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하다, 도.서.관. 圖.書.館.

FIND, ARTS.BOOKS.PLACE展   2015_0414 ▶ 2015_0509 / 월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조각그룹 비(강선구_박은선_안경하 오수연_이지향_이희경_조수연_차경화)

기획 / 조각그룹 비

관람시간 모자열람실,어린이열람실,전자정보열람실,멀티문화감상실 / 09:00am~08:00pm 종합자료실Ⅰ,Ⅱ / 09:00am~10:00pm / 주말_09:00am~05:00pm / 월요일 휴관

서대문구립 이진아기념도서관 LEEJINAH MEMORIAL LIBRARY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공원길 80 Tel. +82.2.360.8600 lib.sdm.or.kr

도서관은 발견의 묘미로 가득 찬 곳이다. 우리는 도서관에서 책을 찾고 원하던 정보를 발견하여 자기 안에 그만의 방식으로 저장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인도되거나 새로운 시각으로의 전환을 맞아 또 다른 인생을 살아가게도 된다. 조각그룹 비의 2015년 프로젝트는 도서관이 가지는 가치와 중요성, 그리고 도서관의 사회적 역할에 주목하며, 그 위에 시각예술이라는 레이어를 덧입혀 새로운 형태의 전시, 예술체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평범한 과정 속에서 의미있는 무언가를 찾게 되는 것, 발견하게 되는 것이 전시의 의도이다. 숨겨진, 작가들의 무언가는 어떠한 형식의 작품 또는 그림(圖)이거나 글(書)일 수 있고 생각지 못한 곳(館)에서 저마다 새로운 의미로 발견되어지길 기다리고 있다. 왜 도서관 인가 / 왜 문화와 예술인가 ● 삶의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진 집 그리고 직장. 내 주변의 공간들은 진정 '나'의 공간인가? 나 라는 존재에게 집중할 새도 없이 빠르게 연계되는 하루의 시간과 한 달의 시간 그리고 해 의 반복. 어느새 치유와 참살이의 화두가 유행 없이 일상의 한 부분으로 스며든 요즘 우리는 어떻게 그것을 취할 것인가에 더욱 매진하고 갈구하는 듯하다 ● 빈 공간과 빈 시간이라는 단어는 무능함인 듯 치부된 이 바쁘고도 복잡한 시간 속에서 주변의 영향력을 단호히 쳐내고 '나'를 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다. 새로운 나를 발견해내고 아주 은밀하고 사적인 이야기부터 방대하고 전문적인 지식까지 아낌없이 내어주며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찰해 볼 수 있도록 어떠한 견제나 의도 없이 나를 순수하게 고무시켜주는 그런 시간과 장소는 과연 존재하는가? ● 도서관 안에서의 방대하고 깊이 있는 자료 - 인간과 인간의 환경 그리고 인간의 상상력 까지 수집, 보존, 연구되었으며 지극히 사적인 영역부터 각종 전문분야까지 세심하게 기록된 - 와 만나는 순간 바로 '거기' 도서관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발견의 묘미와 즐거움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내가 '나'라는 자아를 주제로 연구하면서 인생의 소소하고 디테일한 업적을 찾아내고 아직 오픈되지 않은 수많은 방들을 발견하여 열쇠를 찾아나서는 그 여정은 비로소 내내 비워져 있던 것만 같던 가슴속 갈증과 공허함을 채워가기 시작할 것이며 안으로부터 치유되어 나를 지탱할 영혼의 뿌리를 굳건히 해주는 무한한 양토가 될 것 이라고 믿는다. ●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평범한 과정 속에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고 발견하게 되는 것,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인도되어 새로운 시각으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되는 것, 한 때 나마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일, 하고 싶었던 일, 내가 원하는 나를 발견하고 나를 찾아가는 지도를 완성해 나가기 위하여 도서관은 무한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 자! 이제 일어나서 나를 묶어두는 주변의 모든 것들을 걷어내 보자. 그리고 도서관으로 들어가 오롯이 나에게만 나를 위해서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곳에 이미 8명의 작가가 먼저 행한 발견의 흔적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강선구_만들어진 유물_시멘트, 책_각 25×25×25cm, 가변설치_2015

