 가볍고 반짝이는 영롱함이 내 속에 꿈틀거린다. 사람들은 내게 왜 포도나 서양배, 사과, 꽃 등을 거대하게 그리느냐고 묻는다. 그들은 단정된 의미를 통해 그림을 이해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나는 단지 내가 새롭게 보게 된 하나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그건 현재의 나를 형성하고 있는 모든 감정이 잉태한 시각이다. 모든 것은 그 안에 있다. ■ 김종학

우종택_시원(始原)의 기억_소나무에 혼합_100×700×500cm_2015

시원의 기억이 죽음과 닮아 있듯이, 죽음은 삶의 원인이자, 삶의 에너지이다. 따라서 시원을 기억하는 행위는 퇴행적이며 자기 파괴적인 과정을 지나 삶을 추동하는 힘, 삶 그 자체가 된다. 죽음에 잠재된 스산한 기운은 작가에 의해 비로소 생명 에너지가 되어간다. ■ 우종택

곽훈_점_한지_350×500×600cm_2015

나는 미술대학에 원서를 제출해 버렸다. 주위에선 소동이 일어났고 걱정과 염려스러운 시선이 나를 에워 쌌다. 아버지께서는 난감한 입장을 침묵으로 일관하셨고 아버지의 침묵은 내가 감당해야 하는 불효의 죄책감을 더욱 힘들게 했다. 1959년 3월 어느 날 나는 이른 새벽에 통일호로 서울역에 내렸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하지, 내 인생의 출발이 무언가 크게 잘못된 궤도를 올라타 버렸다는 두려움과 자괴감이 나의 기를 완전히 꺾어 놓았지만 내 결심의 후회 같은 것은 그때로부터 없었던 것 같다. 아픈 기억도 시간과 함께 색조가 바래어서 소중한 추억으로 빛난다. 수많은 사람의 애환과 희망과 욕망과 좌절과 사랑과 이별과 즐거움과 고통을 껴안고 출렁이는 바다 위에 등대처럼 홀로 서서 질곡의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서울역만큼 진실한 건축물이 우리 곁에 있을까? 나는 깨알 같은 작은 점 하나를 찍을까 한다. 영광의 탑에 오점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 곽훈

서정태_푸른초상_장지에 채색_160×160cm_2011

눈과 손이 강조된 그의 화면 속 인물들은 그 자신의 초상과 여자로 등장한다. 화면의 중심부에 커다랗고 왜곡된 형태감으로 자리 잡은 인물 주변으로 해와 달, 새, 꽃, 나무들이 조심스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근작의 색채가 짙은 청색과 회색조로 덮여 있음을 보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림에 담아두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에로틱한 그물로 덮어 약간의 비틀림, 은밀한 개입, 환상적인 상상을 곳곳에 장치한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그만의 꿈과 욕망에 대한, 자신의 육체에 대한 '모놀로그적' (독백조)에 가깝다. (서정태 개인전 서문 中) ■ 박영택

함섭_one's home town 15021_한지에 혼합재료_196×262×5cm_2015

방배동 아파트에 지하 작업실이 있었어요. 근데 거기서 팜플렛 만들어야 해서 사진 찍을려고 나오는데 마르끄씨라고 떼제 공동체 수사님이 있는데 그분 허고 나허고 그림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사진 찍으려고 들고 나오는데 주민들이 '어? 함섭 선생이 외국인 작품 들어다 준다' 그러면서 웃어. 그 그림이 유화 그림인데다가 우리나라 맛이 안나니까 서양사람 그림을 내가 들어다 준 걸로 불 수밖에 없었지. 그래서 그냥 다 찢어버리고 말았죠. '내가 이런 그림을 백날 그리면 뭘 할꺼냐. 만약에 피카소하고 나하고 그림을 나눠 들고 가더래도 '어? 피카소가 함섭 선생 그림을 들어주네?' 그런 그림을 그려야지 어떻게 외국인하고 들고 간다고 해서 무조건 외국인 작품으로 보여지는 그런 그림을 그려서는 안되겠다' 해서 역사 공부를 했어요. 그래서 조선시대 미술을 공부하다 보니까 이 종이 문화 속에서 살아 왔더라고. 그 때 함 같은데 꽃 오려 붙이는 방법이 평면이니까 그걸 현대미술로 바꾸자 해서 종이를 찢어 붙이고 하면서 꼴라주 기법의 작품을 시작한 것이 하나의 한지 회화를 탄생 시킨 거죠. ('강원의 미술가를 찾아서-한지화가 함섭'의 구술채록 내용 中) ■ 함섭

Vol.20150405i | 한국화의 경계, 한국화의 확장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