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봄 노닐다

박승비展 / PARKSEUNGBEE / 朴陞秘 / painting   2015_0408 ▶ 2015_0414

박승비_다시봄 노닐다_종이에 수묵담채_170×135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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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408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갤러리 엠 종로 GALLERY M 서울 종로구 낙원동 283-38번지 Tel. +82.2.737.0073 www.gallerym.kr

흥과 신명의 카타르시스와 수묵 조형 ● 문인화의 요체는 표현 대상이 되는 사물의 형상을 빌어 작가의 마음을 의탁함에 있다 할 것이다. 그 근본이 마음을 드러냄에 있으므로 표현의 대상이 되는 사물은 단지 그 마음을 담아내는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그 표현의 닮음과 닮지 않음은 애초 주된 관심사가 되지 않는다. 문인의 본령은 글 쓰는 일에 있는 것으로 본연의 특장을 살려 유려한 필치로 시를 적고 관식을 더하여 그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설명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이루어진 시서화인(詩書畵印)이 어우러진 독특한 조형 구조는 문인화의 형식적 특징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근대에 들어 시서화인은 점차 분화, 발전하여 독립된 성격을 지니게 되고 문인화는 점차 그림을 중심으로 한 전형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는 특히 이른바 현대 문인화라 통칭되는 새로운 경향에 있어서 더욱 두드러진다.

박승비_봄_종이에 수묵담채_20×20cm×4_2015
박승비_내 마음의 봄_종이에 수묵담채_70×63cm_2015

문제는 바로 형상을 빌어 드러내고자 하는 정신의 내용일 것이다. 문인화론에서 재삼 강조하는 품격과 격조는 바로 그 정신의 전형에 다름 아니다. 전통적인 문인화가 시서화인의 결합과 조화를 통해 발현코자 하는 정신의 구체적 내용이 품격과 격조로 상징되는 정신적인 것이라 한다면, 이들의 분화를 통해 이루어진 현대 문인화의 양태는 상대적으로 조형 자체에 보다 무게를 두는 표현적 경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당연히 분화된 그림의 특장이 발휘된 결과의 반영이며, 이러한 발전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투영된 현대미술로부터의 영향에서 기인한 특징적인 변화 양태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박승비_봄_종이에 수묵담채_24×19cm×2_2015
박승비_노닐다_종이에 수묵담채_25×25cm×4_2015

작가 박승비의 작업은 분명 전통적인 문인화의 조형 방식과 양식적 특징들을 기저에 두고 이루어진 것이 여실하다. 지필묵을 중심으로 한 호방한 수묵의 운용이나, 여백을 적절히 활용하는 흑백 대비의 공간이 바로 그러할 뿐 아니라, 특정한 부호처럼 화면에 등장하는 갖가지 개구리의 표현들이 그러하다. 작가의 개구리는 의인화된 상징체로 특정한 의미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것인바 '봄'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의식으로 '봄', 즉 '생명의 움틈'이 '경칩', 즉 '개구리' 로 상징된 것이다. 이는 상징과 은유의 정통적 문인화의 양식에 기저를 두고, 조형을 전제로 한 문인화 형식의 해석과 수용이라는 작가의 작업 방향 설정에서 기인하는 것이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박승비_봄날_종이에 수묵담채_25×25cm×2_2015
박승비_봄날_종이에 수묵담채_25×25cm×2_2015

그러나 이들은 수아담백(秀雅淡白)으로 대변되는 문인화의 필묵 형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분방하고 격정적인 표현의지가 강하게 드러나는 것들이다. 이른바 현대적인 감각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조형 의지가 두드러지는 현대 문인화류에 속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구축된 화면을 통해 발산되는 것은 작가가 추구하고 있는 즐거움과 흥, 즉 신명에서 오는 조형적 쾌감이라 함이 보다 적절할 것이다. 이는 일단의 현대 문인화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조형 중심적 화면 운용의 한 예라 볼 수 있을 것이다. ● 문인화의 현대적 해석이나 수용은 분명 전통적인 문인화에 새로운 생명력을 수혈하는 의미 있는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문인화가 확보하고 있는 축적된 전통의 두께만큼이나 지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작가가 추구하고 모색하는 문인화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시도는 분명 충분히 긍정될 수 있을 것이다.

박승비_봄_종이에 수묵담채_25×25cm×4_2015
박승비_봄에_종이에 수묵담채_25×25cm×2_2015
박승비_봄_종이에 수묵담채_20×20cm×4_2015

작업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문인화의 현대적 표현에 대한 부단한 모색으로 점철되어진 작가의 작업 역정은 바로 이러한 민감한 경계에 자리하는 것이다. 이제 작가에게 필요한 것은 확산의 전개보다는 안정적인 수렴이, 감성의 격정보다는 이성의 침착함이 필요한 덕목일 것이다.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작업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과 부단한 노력에 기대어 그 성과를 기대해 본다. ■ 김상철

Vol.20150408k | 박승비展 / PARKSEUNGBEE / 朴陞秘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