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조우 A Chance Encounter

김한기展 / KIMHANKI / 金漢起 / sculpture.photography   2015_0708 ▶︎ 2015_0714

김한기_우연한 조우 No.1_피그먼트 프린트_73×130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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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708_수요일_05:00pm

작품소개영상_youtu.be/VhuPT9fKn7g

관람시간 / 10:00am~06:30pm / 화요일_10:00am~12:30pm / 일요일_12:00pm~06:00pm

갤러리 일호 GALLERY ILHO 서울 종로구 와룡동 68번지 1층 Tel. +82.2.6014.6677 www.galleryilho.com

소셜미디어가 활개를 치고 있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지구 반대편의 소식은 지금 전 세계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을 매개로 펼쳐진 텍스트와 이미지들은 복제, 재생산, 재가공을 반복하며 우리의 인식을 뒤흔들고 있다. 손쉽게 복제되는 이미지들 사이에서는 더욱 자극적인 이미지들의 생명력이 길수 밖에 없다. 마셜 맥루한(Herbert Marshall McLuhan)은 '미디어의 이해'에서 일찍이 미디어가 지니는 힘을 간파하고 '매체는 메시지다'라며 기술에 의해 우리의 감각이 확장됨을 강조한다. 덧붙여 미디어가 지닌 플랫폼으로 인해 우리의 인식을 길들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야말로 우리가 미디어가 전하는 정보에 경도되지 않을 수 있다고 충고한다. 지금처럼 수많은 정보와 이미지가 각자의 이익에 맞게 가공되어 무차별로 설파되는 현실에서 보다 균형 있는 시각과 판단의 기준이 중요한 시점이다. 김한기 작가는 디지털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일상 사물들의 단편을 자르고 이어 붙여 좌우로 복사시키거나 화려한 원색을 패턴화해 오브제 혹은 인물의 외형에 채우는 식이다. 작가는 우리가 살면서 접하게 되는 사물들을 등장시키는데 그 종류는 무기부터 도자기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이 사물들은 식별 가능한 형태로 잘리지만, 색으로 위장시켜 자체의 상징성을 해체, 조합한다. 그렇게 조합된 이상야릇한 형태를 좌우대칭 시켜 불특정한 이미지를 탄생시킨다. 다시 말해 상징성을 거세한 이미지를 데칼코마니화 하여 상상 가능한 이미지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김한기_우연한 조우 No.2_피그먼트 프린트_73×130cm_2015
김한기_우연한 조우 No.3_피그먼트 프린트_73×130cm_2015
김한기_뜻하지 않은 이야기-해골_피그먼트 프린트_67×120cm_2015
김한기_은폐된 조우_혼합재료_100×270×17cm_2015
김한기_초월적 이미지 No.1_혼합재료_67×64×11cm_2015
김한기_초월적 이미지 No.4_혼합재료_65×48×11cm_2015

데칼코마니는 좌우대칭이 핵심이다. 인간은 이전부터 좌우대칭에 미의 기준을 두고 대상을 재현하는데 척도로 삼아 왔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우리가 대칭에 안정감을 느끼는 것에 대해 배우자 선택을 예로 든다. 종족 번식을 위해 건강한 사람을 판단하는 시각적 기준이 좌우 대칭성에 있다는 논리다. 때문에 인체비례와 좌우 대칭성은 본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김한기 작가는 대상을 해체하고 조합하여 이질적인 이미지를 생산하지만, 그것을 좌우 대칭화해 우리가 보기에 안정감 있는 구도를 연출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무엇이 보이는지 질문하고 있다. 과거 데칼코마니는 '로르샤흐 테스트(Rorschach Test)'를 통해 정신병리를 판단하는데 사용되었다. 좌우가 대칭인 특정 패턴의 이미지를 보여주어 평가자의 반응을 식별해 무의식 속 억압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다. 때문에 데칼코마니는 정신분석학을 기반으로 인간의 연상 작용을 통해 무의식을 밝혀내고자 했던 도구인 셈이다. 김한기 작가의 데칼코마니 또한 우리 무의식중에 잠재되어 있던 이미지를 불러들이는 도구일 수도 있겠다.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 무의식적으로 습득되었던 이미지들이 작가의 작업을 통해 다시금 연상되는 것이다. 김한기 작가는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해체한다. 그리고 컴퓨터그래픽으로 콜라주와 복제 과정을 거쳐 좌우대칭화 시킨다. 각 개체의 상징성은 사라지고 조형성만이 자리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바라봄으로써 다른 의미를 생각해낸다. 김한기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내가 어떤 것을 떠올리는지 집중해보자 그리고 그것을 연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어디와 관계된 이미지인지 유추해보자. 그렇게 김한기의 작업은 우리의 내면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볼 수 있도록 안내해 줄 것이다. ■ 황인성

Vol.20150708d | 김한기展 / KIMHANKI / 金漢起 / sculpture.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