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람, 세 사람

김진성_박성수_윤소연展   2015_0408 ▶︎ 2015_0414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가나인사아트센터 GANAINS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41-1(관훈동 188번지)4층 제2특별관 Tel. +82.2.736.1020 www.insaartcenter.com

세 가지 색실로 엮은 일상이라는 매듭 ● 우리는 누구나 일상의 시공간을 살고 있다. 저마다 스쳐지나가는 그 시간과 공간들. 그래서 누구나 그 일상을 살아가지만, 모두가 공유하지는 않는다. 아니 공유하지 못 한다. 일상은 아주 자잘하게 나뉘어 있어, 여기 저기 흩어진 자신을 존재 스스로 온전하게 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냥 작은 조각들이 어지럽게 서로 부딪치다 헤어지는 것뿐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주어진 것처럼 보이는 일상은 사실 온통 균열과 단절의 부스러기 더미이다. 그때 예술이란 그렇게 조각난 일상을 특별한 공간으로서의 '장소'와 예외적 시간으로서의 '사건'으로 꿰매려는 노력이다. 일상을 삶의 온전한 '판'으로 돌리려는 노력인 것이다. ● 김진성, 박성수, 윤소연 세 작가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학교를 다닌 인연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이들처럼 특별한 관계를 이루지는 않는다. 그런데 이들은 '일상적 감성'이라는 것을 매개로 서로 매듭을 묶어 왔다. 구상적인 세계에 녹아 있는 그들의 감성을 물론 동일한 것이라 말할 수는 없다. 그들이 속한 공간이 다르고 짊어지는 시간도 다르다. 그렇지만 저마다의 개성을 갖추면서도 놀랍게 서로 어울리는 이 '일상적 감성'은 함께 있을 때 또 다른 아름다움의 가닥을 이룬다. 사적 자아로서는 물론이고, 작가라는 또 다른 공적 자아로도 서로 어울려 매듭을 이루는 것이다. 이 행복한 풍경을 우리는 다시 보게 되었다. 너와 내가, 자아와 타자가 어우러지는 이 세 가지 색실의 변주를 그래서 나는 일상의 행복한 판이라 부르고 싶다. 이 판에 초대된 모두에게 그러니 행복이 가득하지 않을까! ■ 박철화

김진성_1시30분_종이에 색연필_21×25.5cm_2015
김진성_가로수 그늘_종이에 색연필_13×17.5cm_2014
김진성_비가오려나_종이에 색연필_35×35cm_2015
김진성_소풍_종이에 색연필_15.5×21cm_2015

빨래에 널린 풍경 ● 박피剝皮된 표피表皮가 널렸다. // 난, 내 허름한 장롱을 열고 묵은 그것들을 꺼내 빨랫줄에 넌다. // 나의 껍데기들. // 양파 껍질보다 얇은, 또는 얄팍한, 나의 표피들을 널었다. // 오히려. // 적당한 질량도 갖추지 못한 그 조각들은 공기에 눌어붙어 어떤 바람에도 날리지 못한다. // 그럴싸한 풍경 속에 널린 빨래들이 아니라. 내가 마주한 無의 평면 속에 나의 얇게 박피된 심상들이 널리고 그 안에 풍경이 있을 뿐이다. // 나는 어느 순간부터 나의 한계를 하나둘 벗겨내 이렇게 널고 있을 뿐이다. // 볕 좋은날에. ■ 김진성

박성수_드로잉_2015
박성수_너에게 갈수 없다_캔버스에 유채_91×60.6cm_2015
박성수_집으로 가는 길_캔버스에 유채_15×45cm_2015
박성수_우리라는 사랑의 이름_캔버스에 유채_60×60cm_2015

당신을 보는 놀이, 내 그림법 ● 나는 우리 일상에 숨은 짧은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그린다. 사람이 나오고 사랑이 나오고 삶이 나오니까 당연히 마음을 그리게 된다. 한 폭의 그림은 그렇게 내 마음의 치유 과정이 되어준다. 도망갈 수도 도망갈 작정도 하지 않는다. 그림 앞에 나는 발가벗겨져 있으므로. 나의 고백이자 나의 일기인 나의 그림 속에는 한 마리의 개 '빙고'와 한 마리의 고양이 '모모'가 늘 등장한다. 우리 셋은 자주 어울려 놀곤 하는데 원칙이 있다면 나는 그들과의 놀이에 그 어떤 증거도 남기지 않는다는 거다. 나는 빙고와 모모의 놀이공모자이자 놀이터로 그저 운동장을 만들어주는 역할의 소유자일 뿐이다. 어쩌면 그것이 작가로서 내가 내게 바라는 태도일 것이다. ● 모모와 빙고가 있어야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당신이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 수가 있다. 당신이 모모와 빙고를 통해 당신의 감정을 들키기 때문이다. 당신이라는 사람, 당신이라는 사랑, 당신이라는 삶을 조심스럽게 유추해나가는 과정, 그것이 우리 서로 훈훈해지는 방법 아닐까. 내가 외롭지 않아야 당신을 더 힘껏 껴안아줄 수 있는 것, 내가 그림으로 찾고 싶은 해답이라면 바로 그것! ■ 박성수

윤소연_나른한 오후의 시작_캔버스에 유채_33.3×53cm_2015
윤소연_나를 마주하다_캔버스에 유채_60.6×91cm_2015
윤소연_비우다 다시 채워지다_캔버스에 유채_53×33.3cm_2014
윤소연_이야기 꽃을 피우다_캔버스에 유채_45.5×53cm_2015

사소함을 그리다 ● 나의 하루는 좀 느리게 움직인다. 그래서 인지 지금은 반복되는 일상에 놓여 있는 단순한 사물을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으면 사물은 개개의 표정을 갖고 천천히 움직임을 시작한다. 점심 뒤엔 달달한 믹스커피로 졸음을 몰아내기도 하고 현관 옆 쌓여가는 택배상자는 나의 일상을 짐작케 한다. 작품은 이야기를 담는다. 그 이야기는 온전히 나 중심으로 채워지지만 나의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의미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두에게 말을 거는 속삭이는 그림이길 바란다. 지금 이 시간에도 테이블 위에서는 포크 부딪치는 소리가 들리고 스폰지케잌의 달콤함과 방금 내린 커피연기가 어우러져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 윤소연

Vol.20150408a | 내 사람, 세 사람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