강선구 ● 많은 사람들이 점점 더 무거운 이야기를 견디지 못하는 것은 시대가 힘들고 어려워서 일까. 어렵고 진지한 이야기보다는 가볍게 읽어낼 수 있고 소비할 수 있는 정보의 획득으로 만족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인 듯하다. "예전에는 사랑, 슬픔에 대한 노래들이 많았죠. 심지어 댄스곡도 슬픈 감정을 다룬 곡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에는 진지하고 깊이 있는 감정 대신 갈수록 가벼운 내용들로 대체되고 있어요. 이젠 사랑에 대해서도 아니고 '썸' 정도에 대한 이야기인 거죠." 안타까움 섞인 어느 작곡가의 이야기도 책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무게의 변화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 강선구는 책은 많은 에너지를 가진 사물이기에 그 안에 담긴 가치는 끊임없이 누군가에게로 이동하고 작용하며 개개의 삶 속에서 변주되어 살아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서가에 꽂힌 '살아있는 책'들과 함께 곳곳에 박제된 책들의 무더기를 대비시킨다. 시멘트 큐브 안에 매몰된 책들은 더 이상 유동적 에너지가 될 수 없다. 어떠한 지식과 감동도 주지 못한 채, 그 자리에 화석처럼 굳어 버린 '무거워진 책'들은 기존의 에너지가 소거된 채, 예술작품이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읽히게 된다. 이를 통해 도서관에서 발견하게 되는 또 다른 '읽기'가 가능해 질 것이다.

박은선_The Path_나무, 디지털 프린트, 조명_가변설치_2011

박은선 ● 우리는 무엇인가를 찾으러 도서관에 간다. 원하는 정보를 찾는 동안에 발견하는 다양한 자극은 부지불식간에 빠져드는 유희를 경험하게 하며 순식간에 마음속에 상주하던 불안과 우울을 몰아내고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준다. 자료와 정보를 찾기 위한 목적은 우연히 얻어지는 많은 간접 경험의 자연스런 동기부여가 되고 그렇게 찾아진 그 무언가가 인생에 있어서나 연구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점의 발로가 되기도 한다. ● 도서관이라는 공간은 더 이상 정보만 얻기 위해 들르는 곳이 아니다. 그곳은 언제나 가슴을 내어주는 친구이자 선배이고 신실한 선생님이면서 방대한 지식의 보고인 전문인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면서 과거를 만나 현실과 미래를 논의하고 설계할 수도 있는 곳이다. 박은선은 도서관의 서가 이외의 장소도 포함하여 곳곳을 걸을 때 마치 숲의 나무 사이를 걷는 느낌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계단의 경사면에 다양한 이미지를 삽입하여 서가 이외의 공간에서도 작품사이를 거닐며 새로운 것을 보고 느끼는 재미뿐만 아니라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안경하_이야기가 되다_철판, 종이_가변설치_2015

안경하 ● 잠들기 전 엄마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는 아이의 머릿속에는 다른 이야기의 세상이 펼쳐진다. 엄마는 호랑이를 물리치고 오누이에게 돌아갈 것이고 토끼는 신기한 지상의 약으로 용왕님을 살려낼 것이며 평범한 소녀와 유약한 공주는 마녀와 계모를 물리칠 계획을 그려낼 것이다. 사람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듣고 받아들여 만들어진 나의 이야기들은 모두 다를 것이다. 그 수많은 '나' 라는 사람들이 다시 이야기를 만들면 또 다른 책이 될 것이며 그 책은 다시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읽혀져 새로운 이야기의 세계가 만들어진다. ● 작가는 도서관을 이루고 있는 개개의 요소들 다양한 책과 사람들이 서로 섞이고 융화되며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 책의 구성은 글쓴이의 낱장 낱장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지만 작품으로 제작된 한 장 한 장의 이미지는 작가와 보는 이의 기억과 연상 작용 그리고 도서관이라는 특정한 장소에서 제공되는 수많은 텍스트에 의하여 전혀 새로운 감상으로 상상 속 이야기를 완성해 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오수연_바라보다_신문지_가변설치_2015

오수연 ● 책이나 신문 속에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글쓴이의 인생과 경험이 들어있기도 하고 생각이나 상상이 들어있기도 하다. 가장 흔한 글은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버리는 신문일 것이다. 신문은 겉으로는 글과 종이로 이루어져 있지만 신문 속에는 오늘날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일상적으로 나왔다가 사라지는 신문 속에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어있지만 너무 흔해서인지 그 안의 사람들을 잊곤 한다. ● 신문으로 만들어진 오수연의 작업은 그 문자, 인쇄물에서 '사람'들을 찾아보는 작업이다. 흔한 신문에 일상의 이야기가 담겨있고 그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각자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그걸 인식하는 과정이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조금 특별하게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지향_Dressing_포비돈요오드액, 실, 거즈_서가 전체에 설치_2015

