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되는 공기 Into the nature

정찬부展 / JUNGCHANBOO / 鄭贊富 / sculpture   2015_0715 ▶︎ 2015_0730 / 7월20일, 백화점 휴점시 휴관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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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5_0715_수요일

2015 롯데갤러리 창작지원전 2부

관람시간 / 10:30am~08:00pm / 주말_10:30am~08:30pm 7월30일_10:30am~03:00pm / 7월20일, 백화점 휴점시 휴관

롯데갤러리 광주점 LOTTE GALLERY GWANGJU STORE 광주광역시 동구 독립로 268 롯데백화점 11층 Tel. +82.62.221.1807~8 blog.naver.com/glotteart

원형으로의 이행 그리고 순환 ●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조지 오웰의 『1984』와 같이 소위 문명사회의 비평론에서 감지되는 논점은 인간성의 소멸에 대한 두려움과 그 위험성의 경향, 그리고 미래사회의 위기에 관한 명확한 문제제기일 것이다. 넘쳐나는 자본, 반복되는 대량생산과 소비 등 과거의 빈곤함에 비해 풍족하기 이를 때 없는 지금의 상황이 이상향이 아닌 디스토피아의 실현으로 느껴지는 연유는 '현대성의 과잉'과 유관하다. 현대문명이 이룩한 고도의 기술적 발전이 단순히 양적 팽창으로 인식되는 단계를 넘어서, 가상 혹은 인공적인 감성을 현대인의 지배적인 의식으로 파생시켰기에, 이 현대적 감수성에 대한 거부와 수용의 문제는 사회 문화 전반에서 지속적인 문제제기로 작용한다. 정찬부의 작업은 위와 같은 현대문명사회의 쟁점에서 출발한다. ● 주지하다시피 미술의 영역에서 매체의 변화는 무수히 거듭되어 왔고, 다양한 미디어로 점철된 지금의 예술에서 정찬부 작가의 매체 또한 이채로운 물성을 수반한다. 대량생산되는 플라스틱 빨대를 주재료로 등장시키는 작가는 자본주의의 무분별한 복제와 소비를 비판적인 관점에서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재료의 특질에서 미적 가치와 메시지를 이끌어낸다. 그러나 단순히 가시적인 미감에 국한하지 않고 일관된 내용을 구축한다. 물질고유의 본질을 드러내는 데 관심을 두었던 작가의 초기 작업 성향은 현재까지 유효하다. 플라스틱이라는 인공의 매체로 자연의 동식물을 재조형한 「In the garden」 시리즈가 '실재로서의 가상'이었다면, 점차 비정형화된 형식을 띠는 이후의 「발아」 연작에서는 자연계의 유기적인 생명력을 제시한다. 이 지점에서 자연계는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외부 세계로서, 비정형성으로 인한 유동적인 에너지, 나아가 생성과 소멸, 재생성이라는 순환의 서사를, 역설적이게도 현란한 인공물의 파편을 집적하여 보여주고 있다.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정찬부_Come into bloom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4

이렇듯 아름다움으로의 순환, 그리고 그 가능성을 언급하는 조형어법은 최근 들어 이미지의 구체성에서 벗어나며 변화된 형식을 취한다. 작가는 물질감에 천착하며 원자, 픽셀과 같은 기본적인 생성 구조만을 상기한다. 이번 전시의 메인 설치작인 「Come into bloom」 연작에서 볼 수 있는 타원형, 혹은 수직체 형태의 설치작품에서는 재료자체의 고유성이 배가된다. 물성만을 부각시킨 구조물들은 그것이 단순히 생산과 소비, 폐기의 과정에서 나아가, 원형으로 전이될 수 있는 순환구조의 단초를 제시하는 것이다. 종국에는 풍성한 시각언어로 재구축된 플라스틱은 "자연물에서 무생물까지를 포함해 끊임없이 불멸하기를, 그리고 생명력을 내포하기를" 바라는 정찬부 작업의 논점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 어찌 보면 정찬부 작업의 힘은 원형 제시라는 비가시적 구조에서 외려 체감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데 있다. 유기적 관계망 안에서 그 지니는 위치에 따라 의미라는 것이 규정되듯이, 순환 구조 내에서의 무생물, 생물의 의미는 개별적으로 인식되거나 불변하는 것은 아니다. 생명력이라는 체계 안에서 그 의미는 비로소 인식될 수 있으며, 이번 전시의 주제가 내포하는 표제어 또한 '순환하는 생명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정찬부_In the Garden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08
정찬부_Pixel_빨대, 혼합재료_가변설치_2015

플라스틱과 같은 인공물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썩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인공의 질서를 구축한 인간만이 재생성의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모두가 체감하는 바깥세계의 질서를 보다 가치 있는 흐름으로 재구축할 수 있는 주체도 인간일 터이다. 무심히 버려지는 문명의 부산물에서 새로운 시각적 스펙터클을 만들어내고, 그러한 시각예술의 생명력에서 '회복 가능한 지점'을 모색하는 작가의 이번 전시에 보다 많은 공감, 그리고 교감이 함께하기를 바란다. ■ 고영재

정찬부_Pixel_캔버스에 빨대_2015

어쩌면 인간들은 스스로 존재하고 소멸하는 과정을 거치는 자연의 모습보다, 조성된 인공의 자연에 더 친숙해져 있는지 모른다. 실재 숲보다 더 짙은 빌딩 안의 녹색, 실재하는 바다가 아닌 워터파크의 인공파도, 혹은 플라스틱 돌과 나무들에서 친숙함과 위안을 찾는다. 그러나 이 모든 반복된 시스템은 삭막한 콘크리트 위의 애처로운 유토피아에 지나지 않는다. 내 작업은 이러한 대량생산과 소비를 반복하는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바로미터가 존재할 수 있는지의 의문에서 출발했다. 우리가 생산해낸 수많은 이미지와 모조된 생산물은 오래지 않아서 소비되고 폐기된다. 본인 작업의 역설적 은유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미지와 부유하는 현대적 욕망으로부터 파생된 불분명한 이상과 풍경을 도출해내는 것이고, 더불어 대량생산된 공산품인 빨대의 은유적 해석과 공간설치의 방식으로 '회복 가능한 지점'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자 함이다. ■ 정찬부

Vol.20150715e | 정찬부展 / JUNGCHANBOO / 鄭贊富 / sculpture