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1

2015_0709 ▶︎ 2015_1004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5_0709_목요일_05:00pm

참여작가 김정은_윤수연_이승희_임윤경 올리버 무소빅 Oliver Musovik 아크람 자타리 Akram Zaatari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포항시립미술관 POHANG MUSEUM OF STEEL ART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2전시실 Tel. +82.54.250.6000 www.poma.kr

'사랑'보다 널리 회자되고 있는 말이 있을까. 사랑은 누구나 일상에서 노래나 영화 또는 소설 등의 매체를 통해 흔히 접하는 단어일 뿐만 아니라 개인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몸소 경험하는 것이지 않은가. 일반적으로 사랑이란 서로 다른 두 인간 또는 대상이 어떤 만남의 지속, 즉 관계 속에서 맺어지는 것이기에 어렵고도 짜릿하고, 고통스럽고도 황홀하며, 위험스러우면서도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그런데 사랑은 단순히 개인적인 사건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함의를 갖는다. 이를테면 젊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하고 그 결실로 꾸리는 가족이 바로 우리 사회나 국가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가 되기 때문이다.

김정은_진실한 위조-위조된 진실_영상_00:11:41_2013
김정은_진실한 위조-위조된 진실_영상_00:11:41_2013

그렇게 보면 사랑의 모험은 가족의 안정, 사회의 발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부연하자면 사랑은 80년대 한국의 어느 시인이 얘기했듯이 통속적인 의미에서 서로 다른 두 존재가 만나 하나의 통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두 존재가 에고이스틱한 차원에서 벗어나 나와 다른 존재의 세계를 직접 경험함으로써 확대된 자아와 세계로 나아가는 차원을 갖게 된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사랑의 보다 구체적인 사회적, 정치적 함의를 확인할 수 있다. 즉 사랑은 주체를 어떤 형태로든 변화시키는 것, 타자를 통해 자신의 변화를 경험하게 하고, 그럼으로써 새로운 주체, 혹은 변화된 주체를 형성하는 단초가 된다. 다시 말해 사랑은 확대된 자아, 확대된 세계, 확대된 사회적 장을 마련하는 근간이 되고, 나아가 한 사회가 보다 나은 사회로 가는 토대가 된다.

윤수연_Camp Alex_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_100×132cm_2007
윤수연_Lovers_켈그레이 PVC_300×240cm_2009
LOVE 1展_포항시립미술관 2전시실 윤수연 섹션_2015

그런데 오늘날 이렇게 중대한 사랑이 위기에 처한 듯 보인다.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세대를 삼포(三抛)세대, 심지어 사포, 오포 세대라 부르고 있으며 기성세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연애, 결혼, 직장 가운데 적어도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데서 이제는 출산 또는 인간관계마저 포기를 강요받고 있는 것이 현재 2, 30대 청춘들의 자화상이다. 이러한 현상이 왜 일어나게 되었을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사랑이 지난 수 십 년 동안 자본이나 상품과 점차 동일화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이란 인간관계에서 출발하고 연애, 결혼, 가족, 사회를 가능케 하는 원천이지만, 그것을 사치로 간주하도록 내몰아 온 시스템이 바로 자본주의이며 또한 그 쌍생아인 신자유주의이다. 자본 혹은 자본과 관련된 다양한 것들에 의해 사랑은 지속적으로 왜곡되어 왔고 순수성을 잃어 왔으며 결국에는 그 자체의 동력마저 상실해버리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랑이 과연 가능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하더라도 그것이 지속될 수 있을까.

이승희_About My Story and My Mom's Story_영상, 사진, 아카이브_가변설치_2014
이승희_About My Story and My Mom's Story_영상, 사진, 아카이브_가변설치_2014_부분

동시대 철학자 알랭 바디우에 따르면, 사랑은 '하나'의 이기적 관점에서 벗어나 '둘'의 관점에서 차이와 타자의 세계를 경험하고 창조하기 때문에 진리의 영역에 속하고 상황의 변화를 가져오는 동력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선 물음들과 마주하게 될 때, 우리는 오늘날 사회에서 바디우가 말하는 사랑의 실천이 결코 만만치 않음을 쉽게 인식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것은 우리가 바디우가 말하는 사랑을 위해 자본주의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편화시켜온 사랑의 이미지에 저항하기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에 의해 강요된 그 모든 억압과 시련을 극복할 때만이 우리는 왜곡된 사랑에서 벗어나게 되고, 그때만이 비로소 사랑의 주체가 되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사실 우리는 이러한 사랑의 실천은커녕 사랑을 사유하는 것조차도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자본에 의해서 삼투된 사랑의 이미지를 다만 쫒아갈 뿐이며 결코 사랑 그 자체를 마주하지는 못하고 있지 않는가.

임윤경_너에게 보내는 편지_영상설치_가변설치_2012
임윤경_너에게 보내는 편지_영상설치_가변설치_2012

이러한 맥락에서 『LOVE』 전시는 오늘날 사회에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사유해 보는 과정, 즉 '사랑의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사랑의 이기성과 타자성, 사랑의 안정성과 모험성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탐구해보는 하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구체적으로 이러한 주제와 관련해 이번전시에 참여한 6명의 작가들이 다양한 매체와 시선 그리고 경험을 통해 다룬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오늘날 사랑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새롭게 사유해볼 수 있는 풍부한 지평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참여 작가들뿐만 아니라 적지 않은 동시대 작가들이 사랑과 관련해 궁극적으로 제기하려는 문제는 다음의 질문과 크게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과연 우리는 우리의 의지대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는가?

