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진 텍스트

윤경희展 / YOONKYUNGHEE / 尹京姬 / mixed media   2015_0707 ▶︎ 2015_0713

윤경희_Chao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00×80.3cm_2015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요일_02:00pm~07:00pm

사이아트 스페이스 CYART SPACE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3141.8842 www.cyartgallery.com

풀어진 텍스트 그리고 그 텍스트의 관계 속에 놓여진 의미들 ● 작가 윤경희의 작업은 자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그의 작업에는 수많은 텍스트들이 등장한다. 간단한 문장과 문구들, 그리고 폰트가 깨진 것처럼 분산되어 있는 기호와 같은 텍스트들은 총체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의미들이라기 보다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마치 추상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가는 자신을 표현할 때 이렇게 글들로 표현하게 되는데 그 혼란스러운 글들로 뒤덮인 자신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작업 속에 보이는 텍스트들은 일기의 한 대목 같기도 하고 인터넷의 댓글이나 메모와 같기도 한데 이 수많은 문장들과 단어들은 그의 내면을 드러내는 글들이었다. 그런데 자신을 표현하는 이러한 글들이 어느 순간부터 과연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맞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텍스트들은 그 자신을 드러내고 있지만 동시에 은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경희_Persona_합판에 혼합재료, 아크릴채색_175×150×20cm_2012
윤경희_Chao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45.5cm_2013
윤경희_Chaos_단채널 비디오_00:04:04_2013

인간은 언어를 배우고 문자를 습득하면서부터 수많은 말이나 글을 쏟아내게 된다. 특별히 인터넷 문화가 일반화된 현대 사회에서는 온라인 게시판이나 SNS등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소통하게 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텍스트화 된 문자들을 통하여서 이다. 그런데 말로 표정과 분위기를 읽으면서 소통할 때와 달리 문자와 같은 간접 매체를 통하여 온라인의 가상공간에서 소통하게 되면서부터 실체와는 차이가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일어나게 됨을 발견하게 된다. 실명과 실상이 아닌 임시로 만든 대화명과 아바타 등으로 치환된 가상의 인격은 실제의 인격을 감출 수 있는 가면을 갖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 글쓰기에서는 과장하기도 하고 왜곡시키기까지 하게 된다. 그런데 사실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는 언어에서 사용되는 단어의 의미나 개념들이 본질적으로 타자에 의해 규정된 것들이라는 점에서 보면 글쓰기의 주체는 이중적으로 은폐되는 것일 수 있다.

윤경희_Communication_티셔츠에 프린트_34×43cm_2015
윤경희_Communication_스커트에 전사_124×62cm_2015
윤경희_Communication_원피스에 전사_139×68cm_2015

그렇다면 이때 언어로 대화하고 글쓰기로 소통하게 되는 소통의 주체는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작가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또 질문하고 있다. 작가는 혼돈스럽고 무질서해 보이는 텍스트로 점철된 공간을 만들어내고 그 무질서함의 배후의 세계에 대한 실마리들을 남겨두고자 한다. 어쩌면 이 텍스트들은 가면에 불과하고 실체는 이 가면 뒤에 감춰져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여기에 깃들여 있을는지 모른 질서들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는 그의 작업에서 간혹 오히려 미려한 폰트의 구성으로 화면을 채우기도 하고 디자인된 의류의 형식으로 탈바꿈시켜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그의 작업에는 결과적으로 텍스트들의 관계들만이 화면에 남게 된 것처럼 보인다. ■ 이승훈

Vol.20150706i | 윤경희展 / YOONKYUNGHEE / 尹京姬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