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맵핑하기, 헤테로토피아를 찾아서 Mapping the city, Searching for Heterotopia

지속가능한 도시-꽃III展 Sustainable City-Flower III   2015_0416 ▶ 2015_0422

초대일시 / 2015_0416_목요일_06:30pm

참여작가 권영성_이용제_이성희_박능생_김인_김순선

기획 / 생태미학예술연구소

관람시간 / 11:00am~09:00pm

갤러리 D.A.C. Gallery D.A.C. 대전시 중구 선화동 205-10번지 Tel. +82.10.3430.1681 www.gallerydac.com

도시는 '영도(zero)의 몸'이다. 스스로 규정할 수 없는 몸, 그러기에 출발점이 되는 몸으로서의 도시는 실제로는 '없는-장소(non-lieu)', 즉 유토피아이다. 여러 갈래의 길과 공간들이 서로 교차하는 도시는 우리 몸이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규정되는 것처럼 다른 것들과의 관계에서만 규정될 수 있다. 세계의 수많은 도시들처럼, 즉 꽃의 도시, 음악의 도시, 패션의 도시, 무역의 도시, 테크노벨리의 도시, 철도의 도시, 성지 등, 도시는 스스로를 애써 동질적이고 균질한 몸체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보이지 않는 도시의 공간 내부를 합리적으로 조직하고 배치한다. 그로 인해 도시는 자신의 이질적이고 비균질적인 내면의 장소들을 마치 홍등가처럼 은폐하거나 멀리 치워둔다. 혹은 도시의 몸체를 왜곡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장소로 배치해 둔다. 그 장소는 유년시절의 아지트였던 다락방이나 지하실, 잡초가 무성한 공터나 무덤, 아직 공사하지 못한 빈 건축물이나 창고,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구도로, 등산로의 이끼처럼 도시의 다른 공간, 다른 존재, 즉 헤테로토피아이다. ● 여기 여섯 명의 작가들이 대전의 헤테로토피아를 찾아 나섰다. 일본에 의해서 세워진 대전은 철저히 계획된 도시였고 이주민들의 역사가 점철된 공간이다. 무던히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위해, 교통의 도시로, 과학의 도시로, 메트로폴리스의 국제도시라는 유토피아를 꿈꾸면서 대전은 대전의 이질적인 것들을 늘 새롭게 배치해야 할 필요를 느껴왔다. 대전 시민인 외국작가들이 만든 D.A.C. 갤러리 공간만큼이나 생소한 대전의 '다른 공간'을 맵핑하는 것, 그것은 유토피아로서의 현재의 대전의 몸을 비추는 작업이다.

권영성_하상도로와 철도와 인도의 관계 그래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91×116.8cm_2015

권영성의 작업(권영성_하상도로와 철도와 인도의 관계 그래프_91x116.8cm_Acrylic on Canvas_2015)은 실제 그가 늘 횡단하는 과학단지인 대덕연구단지로부터 원도심인 중구로 나오는 로드맵이다. 대전천을 끼고 대덕연구단지에서 중구로 나오는 천변 도로의 한쪽엔 주택들이, 다른 한쪽엔 모텔들이 줄지어 있는 이 기묘한 풍경은 밤의 불빛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대조된다.

이용제_Landscape of memory-갈마동Ⅰ_캔버스에 혼합재료_15.2×20.4cm_2015

이용제는 대전의 '갈마동'에 축적되어 있는 기억의 공간(이용제_Landscape of memory-갈마동_mixed madia on canvas_15.2×20.4cm_2015)을 그린다. 그곳을 이방인처럼 거닐던 작가는 법정 문제로 오랫동안 방치된 한 대형건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량하고 버려진 것 같은 장소의 느낌을 캔버스에 옮긴다. 자본의 합리적 공간을 이루지 못하면 이 작은 동네에서 보듯이 건물들은 불구의 몸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점차 우리는 이러한 기형적인 도시의 풍경을 자연으로 받아들인다.

이성희_forest #1_피그먼트에 프린트_35×110cm_2015
이성희_forest #2_피그먼트에 프린트_35×110cm_2015

이성희는 처음으로 한밭수목원을 찾은 날 그곳 식물원의 열대림을 보았다. 도시의 기계적 공간과는 매우 이질적인 수목원은 한시적이지만 우리에게 쉼과 안식을 선물하는 헤테로토피아이다. 그녀는 반갑게 열대림을 마주하는 한편, 그곳이 마치 오랫동안 대전 안의 이방인이었던 자신의 모습과 닮아있다는 생각을 카메라 렌즈 너머로 투영한다(이성희, forest #1_pigment print_ 35×110cm_2015).

