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NC STANS 영원한 지금

최선길展 / CHOISEONKIL / 崔先吉 / painting   2015_0415 ▶ 2015_0421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85×90cm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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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415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아라아트센터 ARA ART CENTER 서울 종로구 인사동 9길 26(견지동 85-24번지) 4층 Tel. +82.(0)2.733.1981 www.araart.co.kr

영원한 지금을 사는 작가 최선길 ● 나는 그때 / 자작나무와 이깔나무의 슬퍼하든 것을 기억한다 / 갈대와 장풍의 붙드든 말도 잊지 않었다 / 오로촌이 맷돌을 잡어 나를 잔치해 보내든 것도 / 쏠론이 십리길을 따러와서 울든 것도 잊지 않었다 (백석, 『북방에서 정현웅에게』 中에서)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110×120cm_2014

흔적이 발효되는 공간을 영원한 지금이라고 부른다. 그의 작품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마음 저 편에 곰팡이 핀 부딪힘을 꺼내 놓아야 할 것만 같다. 왜 나무냐고, 그의 풀어진 앞섶에 넌지시 질문을 던져 넣었다. 그러자 나무는 그가 잉태한 그곳에서 껍질을 찢고 生長하기 시작하였다. 작가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것들을 훑어 내고 있다. 아니 더듬어 내고 있다. 그러자 덜어내고 깎여진 작가의 손끝에서, 나무는 어둠으로 씻겨진 빛의 裸身으로 부활한다.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80×75cm_2015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15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100×120cm_2015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50×80cm_2015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60×129cm_2014

작가에게 나무는 동시에 사람이다. 저절이 틈이 갈라 놓은 속살에는 열림과 닫힘의 구분도 없다. 다만 그것은 삶에서 배어나온 날 것 그대로의 흔적이요, 지금을 살아내는 이들의 굴곡진 고백이다. 四肢의 움직임과 자기 보호를 포기했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순한 마음짓을 자유라고 불러도 좋다. 본능을 꽁꽁 묶어 버리자 그제서야 풀려난 몸짓을 그리 불러도 좋다. 그는 앞마당에서 자라나는 군상들을 여린 색채로 편안히 담아 내고 있다.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100×80cm_2015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110×120cm_2012
최선길_NUNC STANS_캔버스에 유채_60×110cm_2014

작품 안에서 빛도 자라고 나무도 자란다. 그들은 묶여짐 속에서 쉼 없이 오솔길을 만들어 낸다. 바람과 햇빛과 물과 땅의 liaison, 서로의 片鱗을 부둥켜 안고서 들고 나는 생명을 마다하지 않는 공간, 잡을 수 없는 순간이 영원히 쉼을 얻게 되는 정지된 시간, 그 속에서 침묵을 깨고 들려주는 솔직한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흐르는 빛의 속닥임은 색채가 주는 편안함과 동일하다. 들실과 날실이 엮어 낸 前도 後도 없는 거듭난 지금을 엿 볼 수 있는 것은 실체를 온전히 담아내고자 애쓰지 않은 자연스러움에 기인한다. 그의 작품은 지나간 것들과 다가 올 것들이 넘나드는 途上이다. ■ 유지연

Vol.20150415e | 최선길展 / CHOISEONKIL / 崔先吉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