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헌, 아버지의 정원庭園

송상헌展 / SONGSANGHEON / 宋相憲 / mixed media   2015_0709 ▶︎ 2015_1004 / 월요일 휴관

송상헌_SOUND-꽃피다_혼합재료_181.8×227.3cm_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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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709_목요일_05:00pm

제10회 장두건 미술상 수상작가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포항시립미술관 POHANG MUSEUM OF STEEL ART 경북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10 3전시실 Tel. +82.54.250.6000 www.poma.kr

마음. 실체를 알 수 없고, 그 정체가 분명하지도 않지만 우리는 그것을 날마다 느끼며 살아간다. 포항시립미술관에서는 유년시절 자식을 위해 무한한 애정을 보여주었던 아버지에 대한 삶의 애잔함을 통해 궁극적인 인간 존재에 대한 사유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아버지의 정원庭園』展을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는 제10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에 선정된 송상헌 작가의 전시회이다. 송상헌에게 있어서 유년시절의 의미는 자신을 위한 재성찰의 시작이자 정점이고, 작가적 정신세계와 철학적 사고를 일구어내는 텃밭으로 작용하고 있다. 풍부한 회화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독특한 감성을 자아내는 송상헌의 작품은 가난했지만, 현실 속에서 이상을 꿈꾸었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의 편린들을 꽃으로 기호화하여 하나하나씩 오리고 붙이는 지난한 노동력으로 예술의 정신성과 장식성을 동시에 표현한다. 그의 작품은 서로 다른 이질적인 요소들의 구성과 통합으로 화면의 조화와 변화의 미를 보여주고 있으며, 심플하면서 내적인 깊이를 자아내는 작가만의 독특한 회화의 특성을 보여준다.

송상헌_SOUND-꽃피다_혼합재료_130×163cm_2015

송상헌은 오천초등학교 2학년 때 책받침에 수채화로 그려 찍어낸 비행기 그림을 보신 선생님께서 독특하고, 재능 있다는 칭찬 한마디로 평생 화가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고교 학창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화가로서의 꿈을 꾸는 것이 힘들고 방황도 하였지만 시간 날 때 마다 영일만바다, 보경사, 오어사 등 역동적이고 살아 숨 쉬는 포항 풍경을 그리며, 마음의 위로와 화가로서의 희망을 다져 나갔다. 이후 중앙대학교를 입학하여 화가로서의 소양과 이론을 수학하게 되었고 졸업 후 직장인과 작가로 활동 중 화가로서의 열정과 꿈을 포기할 수 없어 서울에서의 모든 걸 버리고 무작정 포항으로 내려와 지금까지 작가로 활동 하고 있다. 한 작가의 작품세계와 그것을 배태한 의식은 불가분의 관계를 갖는다. 송상헌의 경우에도 이 점은 예외가 아니다. 그에게 있어서 유년시절의 회상은 정신적으로 힐링을 부여 받고 또다시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기능으로 작용 한다. 이러한 그의 태도는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를 배회하고 찾아가는 것이 중년이 된 지금도 습관이 되어 버렸고, 작업에서 고스란히 반영 되고 있다.

송상헌_SOUND-꽃피다_혼합재료_25×25cm×50_2015

송상헌은 그동안 '소리(Sound)'라는 주제로 일관된 작업을 하여왔다. 그는 삶에 대한 정서적 울림 즉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읽고, 느끼는 감각 사이의 교류를 작품을 통해 인간 내면의 소리를 찾고자 하는 작업에 천착하고 있다. 아버지의 삶의 중에서 구체적인 꽃밭이라는 장소가 작가에게는 소중하게 다루어진다. 꽃이라는 사물은 아름다움과 이상향의 대표적인 상징성의 기호로서 예술 전 장르에 많이 등장한다. 두꺼운 한지를 오려 붙여 캔버스에 거대한 한 송이의 꽃을 피워낸 작가는 붙이고 오리는 노동을 통해 아버지에 대한 애잔함과 그리움을 오브제로 재구성하여 제작된다. 한지의 흰색은 아버지 당신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고 자식들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추모를 상징한다. 하나하나씩 붙여 나간 형상들의 조합들은 송상헌이 그동안 동일 선상에서 어머니를 추억하는 질그릇과 영롱한 구슬을 붙이는 작업을 보여주던 기존의 작업방식과 연관된다. 척박한 현실 속에서 텃밭에 꽃을 심고 가꾸는 생활이 당신 자신의 유일한 즐거움이었고 살아 있다는 존재감을 느꼈던 공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공간은 5형제를 가난한 환경에서 생계를 걱정하였던 생활력 강한 어머니 덕분에 가차없이 먹을거리 채소로 매번 뽑히고 마는 광경을 보고 자라왔다. 이러한 아버지의 각박한 현실에서 뽑혀 나간 꽃들은 중년이 된 자신이 여린 감성에 상처를 느끼는 것처럼 송상헌에게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매번 애잔하므로 다가왔던 것이다.

송상헌_SOUND-꽃피다_혼합재료_122×145.5cm_2014
송상헌_SOUND-바보꽃_혼합재료_75×105×5cm_2009

송상헌은 가득 찬 무엇보다 텅 비어 있고, 아쉬움의 여운이 떠나지 않는 지속적인 사유의 세계가 작업에 대한 열정으로 인도하게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송상헌의 예술은 어릴 적 가난에서 겪은 사유와 체험이 작업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으며 곧 "없음의 미학"이 인간 성숙을 걷게 하는 또 다른 삶을 대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예술세계를 열어 보이고자 함에 있다. 이러한 태도는 침묵과 비움의 진정한 의미를 '소리'로 함축적이고 다양하게 작업에 표현하여 나타내 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끈끈한 아버지의 희생적인 인간애에서 삶의 철학으로 승화시킨 송상헌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전시로서, 추상적인 꽃으로 아버지에게 못다 한 사랑의 아쉬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여 존재적 인식의 근원이자 결과 임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결국은 예술은 작가가 속한 환경과 인간관계를 떠나서는 삶과 예술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관람객에게 교훈처럼 느끼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송상헌_기호화된 소리_혼합재료_62.5×30×6cm_2005
송상헌_SOUND-생명_혼합재료_163×260.6cm_2000

2015년 6월 2일 장두건 화백께서 소천(召天) 하셨다.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시고 우리 지역을 위해서 많은 업적을 남기신 선생의 행보는 이번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의 전시로 말미암아 더욱 숙연함을 전해 준다. 이번 전시가 고(故) 장두건 화백님의 예술정신이 우리 지역의 현재와 미래의 에너지를 충전해 줄 기회가 될 것이며, 장두건미술상의 가치를 더욱 확장시킬 것이다. 또한, 우리 시민에게 정신적인 풍요로움을 심어주는데 그 역할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 박경숙

Vol.20150709k | 송상헌展 / SONGSANGHEON / 宋相憲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