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SeMA Green : 윤석남 ♥ 심장

윤석남展 / YUNSUKNAM / 尹錫男 / mixed media.painting   2015_0421 ▶︎ 2015_0628 / 1월1일, 월요일 휴관

윤석남_무제_캔버스에 유채_1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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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421_화요일_05:00pm

작가와의 대화 / 2015_0509_토요일_02:00pm 대담자_윤난지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전시 연계 강연 / 2015_0530_토요일_02:00pm 강연자_김영옥 (연세대 문화학과 강사) 강연내용_여성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본 윤석남의 작품 세계 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지하1층 세마홀

관람시간 / 10:00am~08:00pm / 주말,공휴일_10:00am~07:00pm 뮤지엄데이(1,3번째 화요일)_10:00am~10:00pm / 1월1일, 월요일 휴관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실 SEOUL MUSEUM OF ART (SeMA) 서울 중구 덕수궁길 61(서소문동 37번지) Tel. +82.2.2124.8800 sema.seoul.go.kr

한국 페미니즘 미술의 선구자인 작가 윤석남(1939~ )의 1980년대 초기작부터 약 30여 년간의 작품들을 총망라하여 선보이는 『2015 SeMA Green : 윤석남 ♥ 심장』전은 서울시립미술관이 한국 작가를 집중 조명하기 위해 격년제로 개최하고 있는 'SeMA 삼색전(블루, 골드, 그린)' 중 원로 작가를 초청하는 'SeMA Green'의 두 번째 전시이다. ● 40세가 되어서야 작업실, 즉 '자기만의 방(A Room of One's Own)'을 갖고 비로소 미술에 입문한 윤석남은 첫 열정으로 오롯이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작가로서, 어머니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하여 모성, 여성성, 생태 등 다양한 주제를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시각화 해왔다. ● '심장'이라는 제목이 시사하듯, 이번 전시는 윤석남의 식지 않는 예술에의 열정과 약자를 향한 애통이 담긴 50여 점의 작품을 어머니, 자연, 여성사, 문학 등 4개의 주제로 구성하여 심층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또한 <허난설헌>, <이매창>, <김만덕의 심장은 눈물이고 사랑이다> 등 역사 속의 여성을 다룬 신작과 윤석남 특유의 서사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드로잉 160여 점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작가가 천착해 온 주제들을 다양한 형식의 작품들로 살펴볼 수 있게 하였다. ● 윤석남은 말하고 싶은 것을 끊임없이 작품으로 표현하고, 그 표현한 것을 일상 생활에서도 실천하며 살아온, 삶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곧 삶이 되는 길을 걸어 온 작가이다. 본 전시를 통해 윤석남의 뜨거운 손과 따뜻한 심장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를 바라며, 그녀의 이타적인 삶에 대한 의지와 그에 완전히 다다를 수 없는 현실에 대한 고민의 궤적에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윤석남_어머니1: 열아홉 살_나무에 아크릴채색_1993_아르코미술관 소장

1. 어머니 – 반에서 하나로 ●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던 40세의 윤석남을 처음 미술로 인도한 것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내면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39세의 나이에 남편을 잃고 혼자 힘으로 여섯 아이를 키워낸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과 안타까움을 표현하고픈 마음이었다. 이러한 미술에의 첫 걸음은 윤석남이 이후 다양한 층위의 모성을 탐구하며 작업의 지평을 점차 확장해 나갈 수 있게 만든 뿌리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 전시의 첫 번째 섹션에서는 윤석남이 오랜 시간 천착해 온 '어머니' 주제를 중심으로 하여 1982년 윤석남의 첫 개인전에 전시되었던 서민 여성의 모습을 담은 회화 작품들, 『시월 모임』, 『여성과 현실』 등 여성 작가 그룹전을 통해 선보인 여성주의적 작업들, 버려진 나무와 빨래판 등을 활용하여 만든 어머니 시리즈 등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다양한 조형 언어로 표현된 작가의 어머니, 그리고 세상의 어머니들에 대한 이야기를 살필 수 있다.

