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주展 / PARKKYOUNGJOO / 朴京珠 / painting   2015_0529 ▶︎ 2015_0604

박경주_Sound-Spring1506_한지_130.3×162.2cm_2015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41121b | 박경주展으로 갑니다.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춘천시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6:00pm

갤러리 아르숲 GALLERY ARTSOUP 강원도 춘천시 효자2동 효석로 9번길 13(305-18번지) Tel. +82.33.262.1360 artsoup.cccf.or.kr

먹빛 번지듯 스며든 신실함과 통도로써의 미학 ● 1. 작가 박경주는 작품의 기본 재료로 '한지'를 이용한다. '안동한지'를 섬세하게 다듬어 색을 입힌 후 결을 메운다. 이러한 재료적 측면을 고려할 때 언뜻 전통성을 강조하는 듯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게 한지는 일차적으론 다층적 통도를 가리키며 이차적으론 회화의 확대를 의미한다. 또한 내면적으론 '나와 연관된 현실의 확장'으로서의 장치이면서, 구성과 조립을 통한 '성심의 언어'를 대리하는 기능을 함유한다. 그렇기에 한지를 자르고 모로 뉘인 후 만들어지는 선과 면, 표상은 그 자체로 도의의 의식과 온전히 갈음된다.

박경주_Sound-Spring1503_한지_162.2×130.3cm_2015

이 중 좁고 가는 선을 따라 흐르는 리듬과 여백, 화면 내부에서 어우러지는 강렬한 색의 조응은 정신과 물질의 본질에 대한 탐구를 유추케 하며 그 선의 운용과 놀림은 진득한 길을 지향해온 작가의 삶이 의지와 변화의 가락 아래 전이되어 갈무리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가시적인 인식과 판단을 넘어선다. 화면에 안착되는 건 대상의 미메시스(mimesis)가 아닌 내적 풍경과 소리로, 3차원의 입체를 2차원의 평면에 옮기는 것을 벗어나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희구의 투영, 미의식을 감흥으로 치환한 흔적들이다. ● 시각 뒤에 존재하며 다른 차원을 열람토록 유도하는 매개인 그 이미지들은 흡사 신과 실재의 구경성(究境性)의 해명과 실천을 목표로 하는 종교철학적 토대 위에서 형성·전개되었다는 사실의 시각적 증좌와 갈음되며, 그에게 있어 예술은 신앙의 기초 세우기라는 근본적인 관심사 안에 위치하고 있다 해도 그르지 않다. 물론 다른 각도에서 볼 때 이는 절대적인 무형의 누각과 유형의 세계를 혼재시킨 결과물이기도 하다.

박경주_Sound-Spring1507_한지_130.3×162.2cm_2015
박경주_Sound-Spring1512_한지_72.7×60.6cm_2015
박경주_Sound-Spring1519_한지_45.5×53cm_2015
박경주_Sound-Spring_한지_130.3×162.2cm_2014
박경주_Sound-Spring1501_한지_45.5×53cm_2015

2. 박경주의 작업에서 읽을 수 있는 특징은 한지를 재료로 한다는 물리적 특성을 지나친다. 시각과 공간의 미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나팔'이나 '화분'의 이미지와 흐드러졌다고 할 만한, 혹은 화분에서 만개한 꽃은 감각적으로 발현될 뿐 구체적 묘사를 드러내진 않으며(느낌으로 다가서나 명확한 인지를 스스로 밝히진 않는다는 것), 사각의 프레임에 주조를 이루는 다양한 컬러들과 그 위에 부상하는 원색의 향연, 심상의 상태에 따라 변주되는 명도의 고저와 선의 중첩 등은 작가의 감성을 포박하기에 아쉬움이 없다. 이를 조형원리적 측면에서 풀이하면 그의 그림은 대개 역동성과 리듬 넘치는 동세를 내보인다. ● 추상표현주의자들이 그러했듯, 그의 그림 내부엔 감성의 멍울이 환희 및 희망과 버무려져 부유하고, 인간에게 화복을 내린다고 믿어지는 존재에 대한 경의는 예술적 동기에 부응하는 유희와 시간경험 및 시간의식을 열어젖히는 통로가 된다. 이를 달리 말하자면, 기쁨과 화락의 삶을 기원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소리로 치환한 후 시각언어로 재중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 위와 같은 관점에서 해석할 때, 박경주의 작업은 시각적인 효과보다는 감정을 환기케 하고 내용의 유추를 요구한다는 점, 현실의 리얼리티를 상상 및 비가시적 감각에 기댄 채 제의적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인지적 해석에 연연하지 않고 심상에 의존한 행간에 더욱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에서 '문학성'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어떤 형의 완성보다 보이지 않는 사유적 미학에 기초를 두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 홍경한

Vol.20150529e | 박경주展 / PARKKYOUNGJOO / 朴京珠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