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단상전

김경혜展 / KIMKYUNGHAE / 金敬惠 / painting   2015_0512 ▶︎ 2015_0517

김경혜_그여자 그남자_화선지_22.5×32.5cm×2_2008

초대일시 / 2015_0512_화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77 Tel +82.53.661.3521 www.bongsanart.org

마음에 드는 작품 앞에 서면 어디선가 갑자기 마음의 덩어리가 몰려와서 가슴을 북 두드리듯이 친다. 뒷 목덜미로부터 뜨거운 불덩어리가 온몸에 퍼지고 어떤 때는 조용한 시냇물이 가슴에 흐르고, 그렇게 조금씩 가라앉아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몰고 간다. 이때 가슴속에 무어라 할 수 없는 감동의 싹들이 돋아나곤 했는데 이런 감동들은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것이 되어서...(1988. 4) 평소의 내가 아닌 한겹 깊이 있는 나의 내면을 향해서 깊이 침잠한다. 시간마다 마디마디에 매듭지어진 의식들. 진실해지려는 노력 속에 정신의 쓸쓸함, 이룰 수 없는 것을 향한 기대, 그 모든 것이 한 덩어리 되어서 내 그림의 일부가 된다. (1988. 6) ● Drawing은 하나의 사물에 대한 나의 의식이 어떤 느낌을 받았을 때 그것들을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물을 보며 떠오른 Image와 만나면서 느껴지고, 부딪힌 하나의 감성을 담은 것이다. 거기에는 그리움, 슬픔, 외로움 등등의 여러 감정들이 생각과 표현사이에 아무런 구애받지 않고 가장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다. 작품 속에 있는 선하나, 점하나.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거기에 표현된 점 선 하나하나 모두들 절실함이 담겨있다.(1988. 12. 6) ● 누군가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흔적을 보며 가벼울 수 없는 역사의 한 순간을 느낀다. 21세기 한국의 남쪽 소도시에서 평생 교직을 하며 살아온 삶, 여기에 이르게 한 한 사람의 역사 그것이 전부인 삶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인간 삶의 역사 속에서 조선후기 만큼 인간의 보편적 욕망과 인식의 근원을 확립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므로 그 시대의 서민들의 미의식을 나의 의식과 관계를 지워보고 싶었다. 삶을 통해 작품 속에 표현되어진 것, 실존의 흔적, 그것이 인간적 존재의 본질이라고 생각하기에... 내가 알 수 없었던 어느 시간들이 나의 인식 속에 들어와서 남겨진 자취들의 순간순간 들을 아무런 포장도 않은 채...(2014. 5. 14)

김경혜_그여자 그남자_먹, 갱지_66×40cm×2_2006
김경혜_무제_먹, 화선지_24×23cm_2008
김경혜_무제_먹, 화선지_24×23cm_2008

뚫고 나오기 힘든 돌을 비켜 삐죽이 돋아나 싹이 나오고 비바람을 견딘 나무, 나이테가 촘촘하고 옹이가 있는 판목, 강한 불에 달구어진 강인한 칼, 목판화가 가지고 있는 특성들을 함축하고 있는 매력. 단순하고 선명한 선, 그리고 눌림에 의해서 찍혀진 붓으로 표현할 수 없는 칼 맛, 언제부터 이어져 왔는지 알 수 없는 생명력, 삶이 묻어있는 소박함까지도... 여기에 좀 더 나다운 것이 담겨있다. 15년이나 묵혀졌던 벚나무 판목. 무뎌지고 녹슨 조각도를 갈아서 판각을 한다. 부드럽고 무른 판목은 내 맘이 그대로 담겨진다. 숨을 고르고 공기를 느끼며 나의 날개를 조금씩 펴기 시작한다. 나의 삶에 새 살이 돋듯이...(2015. 1. 3) ●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다양함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내가 쉬고 있는 숨 하나마져도 세상사와 물려서 돌아간다. 아주 사소한 것조차도 없어서는 금방 세상이 멈출 것 같다. 이 속에 그 여자와 그 남자가 있다. 그 여자는 사랑과 꿈 외로움을 이야기하고, 그 남자는 직장과 힘 명예를 이야기 한다. 그들은 각각의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다른 감성으로 이해한다. 서로 다른 세상으로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해서 동행 한다.(2015. 3. 29) ■ 김경혜

김경혜_무제_먹, 석고_20×16cm×15_1997
김경혜_중얼중얼_우드컷_48×48cm_1999
김경혜_무제_먹, 파스텔_70×50cm_1999

의식의 단상전 Fragmentary Thoughts of Consciousness ● 김경혜의 작품은 의식 속 단편적인 의식 세계를 '단상(斷想)'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의 개별적 작품들은 의식 속 산재해 있는 의식이자 개별적 의식들의 단상(單相)들을 표출한 것이다. 이 단상들이 끊임없이 분출하는 작가적 의식이자 잠재의식과 더불어 그의 예술적 심의와 결합하면서 성립된 것이다. 그의 작품은 그의 예술적 의식세계를 지배하고 있던 것들이 발현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작품들은 예술적 행위의 한 방편인 드로잉을 통해 수 없이 많은 의식의 단편들로 현상화되어 있다. 개별적으로 보자면 이들 작품들 모두는 논리적이고 정리된 일목요연함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작품으로 발현된 의식의 단편형상들 전체를 나열해 놓고 보면 그것들은 무엇을 표현했는지 금방 인지 가능케 한다. 그의 작품 속 각각의 개별적 단상들은 세계적인 경험적 요소들로 충만해 있다. 이러한 점은 작가의 작품에 수없이 등장하는 예술적 표상들이 증명해 주고 있다. 작가 스스로는'왜 자꾸 인물형상이 작품에 등장하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한다. 이는 그의 의식 속 표상의 단상들이 자신도 모르게 경험을 통해 접수된 인물, 즉 그 여자, 그 남자로 채워져 있는 이유를 묻고 있는 것인데, 이러한 점은 김경혜의 작품들이 의식의 단상들, 즉 개개 작품들의 개별적 편린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증시해준다. 이른바 작가로부터 기인한 작가의 예술적 의식의 단상들이 개별적인 속성을 뛰어넘어 총체성을 띤'의식의 단상(斷想)'이자 예술적 형식들로 발현되고 있음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 홍준화

Vol.20150512d | 김경혜展 / KIMKYUNGHAE / 金敬惠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