이지향 ● 도서관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소설의 주인공은 드라마틱하게, 위인들은 치열하게, 학자들은 난해하게. 네모나고 얄팍한 공간 뒤편에서 지금을 살아간다. 하지만 나의 손에 들려진 책 한권에서 발견하는 건 그들이 아니라 시공을 빙 돌아 만나는 나 자신의 모습이다. 같은 고민, 같은 마음, 같은 시대, 같은 상처...그들과 마주하고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너덜너덜해진 삶의 살갗이 낫는 느낌이 드는 곳, 그 곳이 바로 도서관이다. ● 검붉은 소독약으로 염색된 실과 거즈로 만들어진 100개의 책갈피는 서가 곳곳의 책 사이에 끼워져 책을 펼치는 이들의 해어진 삶 구석구석을 꿰매고 싸매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무심코 넘기다 발견하게 되는 오래된 메모나 지폐 한 장 같은 우연의 재미를 가져다 줄 것이다. 또한 실, 소독약, 바세린 등 치유를 상징하는 오브제들도 서가에 함께 설치하여 치유의 공간으로서 도서관의 모습을 바라보도록 한다.

이희경_The magic ladder_시트지, 종이_가변설치_2015

이희경 ● 어린 시절에는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놓인 어떤 물건들을 보고 싶고 갖고 싶어 서랍이나 박스를 타고 오르는 소심하고도 위험한 모험을 하곤 했다. 엄마에게 호되게 꾸지람을 듣고 난 뒤 구겨지고 찢어진 호기심을 펴내고 기워내며 늘 마음속으로 되뇌이던 생각 속에는 마법의 사다리가 있었다. 주머니 속에서 튀어나와 갈 수 없는 곳, 닿을 수 없는 곳에 언제라도 나를 데려다 주는 magic ladder ! .. ● 이희경에게 사다리와 계단은 갈 수 없는 곳에 닿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법의 통로이다. 도서관에서 발견되는 각 작가들의 작품들은 숨은그림찾기나 보물찾기처럼 상상력의 무한동력이 되어준다. 마법의 사다리는 도서관 곳곳에 설치되고 숨어있어 작품과 작품을, 작품과 도서관을, 도서관과 작가를, 작가와 관객들의 뇌와 심장 속으로 연결시킨다. 매직 레더는 서가에서 작품들 사이사이에서 또는 바깥이 비치는 커다란 통 유리위에서 언제라도 튀어나와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또한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도서관은 수천수만 종류 각양각색의 매직 레더를 보유하고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된 거대한 보관소와도 같다. 작가는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도서관에서 발견하는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선사하여 저마다 의식하지 못한 채 마음속에 간직한 수많은 생각의 창고를 찾아내고 열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조수연_Paper Hive_종이_가변설치_2015

조수연 ●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카르트의 명언이다. 그만큼 책이 갖는 에너지는 깊고 방대하다. 독서라는 것은 그러한 엄청난 에너지를 흡수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아니 한 문장씩이라도 독서를 한다면 계절이 바뀌고 새해가 다가오는 어느 순간 달라진 나를 느끼게 될 것이며 이미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자아를 발견할 것이다. 책은 가장 정확하고 인자한 스승이자 우울한 정신의 최고의 치유자이기에 누군가의 인생을 전환시킬 계기를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조수연은 그런 독서의 힘을 Hive라는 반복되는 패턴을 이용하여 종이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얇은 종이 한 장으로는 보잘 것 없고 미미하지만, 여러 장이 한 데 모여 이루어내는 그 힘은 창대하다. 육각형으로 접힌 종이는 서로 맞물려 하나의 거대한 벌집 형태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그 수가 많아질수록 견고해 지면서 넓게 퍼져 나간다. 도서관의 빈 공간 안에서 최초의 나는 사라지고 더 이상 유약하지도 작지도 않은 단단하고 가득 채워진 나를 조우하게 된다.

차경화_마음을 읽는 나무_나무_각 15×15×15cm_2015

차경화 ● '빨리 빨리'를 외치는 삶의 전투 안에 서있는 나를 멈춰 세워 본다. 느린 것을 게으른 것이라 생각하며, 삶을 부추기며 살고 있는 건 아닌가?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감동은 감정의 사치가 되어버렸다. 작가는 느림이 선사하는 삶의 아름다움에 공감을 부르며 그렇게 천천히 도서관을 만났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의 길을 자기만의 다양한 색깔로 천천히 정성스럽게 걸어가야 한다고 일러주듯- ● 이에 새로운 것에게 버려진 오래된 나무조각을, 빠른 것에게 버려진 느림의 조각을 발견하며 집적시키고 연마하여 도서관의 다양한 책 옆에 무심한 듯 색을 드러내며 놓이게 된다. 발길을 잠시 멈추고 작품과 마주하는 동안 '나'라는 존재에 대한 반추를 끌어내어 고통의 소통이 아닌 느림의 즐거운 소통으로 다양한 자기만의 색깔로 읽혀지길 기대해본다. ■ 조각그룹 비

Vol.20150414d | 발견하다, 도.서.관. 圖.書.館.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