올리버 무소빅_My Best Friends Series_잉크젯 프린트_42×60cm×6_2002

『LOVE』 전시는 두 차례로 나누어 시간적 간격을 두어 진행될 것이다. 우선 『LOVE』 1편은 가족과 친구를 통해 사랑을 사유해본 것이다. 이는 나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세계와는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계기로서의 어쩌면 사랑의 첫 관문, 사랑이 통과해야 하는 하나의 시험대 혹은 시련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삼포 세대라는 말이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것은 오늘날의 상황 속에서의 사랑과 가족(결혼)의 위기일 것이다. 사랑과 가족, 사랑과 우정은 어떤 관계일까. 그리고 오늘날 사회에서 이들 관계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사유할 수 있을 까. 우리는 - 참여 작가들과 더불어 - 위기에 처한 사랑, 너무 쉽게 욕망과 등치되어 버린 사랑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건적 지위'를 획득하고 삶에 대해 사유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LOVE』 2편은 다양한 함의를 갖는 사랑을 동시대 사회와 세계 속으로 좀 더 확장시켜 사랑의 사건의 의미에 관해 조명해볼 것이다. ■ 박소영

아크람 자타리_Tomorrow Everything Will Be Alright_영상_00:11:49_2010
아크람 자타리_Tomorrow Everything Will Be Alright_영상_00:11:49_2010

Isn't there any word other than 'love' to talk about more widely? Love is not only more often than not accessible to all of us via various everyday media such as songs, movies, or novels, but is also something that we individually experience in one way or another in each of our personal history. Generally, love is at once difficult and thrilling, painful and ecstatic, dangerous and powerful, inasmuch as it is that which comes into being when two different persons or beings are in their lasting meetings and relationships. Then, love is not just a personal event but further one that contains diverse social, cultural, and political implications. For example, a young man and a young woman meet with each other, fall in love, and get married; then, such a family they form as the result will be the basic unit on which to construct our society or state. Thus, the adventure of love is closely related with the stability of family and the development of society. By extension, love does not lie, in a popular sense, in two distinct beings combining into a unity (or oneness) as a Korean poet said in the 1980s, but in each of two distinct beings coming into an expanded self or world as the two get out of their egoistic dimension and respectively experience the world of the other's being distinct from "I". In that very aspect, we may be able to recognize more specific social and political meanings of love. That is, love enables to render a human subject changeable in one form or another, to experience his or her own change through the Other, and therewith becomes a moment whereby to bring about a new subject or changed subject. In other words, love may be the ground upon which to prepare for an expansion of selfhood, world, and social field, and to move forward a better society. ● By the way, it appears that today such an important love is in a crisis. Recently young people call their generation a generation with three "nos", which means no dating, no marriage, no job; four "nos" with no childbirth added; even five "nos" with giving up human relations as a whole. This is exactly the portrait of our present youth in their twenties and thirties. But the older generation has failed to bring out any alternative to the problems. Why did that phenomenon happen? It is, above all, because love has been increasingly identified with capital or commodity for the past decades. Although love starts with human relations as the source of dating, marriage, family, and society, it is the very system of capitalism and its twin neo-liberalism that put pressure on young people to conceive of love as a luxury. Love has continued to be distorted by capital and its derivative things, and to lose its purity. And it finally seems to have lost its own power per se. Can love be possible in this situation? Can it last if possible? ● According to contemporary philosopher Alain Badiou, love belongs in the realm of truth, and thus can be a power whereby to subject a situation to change inasmuch as it enables us to create and experience the worlds of difference and Other from the perspective of the two, not the egoistic perspective of one. Notwithstanding, when facing the above questions, we can easily recognize that the practice of the kind of love to which Badiou refers turns out to be a formidable task. For it is because it is never easy for people to lay claim to Badiou's love by resisting the image of love that capitalism has universalized by means of its various media. Therefore, only when we can cope with all the suppression and trial under which capitalism brings us, we can get out of the 'perverted' image of love and eventually become the subject of truth ready to change the given situation. However, we in fact live in a era in which it is hard to even think about this kind of love, not to mention embodying it. We can only pursue the saturated image of love by capitalism and cannot encounter love as such. ● In this vein, the exhibition 『LOVE』 has been designed to create a field or space in which to raise and investigate such questions as 'What is the social value of love?', and "What i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egoism and the otherness of love, and between the safely and the adventurousness of love?, as a process of thinking about the genuine meaning of love in today's society. Specifically, those artworks that the six participating artists created through their diverse madia, perspectives, and experiences in the respect of the theme of 『LOVE』 will put forward a wide horizon in which audience will be invited to newly ponder over questions regarding today's love. In this view, the question that quite a few contemporary artists as well as these six artists ultimately would want to bring up would be in no way away from the following question: Can we really have the courage to love in our disposal? ● 『LOVE』 is divided into two parts, the second part being scheduled to be held next year. The first part is one in which to speculate about and deal with love through families and friends. This may be the first gateway of love, or the first test or trial of love, i.e., as a moment of experiencing a different world from the world I look over or around. What the above-mentioned 'generation with three "nos"' suggests to us will be the crisis of love and family (marriage) in today's situations. In what relations do love and family, and love and friendship stand? And what can we think about through these relations in today's society? We - together with participating artists - wish that love in crisis, say, love all too easily to be equalized to desire, can turn itself into one, capable of attaining an eventful status and of thinking about life. And he second part of 『LOVE』 will illuminate the meanings of the event of love by extending such multi-layed love to our contemporary society and world. ■ Soyoung Park

Vol.20150709j | LOVE 1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