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제너레이션 Ⅳ-사물의 꿈 New Generation Ⅳ-The Dreams of Things

원선경_이주희_장은의_전현선展   2015_0521 ▶︎ 2015_0627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5_0521_목요일_06:00pm

아뜰리에 705 젊은작가 지원展

관람시간 / 11:00am~05:00pm / 일요일 휴관

아뜰리에 35 ATELIER 35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오궁길 35-2 Tel. +82.31.222.9117 www.atelier705.com

무심한 그러나 친절한, 사물의 꿈 ● 가끔 꿈을 꾼다. 그 꿈은 무심하게도 단서만 던져주고 사라진다. 순간 혼란스럽지만 이내 행복해지곤 한다. 우리의 마음대로 꿈 속 사물들의 의미를 음미하는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일상은 더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꿈은 그래서 친절하다. ● 여기 4명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사물들을 화폭에 담는다. 그들은 초현실주의자들이 그러했듯이 냉철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객관적인 사물의 형상을 몽환적인 분위기로 그려낸다. 익숙했던 사물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낯선 경험. 사진이 가지고 있는 지표적 특질과 다른, 사물들이 만들어내는 화폭 위의 촉각적인 네러티브는 언어적 행위의 한계를 극복한다.

전현선_소년_나무_열매_캔버스에 수채_33.4×24.2cm_2014
전현선_공원_한 장면_캔버스에 수채_53×40.9cm_2013
전현선_균형을 위한 체조_캔버스에 수채_90.9×72.7cm_2014
전현선_소년_나무_열매_캔버스에 수채_40.9×31.8cm_2014

전현선과 이주희는 기억의 조각들을 화면에 콜라주한다. 전현선은 사물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판단을 유예하고 자신의 황홀한 꿈으로 우리를 초대한다. '순수하고 편견없는 유년기의 시각'을 나누고자 스토리텔러를 자처하는 작가에게 그림은 영감을 주는 대상과의 비밀스럽고도 진솔한 대화이다. 그녀의 비밀스런 방에서 숨바꼭질하듯 변신하는 원뿔은 우리에게 사물의 잊혀진 의미를 찾도록 유도한다.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것을 형상화한 사물들로 가득찬 그 곳에서 그녀는 우리를 작품의 '주인공'으로 초대하는 것이다.

이주희_몽상의 숲 1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4
이주희_몽상의 숲2_캔버스에 유채_130×130cm_2014
이주희_무제_캔버스에 유채_130×193.9cm_2014

이주희는 광대한 자연 이미지들을 캔버스 위로 얇게 얹는다. 꿈에 우연히 등장한 곳들이 무중력의 상태로 조감한 듯 재구성된 이 풍광은 작가에게 위안을 주는 안식처이다. 자유롭게 숲을 따라 계곡 사이사이를 누비다 보면, 단편적인 기억들이 조합해낸 그 숲은 이제 구체적인 장소이기 보다는 세잔이 그러했듯이 마음 속에 자리하는 공간이 된다.

원선경_분수_종이에 크레파스_31.8×40.9cm_2014
원선경_움직임_종이에 크레파스_91×116.8cm_2014
원선경_저녁 산_종이에 크레파스_24.2×33.4cm_2014

원선경과 장은의는 대상과의 교류를 통해 미지의 것을 감지해 나간다. 원선경은 잊혀진 사물의 존재를 발견하고 그 설렘을 화폭에 담아낸다. 겹겹이 쌓아 올린 크레파스 위로 수많은 입자의 기입과 긁어냄의 반복적 행위는 기억과 관계를 증식시키고, 의미의 층을 두껍게 만든다. 작가의 시선은 아무리 더럽고 하찮은 일상의 사물들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시간을 채우고 이야기를 덧입힌다. 이는 사물의 '속살을 들여다보고 잊혀진 혹은 숨겨진 모습을 발견하여 그 속에서 작은 우주를' 찾고자 함이다.

장은의_청소1_캔버스에 유채_53×45.5cm_2014
장은의_청소2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14
장은의_청소3_캔버스에 유채_53×40.9cm_2014

장은의의 비움은 원선경의 채움의 또다른 번안이다. 장은의는 청소와 이사 후 텅 빈 공간을 재현한다. 허허로운 공간 속에서 우연히 남겨진 사물은 비워냄을 은유하고, 오히려 빈 공간을 '사소한 환상'과 기억의 입자들로 가득 채운다. 이는 공간에 비물질적인 회화적 감수성을 채우고자 전시공간을 비워버린 이브 클랭의 『텅 빔(Le Vide)』전을 연상시킨다. 알베르 까뮈가 간파한 그 '텅 빈 공간의 충만한 에너지'처럼, 혹은 그녀의「맛있는 그림」의 발포성 비타민의 청량감처럼, 장은의의 사물들은 우리를 시각적 감상을 넘어서는 경험으로 이끈다. ● 무심하게 던져진 듯한 그들의 시적인 사물들은 인식과 꿈의 이야기를 친절하게 묘파하여 의미를 생성하고 증식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침묵하던 사물은 타성에 젖은 우리에게 이야기를 걸어온다. 회화를 귀환시킨 그들의 그림은 이 전시를 기획한 우순옥의 일련의 작업처럼, '집착과 욕망으로 비대해진 우리의 삶 속'에서 그 기물이 뜻하는 바에 집중하게 하는 힘을 가진다. 우리가 제대로 인식 못하고 스쳐 지나갔던 의미들을 환기시킴으로써 사물의 외피를 넘어서는 삶의 실체를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언제든 갈 수 있고 이동가능한 '마음 속 빈 장소', 그 꿈에서 말이다. ■ 박윤조

Vol.20150521c | 뉴제너레이션 Ⅳ-사물의 꿈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