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자본주의 Plastic Capitalism

김윤해展 / KIMYOONHAE / 金潤海 / photography.sculpture   2015_0421 ▶︎ 2015_0503 / 월요일 휴관

김윤해_화장 잘 받은 날 A Day When My Makeup Looks Great 실버랙에 피그먼트 프린트_80×100cm_2011

초대일시 / 2015_0421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월요일 휴관

류가헌 ryugaheon 서울 종로구 통의동 7-10번지 Tel. +82.2.720.2010 www.ryugaheon.com blog.naver.com/noongamgo

언제부터인가 성형이 쉽고 간단하며 대량생산이 가능한 플라스틱이 우리의 일상을 차지했다. 특히 어린이 장난감과 같은 다양한 색상과 형태가 필요한 곳에서 플라스틱은 가장 중요한 재료이다. 플라스틱 장난감의 세계는 어른들의 역사와 현실 그리고 욕망을 그대로 투영한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던 왕이나 지도자, 지금도 진행 중인 전쟁 속의 군인, 전원생활을 꿈꾸는 가족. 그러나 정작 아이들은 그 인형이 재현하는 의미를 알지 못한다. 플라스틱 인형이 보여주는 것은 생산의 주체인 어른들이 꿈꾸는 인물, 아이러니하게도 어른들이 망가뜨렸음에도 여전히 꿈꾸는 세상으로 어린이들로 하여금 또다시 같은 꿈을 꿈꾸게 한다. 음흉한 웃음 속의 보안관, 공정해 보이지 않는 심판, 힘든 내색 없는 로봇 같은 노동자, 정확히 도색되지 않은 루즈 탓에 천박해 보이는 여왕, 그리고 어른들이 스스로 없애버린 자연농장을 꿈꾸는 가족. 플라스틱 장난감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수작업을 통해 대량으로 만들어진다.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만들어진 권력과 부에 대한 미국인들의 욕망, 장난감의 조잡한 디테일 속에서 자본주의의 현실과 이상은 뒤틀리고 왜곡되어 드러난다. ■ 김윤해

김윤해_빛나는 노동자 A Glorious Laborer_실버랙에 피그먼트 프린트_100×80cm_2009
김윤해_붉은 스탈린 Red Stalin_실버랙에 피그먼트 프린트_100×80cm_2010

작은 인형들이 보여주는 거대 자본주의의 '일그러진 초상' ● 또렷하고 각진 턱과 콧날을 위로 한껏 치켜세운 채 굵은 팔뚝을 힘 있게 들고 서있는 사진 속의 남자. 그는 노동자다. 그러나 노동의 고단함과 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가 팔뚝과 어깨를 나사로 연결한 플라스틱 인형이기 때문인 것일까? 비단 그 이유만은 아니다. 그가 불편해 보이는 까닭은 무표정한 얼굴과 과장된 포즈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작품의 제목은 '빛나는 노동자'이다. 사진 속 플라스틱 인형은 사실 얼굴이 1cm도 되지 않는 장난감이다. 확대된 인형은 본래 크기일 때보다 이질적이다. 보이지 않았던 인형의 어긋난 눈동자가 보이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친근하지 않다. 어긋난 눈동자뿐만 아니다. 또 다른 사진 속 인형은 입술이 정확히 도색되지 않았고, 어떤 인형은 손 모양이 자연스럽지 않다. 이러한 적나라함은 반짝이고 화려한 사진의 배경에 의해 더욱 도드라져 드러난다. 보이지 않던 인형의 세세한 부분을 사진으로 폭로한 이는 사진가 김윤해이다. 그는 섬세하지 못한 인형에서 자본주의의 흔적을 읽었다. 대량 생산 체제 아래 값싼 노동력이 만들어낸 인형들은 언뜻 보면 아이들을 꿈꾸게 하는 왕, 대통령, 공주, 경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조악하고 볼품없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근엄한 대관식 복장을 한 나폴레옹 인형은 우스꽝스러운 눈을 하고 있었고, 정갈한 하늘색 투피스를 입은 영국여왕은 천박한 입술화장을 하고 있었다. 마치 왜곡된 어른들의 욕망을 반영하는 것처럼 말이다. 김윤해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 사진가로서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작은 인형들은, 그리고 그 인형을 만든 거대 자본주의의의 이면은 작가의 폭로에 의해 비로소 명확하게 인식된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놀이 후에 버려지는 인형들에 주목했듯이, 작가는 앞으로도 육안으로 보이지 않거나 혹은 보일지라도 소외되는 존재들을 사진으로 읽어나갈 계획이다. 작가가 밝혀낸 존재들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찾는 것은 관람객들의 몫이 될 것이다. 『플라스틱 자본주의』展은 4월 21일부터 5월 3일까지 갤러리 류가헌에서 계속된다. ■ 류가헌

