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물린 대화-근시 Myopia

요건 던호펜展 / Jürgen Dünhofen / sculpture.installation   2015_0408 ▶︎ 2015_0430

요건 던호펜_근시_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_20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2015 사루비아 기획전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1:00am~07:00pm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PROJECT SPACE SARUBIA 서울 종로구 창성동 158-2번지 B1 Tel. +82.2.733.0440 sarubia.org

2015년 사루비아다방에서는 국내 미술계의 지형을 이루고 있는 다양한 지점들에 주목하고, 그것의 문제점을 다시 생각하고, 그에 대한 작은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 첫 시작은 국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해외 작가에 대한 네트워킹 및 피드백 부재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기획전 『맞물린 대화』이다. ● 국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해외 작가들은 작품성, 발전가능성과 작가적 역량 등의 심사기준을 통해 엄선되었음 에도 불구하고, 짧은 체류 기간과 네트워크의 부재로 인해 각자의 작품세계에 대한 국내 미술계의 적절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매우 적다. 이들은 분명 국내 미술계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한적인 전시기회와 함께 비평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아마도 이러한 상황은 국내 작가의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국내 작가의 경우에도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라 사료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맞물린 대화』는 한국현대 미술계의 현 상황을 또 다른 측면에서 조망하고, 이를 통해 대안공간의 역할을 재확인해 보고자 기획되었다. ● 『맞물린 대화』는 국내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경험이 있으며 실질적인 네트워킹과 피드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해외 작가 1인(요건 던호펜)을 선정하고, 비평가, 큐레이터, 레지던시 매니저 등으로 구성된 미술계 전문가와 전시장을 찾는 관객들을 초대하여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다양한 피드백을 수집, 분석, 교환해보는 것으로 진행된다. 작가와 작품에 관해 던져진 다양한 질문과 감상평은 전시기간 중 작가에게 직접 전달될 예정이며, 그 결과로 이어지는 대화의 내용은 사루비아다방 SNS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요건 던호펜_근시_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_2015
요건 던호펜_근시_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_2015
요건 던호펜_근시_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_2015

시지각을 통해 세상을 관조하는 일은 예술을 떠나 어쩌면 사람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자연스럽게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사유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남아공 출신의 작가 요건 던호펜의 작업에서 이러한 관조의 문제는 단순히 대상을 바라보는 차원을 넘어 세상에 이해하기 위해 거쳐야 할 마음의 상태, 그리고 대상을 바라보고 있는 시공간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동반한다. 공간을 은은하게 감싸는 낮은 조도, 생명의 향기를 머금은 공기는 현재의 상황을 감각적으로 경험하도록 보는 이를 유도하면서 대상에 대한 사유를 이끈다. ● 작가는 이러한 관조적 경험을 이끌어내는 상황 속에서 관객이 자연스레 공간을 거닐며 유기적 형태의 나무 조각과 만나고, 그것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렌즈로 시선을 옮길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는 렌즈가 지닌 광학적 특성, 이를테면 빛의 굴절과 반사효과에 의해 이미지를 인식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이때 각기 다른 렌즈를 통해 보이는 형상은 일그러지거나 흐릿하게 혹은 앞뒤가 뒤집힌 상태로 나타나면서 결코 그것의 모습을 완전하게 드러내지 않고, 다만 부분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며 서로 간의 거리감을 확인할 수 있는 환영일 뿐이다. 이러한 이미지의 환영 혹은 그 관계 안에서만 대상을 부분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은 대상, 나아가 세상을 바로 마주한다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이 아닌지를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우리는 조금씩 몸을 움직여가며 렌즈를 통해 무언가를 찾고 응시하려고 노력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며, 바라보는 대상인 세상 또한 그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결국 '근시(Myopia)'는 자아와 세상과의 거리,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인식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건 던호펜_근시_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_2015
요건 던호펜_근시_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_2015
요건 던호펜_근시_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_2015

아울러 던호펜의 조각에서는 관객의 보는 행위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는 렌즈와 함께 고된 노동의 시간을 거쳐 완성된 나무 재질의 형상을 만나볼 수 있다. 각각의 조각은 렌즈를 주축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가장 단순한 형태를 취하고 있는데, 최근에 그의 작업에서는 이것이 부드럽게 구부러지거나 특정 성향을 지닌 유기체의 형상으로 발전하면서 다른 형상과의 관계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 작가가 개개의 조각에 집중했다면, 이러한 변화는 공간과 대상과의 관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유하기 시작한 결과인 듯하다. 이렇게 작가는 명상과 성찰을 기반으로 한 인간의 경험과 인식의 문제를 전통적인 조각과 광학적 특성을 결합한 설치작업으로 보여주면서, 주체를 둘러싼 세상의 모습을 조용히 성찰해나가고 있다. ■ 황정인

Vol.20150412i | 요건 던호펜展 / Jürgen Dünhofen / sculpture.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