윤석남_어시장 2_혼합재료_2003

2. 자연, 그리고 우주 – 하나에서 천으로 ● 2000년 이후부터 인간이 가진 이기심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던 윤석남은 자기중심, 가족중심, 인간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중심 밖에 존재하는 동물과 식물을 포함한 이웃, 그리고 그 너머의 만물을 타자와 약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작업 또한 선보여왔다. ● 두 번째 섹션에 전시되는 「1,025: 사람과 사람 없이」(2008), 「999-빛의 파종」(1997), 「화이트 룸」(2011) 등의 작품처럼 육중한 형태의 높은 좌대를 지양하고, 시선이 닿지 않는 아래 공간에서 작은 생명체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는 듯한 어떤 기운이 느껴지게 하는 방식은 윤석남 특유의 작품 연출 기법이다. 제작 시기는 물론 작품의 소재 또한 유기견, 여성, 연꽃 등으로 다양하지만, 윤석남이 지속적으로 택한 이와 같은 설치 방식에는 힘의 중심을 해체시키고 그것을 넓은 면적으로 퍼트림으로써 중심부와 주변부를 화해시키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윤석남_1,025 : 사람과 사람 없이_혼합재료_2008
윤석남_화이트 룸 – 어머니의 뜰_혼합재료_2011_서울시립미술관 소장

3. 여성사 – 느슨하고 견고한 연대 ● 윤석남은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통시적으로는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간 여성들 – 황진이, 허난설헌, 나혜석, 최승희 등 - 을 현재로 소환하여 재해석하는 작업 또한 선보여왔다. ● 이번 전시에서는 당대 문인만큼이나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녔던 조선시대 기생 이매창과 윤석남이 서로 푸른 종을 들고 긴 팔을 뻗어 마주하고 있는 작품 「종소리」(2003)가 신작 「이매창」(2015)과 함께 전시되어, 동일한 주제를 다루는 데 있어 작가가 집중한 소재와 조형언어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또한 확인해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스물일곱 송이의 연꽃에 둘러싸인 「허난설헌」(2014)과 자신의 재산을 팔아 기근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구휼미를 나눠주었던 거상 김만덕의 이타적인 삶을 기리는 대형 조각 「김만덕의 심장은 눈물이고 사랑이다」(2015)도 함께 전시된다. 한국 역사 속에서 작은 흔적이나마 남기고 간 위대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작품으로 풀어냄으로써 여성의 종적(縱的) 연대를 공고히 하고자 하는 윤석남의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섹션이다.

윤석남_종소리_혼합재료_2002
윤석남_이매창_혼합재료_2015
윤석남_김만덕의 심장은 눈물이고 사랑이다_혼합재료_2015

4. 문학 – 글을 그리다 ● 윤석남의 두 번째 개인전이었던 『빛의 파종』 전시장에서 울려 퍼지던 '딸을 낳던 날의 기억'의 저자인 김혜순 시인은 윤석남 작품이 지닌 서사성에 대해 "서사가 앞뒤로 진행될 것만 같은, 서사의 중간에 출현한 인물이라서 마치 서사를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은 진행형"이라 말한 바 있다. ● 본 전시의 마지막 섹션은 작업 초기부터 '인물'과 '이야기'를 담고 싶어 한 윤석남의 문학성을 조명하는 섹션이다. 특히 그녀의 문학성이 두드러지는 1999년부터 2003년 사이의 드로잉 160여 점, 조각과 시가 결합되어 있는 듯한 2013년의 「너와」 시리즈, 그리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88년 '또 하나의 문화'가 주관했던 시화전에 출품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윤석남_어느 Terraphobia의 탄식_종이에 연필, 색연필_2001
윤석남_가볍다 너무 가벼워서..._종이에 연필, 색연필_2001

나는 화가였다 옆에 있는 정물화가 내 작품이다 지금은 아니다 보시다시피 허공에 매달려 산다 '허공에 매달리기'가 요지음 내 직업이다 이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절대 아니다 똑똑한 사람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어떤 똑똑한 체력단련 전문가가 평했다 실은 가끔 땅 위에 살짝 내려보지만 멀미 때문에 오래 견디지 못한다 이런 나를 우리 아이가 흉본다 '엄마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바보야' 위아래도 구분 못하니 바보는 바보인가 보다. 큰일났다 다음엔 무얼하지? (윤원석남, 「어느 Terraphobia의 탄식」, 2001.7.20) ● 위 글은, 윤석남의 드로잉 속에 삽입되어 있는 작가의 일기와도 같은 글이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슬럼프에 빠져있었던 윤석남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것이지만, 현실에 지쳐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싶은 심정을 표현한 재치 있는 어구들이 보는 이의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낸다. ■

Vol.20150419e | 윤석남展 / YUNSUKNAM / 尹錫男 / mixed media.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