김윤해_점심은 뭘로 하지? What Should We Eat for Lunch?_실버랙에 피그먼트 프린트_105×130cm_2013
김윤해_행복한 우리가족 My Happy Family I_실버랙에 피그먼트 프린트_105×130cm_2009

낯선 역설의 사진: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다. ● 사진을 가장 사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사진 앞에서 경이와 공감의 탄성을 지르게 만드는 사진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퍼스(Peirce)가 만들어낸 마법의 단어 "지표(index)"에서 오는 것인가? 바르트(Barthes)에게 깊은 상처를 준, 어찌 할 수 없이 있었던 것이고 속절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에 대한 확인과 예감 때문인가? 사진의 힘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에 있다. 사진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든 최초의 이미지였고 여전히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압도적인 이미지이다. 클레(Klee)는 "예술이란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사진만한 예술매체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기계의 눈을 가진 카메라는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 화성이나 달의 표면에서부터 미생물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기계 눈이 제작한 이미지는 인간 눈이 볼 수 없는 것을 재현한다. 게다가 모든 것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기계 눈은 인간적인 주의와 관심 때문에 세상을 협소하고 불평등하게 볼 수밖에 없는 인간 눈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다. 김윤해는 바로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사진의 힘을 직관적으로 이해한 사진가이다. 그의 사진들은 인간 눈이 보지 못하는 것, 보지 않는 것을 기계 눈을 통해 보여준다. 그는 본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카메라는 본다. 180mm Macro 렌즈는 보정되지 않은 인간 눈이 간과하던 인형의 얼굴을 세밀하고 평등하게 본다. 인간 눈에 너무나 잘 보이던 인형은 기계 눈을 거치면서 갑자기 보이지 않는 것이 됐고 인간 눈의 불평등함에 의해 소외됐던 인형의 얼굴이 기계 눈의 평등함에 의해 적나라하게 됐다. 드러난 적나라가 보여주는 것은 무엇인가? 벌거벗은 임금님 앞에 선 재단사들의 탐욕인가? 임금님의 퍼레이드에 모인 군중들의 부끄러움인가? 아니면 손가락질하는 어린아이의 유쾌함인가? 김윤해의 카메라와 렌즈는 우리에게 익숙하던 것을 낯설게 만든다. 우리에게 보이던 것을 보이지 않게 만들고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만든다. 그것은 더 이상 '토이스토리'의 우디처럼 친근하지 않다. 거친 페인트 붓질과 주형 자국들로 가득한 민낯들은 우리에게 보이지 않던 다른 세계를 보여준다. 플라스틱을 찍어내는 기계들의 철컹거림, 거칠게 뿌려지는 페인트들, 인형들을 분류하는 분주한 손길들... 알지 못할 공장과 만나지 못할 노동자들에 의해 대량생산되는 인형들은 조악한 얼굴을 과장된 포즈와 색으로 가리며 인간 눈의 불평등함에 편승해 대량소비 된다. 김윤해 사진 속의 적나라는 우리의 탐욕에 대해 이야기한다. 진귀한 것을 갖고자 하는 욕심, 이국적인 것을 갈구하는 욕망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또한 적나라는 우리의 부끄러움에 대해 말한다. 대량소비사회 속에서 남들과 똑같이 만들어지지만 플라스틱을 깎고 페인트를 뿌려대는 헛된 몸짓 속에서 오직 남보다 더 잘 팔리기만을 바라는 상품노예들의 부끄러움이 있다. 결국 무기력하게 폐기될 수밖에 없음에도 조악한 얼굴 속 박제화된 미소에만 집착하는 삶에 대한 각성이 주는 부끄러움이다. 김윤해의 기계 눈이 가진 평등함은 이런 탐욕과 부끄러움을 거침없이 까발리고 놀려대는 어린아이의 마음이다. 이것이 바로 사진의 힘이다. 기계이기에 인간이 해야 할 일을 하는 역설의 힘이다. ■ 주형일