박능생_대전풍경도_화첩에 드로잉, 수묵_2004/2015

박능생과 김순선은 도시 바깥에서 도시를 들여다보려는 작업을 시도한다. 그들은 각각, 도시와 자아의 거리를 표현하거나(박능생_대전풍경도_화첩에 드로잉, 수묵_2004, 2015), 도시에서 밀려난 이끼와 같은 지의류를 갤러리 공간에 직접 설치함으로써 우리가 유토피아의 도시로부터 밀어낸 공간 혹은 존재가 무엇인가를 묻는다. 김인은 D.A.C. 갤러리 공간을 온종일 비추는 카메라를 설치함으로써, 이곳이 바로 어디인가를 묻는, 즉 이 전시의 핵심적 주제인 '헤테로토피아' 개념 자체를 생각하게 만든다. 실제로 전시가 끝나고 한 달 후에는 원도심 재개발의 일환으로 도로 확대공사가 시작되어 이 공간은 사라질 것이고 D.A.C.갤러리는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만 한다. ● '다른 공간'을 찾아 길을 떠나는 것, 그것은 유랑하는 예술가들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도시의 보이지 않는 헤테로토피아의 공간들은 어쩌면 이들 예술가들이 더듬어 만져주길 기다리는 슬픈 연인의 몸일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 유현주

Sustainable City-Flower III, "Searching for Heterotopia"City - Zero Body, Heterotopia   City has "zero body." The body that cannot be defined by itself; hence, the city, which is the body as the starting point is actually a 'non-lieu'(or non-place); in other words, a utopia.   ● Our body is defined by the clothes that we wear; similarly, the city that consists of many intersections of streets and spaces can only be defined by its relationships to other things. The cities around the world, such as the City of Flowers, City of Music, City of Fashion, City of Commerce, Techno-Valley City, Railway City, and Holy City, organize and arrange themselves within their invisible inner space in order to express themselves as single homogenized systems. Therefore, they choose to conceal and set aside their heterogeneous spots as if they are red-light districts. Or they arrange their heterogeneities to the places that can only be found occasionally insofar as they do not "distort" the cities. The attics and basements that used to be childhood hideouts, vacant lots, graveyards covered by weeds, empty buildings, warehouses under construction, old and rarely visited streets, or the mosses on the mountain track―these are the heterogeneous places in our city, the heterotopias. ● For this exhibition, six artists searched for heterotopias within Daejeon. Daejeon, a city built and thoroughly planned by Japan, is marked by the history of migrants. The city planning of Daejeon has been marked by the necessity of rearranging its heterogeneities, attempting to establish its own identity and dreaming of becoming a utopian city, a city of transportation and science, an international metropolis. Mapping the different areas that are unfamiliar―such as Gallery DAC, built by foreign Daejeon citizens―is an effort to shed light on Daejeon as a utopian city. ● Kown, YoungSung's work is the actual road map from Daedeok-Techo valley, the science town that he always crosses, to the old downtown Jung-gu. The peculiar scenery of the street alongside the Daejeon River, with the apartments on one side and the motels on the other, is strongly contrary especially under the enhancement of street lamps. ● Lee, YongJe depicts accumulated memory in Galma-dong. While wandering around the area , the artist felt the aura of a place forsaken and desolated due to legal issues. The artist transposed the aura radiating from this large abandoned building into bleakness upon his canvas. As can be seen in this small town, buildings are destroyed once they fail to satisfy the capital rationalization of the area. However, we gradually accept this dilapidated city-scene as urban nature (or landscape). ● Lee, Sunghee saw the tropical forest in the Hanbat arboretum for the first time during a recent visit. A strongly heterogeneous space unlike the city's other mechanical spaces, the arboretum is a heterotopia that presents us with a limited yet peaceful rest. While pleased by this encounter, she sees the resemblance between the tropical forest and herself as a resident alien in this city Daejon and projected her thoughts through her camera lens. ● Park, NeungSaeng and Kim, SooSun looked into the city from the outside. Depicting the distance between the city and its ego, they installed the lichen (지의류) that was pushed away from the city directly to the gallery, thus drawing questions about what the space is and the things that we push away from this utopian city. ● Kim In set up cameras in Gallery DAC that angle towards the space inside the gallery the entire day to question this place, in other words, questioning the concept of heterotopia. In fact, one month after this exhibition, this gallery will disappear because of road-broadening construction as a part of the old downtown redevelopment plan, and Gallery DAC will be forced to relocate. ● A journey finding an "other place" might be the destiny of nomad artists. That is why those hidden heterotopias feel like the body of mournful soul mate waiting to be touched and embraced. ■ Yu, Hyunju

Vol.20150416e | 도시를 맵핑하기, 헤테로토피아를 찾아서 -지속가능한 도시-꽃III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