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의 바위

김보섭展 / KIMBOSUB / 金甫燮 / photography   2015_0422 ▶ 2015_0504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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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422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선광미술관(선광문화재단) SUNKWANG ART MUSEUM (SUNKWANG CULTURAL FOUNDATION) 인천시 중구 신포로15번길 4(중앙동4가 2-26번지) Tel. +82.(0)32.773.1177 www.sunkwang.org

즉물적 추상 - 연평도 검은 바위들에 응답하는 시선 ● 김보섭의 사진은 정면을 응시하는 시선의 집중감이 있다. 대상 스스로 발하는 어떤 느낌에 꽂인 시선의 응집력이 있다. 시선을 붙잡는 이 힘은 태고(太古)적 바위가 가지고 있는 대상의 무게감과 세월의 흔적이 만들어낸 시간의 지층들이 쌓인 결과이자, 작가 김보섭이 그 알 수 없는 신비로움을 정면에서 마주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연히 친구를 만나러 섬에 들어갔다가 소연평도 바닷가의 검은 바위들을 만났다. 하지만 그 당시로는 이들 바위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를 구체화 할 수 없었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이 바위들의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가 2003년 태풍이 올라오기 하루 전날 섬에 들어가 바위들을 다시 대면하고 거의 무아의 경지로 4시간 동안 촬영했다. 이후 해가 있을 때는 안가고 비가오거나 맑은 흐린 날, 안개 낀 날, 틈틈이 찾아가 이들 바위들을 사진에 담았다. 그러기를 거의 10년을 넘게 이 작업을 했고 과거에 묶여 놓았던 사진들을 숙성시켜 이번에 선보이게 됐다.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김보섭의 연평도 바위들 사진은 표면의 질감을 집적 만지듯 생생하게 촉각적이다. 마치 바닷가 물기와 안개와 바람이 축축하게 젖어오듯이 습하다. 시간은 흘러오다 멈춘 듯, 어둠이 내려앉아 스며든 그림자.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색 톤은 바위의 무게감을 육중하게 만들어 꼼짝없이 시선을 붙들어 맨다. 시선을 포박하는 이 응집력의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강력한 바위들의 존재감, 그것은 바위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대상의 세부적인 형태의 복잡성을 생략하고 세도우 톤의 깊은 맛의 디테일을 흑백사진으로 섬세하게 살렸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치 수묵화의 농도 짙은 갈필의 질감을 보는 듯 매우 거친 필름의 입상성이 더해서 추상적인 형태가 전체적 분위기를 감싸고돈다. 김보섭의 사진에서 검은 톤이 단지 검은 색으로만 지각되지 않는 것은 알 수 없는 심연의 어둠이자, 대상의 즉물적 힘에 의해서 시선을 사로잡는 아주 강력한 힘을 배가시키기 때문이다.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김보섭_잉크젯 프린트_100×200cm_2012

이것을 김보섭사진의 즉물적 추상성이라 말하면 어떨까? 이 말은 일면 모순적인 듯하지만, 사진에서 대상이 그 존재감을 강력하게 들러나면 날수록, 하나의 고정된 '의미'를 갖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대상이 단순히 즉물적이지만, 추상적 형태를 가졌기 때문이 아니다. 바위들의 존재감을 사로잡는 자연의 물질성과 변화의 흔적들이 만들어낸 시간의 아우라 이기 때문이다. 그런 결과 김보섭의 사진에서 바위의 '의미'는 관객의 추측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어떤 근원적 질문에 대한 응답으로서 의미의 추상성을 가진다. ■ 이영욱

Vol.20150422a | 김보섭展 / KIMBOSUB / 金甫燮 / 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