김윤해_제국이여 영원하라 May the Empire Last Forever_실버랙에 피그먼트 프린트_100×80cm_2012
김윤해_마오 Mao_실버랙에 피그먼트 프린트_100×80cm_2015

At some point, plastics (which are easily plasticized and mass produced), started becoming an integral part of our everyday lives. This is most apparent in fields where people require a variety of colors and shapes, like children's toys, making plastic the most important material. The world of plastic toys reflects the history, reality, and desires of grown-ups as they are today. Whether important kings and leaders throughout history, a soldier in war which is still going on, a family dreaming of rural life... However, children don't know what those dolls actually represent. Plastic dolls represent the grown-up figures (the subject of production) which adults dream of. Ironically, they still make children have the same dreams as grown-ups even though the world has been destroyed by grown-ups. The photographed plastic dolls include a sheriff wearing a wicked smile, an umpire who doesn't look fair, a robot-like laborer who shows no sign of difficulties at work, a queen who looks shallow because of lipstick that was not properly applied, and a family dreaming of a garden that grown-ups rid themselves of. Most plastic toys are mass-produced in China through manual labor. As they're made in China, the "factory of the world," these toys represent Americans' desire for power and wealth, while their shoddy details reveal the distorted reality and ideals of capitalism. ■ KIMYOONHAE

The Photography of Paradox: Revealing the Invisible ● What makes photographs most photographic? Where does the power of photographs causing wonder and sympathy come from? Does it come from the word "index," as coined by Charles S. Peirce? Was it because of what deeply hurt Roland Barthes, the confirmation and premonition about things that existed inevitably and that had no choice but to happen? With its mechanical eye, a camera shows what is invisible to human eyes, from the surface of Mars or the moon to the world of microorganisms. Furthermore, the mechanical eye can see everything equally. Human eyes cannot help having a narrow, unequal view of the world because of human attention and interest. Kim Yoon Hae is a photographer who intuitively understands the power of photography and that which makes the invisible visible. Through the eyes of a machine, his photographs show what human eyes cannot see and do not see. He, however, can see these things through his camera. His 180 mm macro lens looks at the faces of dolls, which the naked eye has missed, in a more detailed, equal way. Furthermore, the dolls that were visible to the human eye became something invisible, all of a sudden, when they go through a mechanical eye. As can now be seen, the faces of the dolls, which had been alienated by the prejudices of the human eye, were revealed directly by a mechanical eye. What does such candidness show? Is it the same with the tailor's greed in The Emperor's New Clothes? Is it the shame of the crowd to see the king's parade? Or is it the cheerfulness of a child pointing a finger at this same parade? Through the lens of Kim Yoon-hae's camera, he makes what was familiar to us unfamiliar, what was visible is made invisible and vice versa. The toys are not friendly to us like Woody in the animated film Toy Story any longer. Faces full of rough paint brushstrokes and traces of the molds reveal another world that was previously invisible to us. The clinking sound of the machines that manufacture plastic products, paint colors that are harshly sprayed, and busy hands that classify dolls…The dolls mass-produced at unknown factories and by laborers we never meet are mass-consumed thanks to the inequality of the human eye, as the dolls' exaggerated poses and colors cover their cheap faces. The candidness in Kim's photographs represents our greed. The true nature of avarice for something precious, and the desire for something exotic, is clearly revealed. Yet this candidness also examines our shame. Although they are made in the same way as other products in a mass-consumption society, those dolls only wish to sell more products through the vain gesture of carving plastic and spraying paint. There is shame in those product slaves. Although they have no choice but to be disposed of helplessly, ultimately we remain obsessed with the stiff smiles on their pathetic faces. The unprejudiced notion behind Kim Yoon Hae's mechanical eye is like a child's heart that reveals and pokes fun at such greed and shame without reluctance. That is the power of photography. ■ Joo Hyeong-il

Vol.20150421h | 김윤해展 / KIMYOONHAE / 金潤海 / photography.sculp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